"애플의 RCS 지원, EU 규제 압박 아닌 중국 때문"

권택경 2024. 2. 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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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애플의 아이메시지를 디지털시장법(DMA)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가운데, 애플의 RCS 지원 발표가 EU가 아닌 중국의 규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애플 열성팬으로 유명한 기술 블로거 존 그루버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애플의 RCS 지원이 중국의 규제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을 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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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권택경 기자] 유럽연합(EU)이 애플의 아이메시지를 디지털시장법(DMA)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가운데, 애플의 RCS 지원 발표가 EU가 아닌 중국의 규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애플 열성팬으로 유명한 기술 블로거 존 그루버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애플의 RCS 지원이 중국의 규제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을 해 주목받았다. 그루버의 주장은 애플의 RCS 지원 결정 배경에 EU의 규제 압박이 있었을 것이란 기존 관측과 상반된다.

출처=셔터스톡

앞서 애플은 RCS를 올해 말 출시할 새 아이폰 운영체제(iOS 18)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11월 밝힌 바 있다. RCS는 SMS, MMS를 잇는 차세대 문자 메시지 규격이다. 애플은 이전까지 RCS 대신 애플 기기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는 아이메시지라는 독자 서비스를 고집했다. 구글, 삼성 등 경쟁사들은 캠페인까지 벌이며 애플에 RCS 지원을 촉구했지만, 팀 쿡 애플 CEO는 지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취했었다.

이랬던 애플이 태도를 바꾼 원인이 중국 정부가 5G 기기의 RCS 지원을 강제하는 법안 제정에 착수한 데 있다는 게 그루버의 주장이다.

실제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7월 ‘5G 메시지의 대규모 개발 촉진을 위한 종단간 네트워크 협업 강화’라는 법안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 청취에 들어갔다. 법안에는 5G 스마트폰이 중국 내 인증을 받으려면 RCS를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같은 주장이 주목받은 건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13일 애플 아이메시지가 DMA의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시장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아이메시지가 시장지배적 서비스가 아니라는 애플의 반박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DMA는 시장지배적 영향력을 지닌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플랫폼 서비스들을 사전 규제하는 법안이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이 일종의 문지기(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며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검색 결과에서 먼저 보여주거나, 타 업체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등 반경쟁적 행위를 못 하게 막으려는 의도다. 위반 시 전 세계 연간 매출의 10%까지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메시지 앱 중에서는 메타의 왓츠앱과 메신저만 핵심 플랫폼 서비스로 지정했다. 당초 EU 집행위는 아이메시지 또한 규제 요건을 충족한다고 봤지만 애플이 이에 반발하면서 지정이 보류됐다. 당시 EU 집행위는 시장 조사 후에 아이메시지의 포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었다.

메시지 앱이 DMA 규제 대상으로 지정되면 RCS 표준 규격 지원으로 다른 메시지 서비스와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애플의 RCS 지원 결정이 DMA 규제 압박에 못 이긴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던 이유다.

애플 아이메시지 / 출처=셔터스톡

하지만 아이메시지가 최종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애플이 이를 예상하지 못했거나,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섣불리 RCS 지원을 발표했을 가능성보다는 다른 데 이유가 있을 것이란 주장에 설득력이 실렸다.

그루버는 애플의 RCS 지원 계획이 근본적으로 DMA 규제를 회피하지 못 했을 것이라고도 지적한다. 애플이 RCS를 아이메시지에 통합하는 게 아니라 분리해서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처럼 아이폰 이용자끼리는 ‘파란 말풍선’으로 표시되는 아이메시지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다른 기기 이용자는 RCS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여전히 ‘초록 말풍선’으로 구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그루버의 주장을 인용하며 애플에 중국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매체는 올해 중국 내에서 아이폰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하고, 화웨이가 애플을 정조준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을 언급하며 애플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가 중국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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