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암 극복후 토미존까지 받았는데' 35세 헨드릭스, 보스턴과 2년 1000만달러 계약...시사하는 바는?

노재형 2024. 2. 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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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림프종을 극복하고 복귀해 화제가 됐던 리암 헨드릭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2년 계약을 했다. 그러나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재활 중이라 2년 보장 금액은 1000만달러에 불과하다. AP연합뉴스
리암 헨드릭스는 림프암과 토미존 서저리를 극복하고 올시즌 후반기 복귀 예정이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A 류현진의 한화 이글스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암을 극복한 뒤 류현진처럼 토미존 서저리(TJS)까지 받은 투수가 2년 계약을 보장받아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클로저로 각광받은 우완 리암 헨드릭스(35)다.

MLB.com 마크 파인샌드 기자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오늘 아침 펜웨이 남쪽 콤플렉스에 3차례 올스타에 빛나는 클로저 리암 헨드릭스가 모습을 드러냈다'며 '그는 레드삭스와 2년 1000만달러 게약에 합의해 신체검사를 남겨놓고 있다'고 전했다.

헨드릭스가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펜웨이 사우스의 젯블루파크에 마련된 보스턴 레드삭스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파인샌드 기자에 따르면 헨드릭스는 2년 동안 인센티브를 모두 확보할 경우 총액이 2000만달러로 늘어나고, 2026년에는 상호옵션이 설정됐다.

그런데 헨드릭스는 올시즌 후반기가 돼야 돌아올 수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3일 오른쪽 팔꿈치에 TJS를 받았다. 이 수술은 재활기간이 12~14개월이지만, 구원투수의 경우 투구수를 빌드업하는 기간이 길지 않아 선발투수보다는 복귀가 빠른 편이다. 헨드릭스는 올스타브레이크를 전후해 돌아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리암 헨드릭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AP연합뉴스
루카스 지올리토는 헨드릭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보스턴과 2년 385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입단한 선발투수 루카스 지올리토는 이날 헨드릭스와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지올리토는 MLB.com 인터뷰에서 "오늘 오전에 헨드릭스한테 문자가 왔는데 어디냐고 묻더라. 옷을 입고 있다고 하고 무슨 일 있냐고 했더니 아침을 먹고 있다고 하더라. 뜬금없었다"면서 "그런데 야구장에 와보니 그를 볼 수 있었다. 신체검사를 받고 있었다. 내일이면 그와 더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며 반겼다.

헨드릭스와 지올리토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2021년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2년 반 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헨드릭스가 화제가 되는 것은 암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그는 2022년 12월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s lymphoma) 4기 판정을 받았다. 선수 생활이 아니라 삶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았지만, 그는 인생도 야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재활 치료를 받은 그는 작년 5월 말에 복귀했다. 그러나 5경기를 던지고 나서 이번에는 팔꿈치 부상을 입어 전열에서 이탈해 8월에 수술을 받은 것이다. 헨드릭스는 시즌 후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재기상(Comeback Player of the Year)'의 주인공이 됐다.

지올리토는 "리암은 대단한 선수다.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낸다. 분명 그는 팔꿈치 수술서 돌아와 성공적으로 재기할 것"이라며 "그는 암을 극복하고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는 선수다. 승부 근성 또한 대단하다. 경기 후반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서 훌륭하게 막아낸다. 좋은 선수를 데려왔다. 보스턴에 또다른 친구를 만나게 돼 기쁘다"고 했다.

보스턴은 기존 마무리 켄리 잰슨이 건재한데다 강력한 셋업맨 크리스 마틴이 버티고 있다. 헨드릭스가 보스턴 불펜서 큰 존재감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올해보다는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큰 것으로 보인다.

헨드릭스는 2011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13년 통산 33승34패, 116세이브, 평균자책점 3.82를 마크했다. 2021년과 2022년 화이트삭스에서 각각 38세이브, 37세이브를 거두며 정상급 마무리로 군림했다.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와 곧 복귀 계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 AP연합뉴스

류현진도 2022년 6월 토미존 서저리(TJS)를 받고 13개월여의 재활을 거쳐 지난해 후반기 복귀했다. 11경기에서 52이닝을 던져 3승3패, 평균자책점 3.46, 38탈삼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4년 8000만달러 계약이 만료돼 다시 FA 시장에 나온 류현진은 적어도 1년, 혹은 1+1년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현지 유력 매체들의 전망이 나쁘지 않았다. FA 시장 개장 즈음 디 애슬레틱 팀 브리튼 기자는 1년 1100만달러, MLB네트워크 존 헤이먼 기자는 1년 1200만달러, ESPN은 2년 1400만달러 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2년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의 거취는 해를 넘겨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시점까지도 윤곽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디 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지난 14일 "류현진은 건강해 보이지만 부상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1년 계약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든은 류현진의 시장 가치를 1년 800만달러로 예상했던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 전문가다.

이번 오프시즌 들어 류현진과 관련해 언급됐던 빅리그 구단은 수두룩했다. 2월 들어서만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현지 매체를 통해 류현진의 예상 행선지로 거론됐다. 그러나 이들 모두 1년 계약을 오퍼했을 가능성이 높고, 보장 연봉이 1000만달러를 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해 복귀해 직구 평균 구속이 88.6마일에 그친데다 올해 37세의 나이, 많은 부상 경력과 재발 위험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나이, 부상 경력 등에서 같은 처지의 헨드릭스처럼 인센티브가 대거 포함된 조건을 받아들였다면 벌써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고 지금은 스프링캠프에서 연습피칭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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