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만원 보낸 고교생, 기부금에 詩 첨부 80대...이승만 기념관 100억 모금

양지혜 기자 2024. 2. 2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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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승만대통령 기념 재단에서 시작된 불꽃이 국민 모두의 불꽃이 되길 기도합니다. 저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이승만 같은 어른이 되겠습니다.”

부산에 사는 김형균(16)군은 (재)이승만대통령 기념 재단이 범국민 모금 운동을 추진한 작년 9월부터 매월 1만원씩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중학교 역사 수업 때 사건을 계기로 이 전 대통령의 생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선생님이 ‘이승만은 하와이 갱스터(폭력배)였다’면서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영상을 틀어줬는데, 제가 ‘이승만은 민주주의자였다’고 반박하니 손 들고 복도로 나가라는 거예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이승만 관련 책들을 탐독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엔 사람 취급도 못 받던 여성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투표권을 부여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이분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구나 싶어 가슴이 저릿했습니다. 영화 ‘건국전쟁’을 보고선 세 번 울었어요.”

그래픽=양진경

이길여(92) 가천대 총장은 최근 재단에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 총장은 “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초석을 놓았기에, 그 위에서 산업화와 경제발전이 가능했다”면서 “그의 치열했던 독립운동과 해방 이후 건국 투쟁의 역사를 가감 없이 후대에 전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기에,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남 장성군 출신의 김진웅(80)씨는 기부금 200만원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한시를 지어 재단에 보내 왔다. 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틀을 닦은 덕분에 일본의 압제와 북한의 침공을 딛고 오늘날의 번영을 이룩했다는 것이 시의 내용이다.

정동제일교회 교인들은 2억100만원을 모아 쾌척했다. 정동제일교회는 미국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가 1885년 설립한 한국 최초의 감리교회로, 이 전 대통령은 1895년 아펜젤러가 세운 배재학당에 입학해 그의 가르침을 받는 등 각별한 인연을 쌓았다. 교인들은 “하루빨리 기념관 건립 사업이 추진돼 이 전 대통령이 세대와 무관하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대통령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승만 후예들’인 배재학당 애국·나라지킴이 동문 450여 명을 비롯해 대전고 동창회, 서강대 동문 모임 등 각계 동문회에서도 기부 동참이 잇따랐다. 자유총연맹과 ROTC중앙회 등도 건국의 역사를 기리는 일에 참여했다.

해외에서도 후원이 잇따랐다. 일본 요코하마 재일동포 교민회에서 활동하는 김선호(75) 산케이(三恵) 상사 회장이 1억원을 기부했고, 베트남 해외지도자협의회와 국제자유주권총연대 호주협의회 등도 후원에 동참했다. 미국 하와이 교민들은 17만달러(약 2억3000만원)를 모아 재단에 보냈다. 하와이는 이 전 대통령이 26년간 독립운동을 펼쳤던 ‘제2의 고향’이다. 교민들은 “대한민국의 기적 같은 성장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자문하게 된다”며 “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바로 세웠고, 한미상호방위조약처럼 미래를 꿰뚫어보는 일들을 해 둔 덕분에 우리가 세계를 무대로 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5개월간의 범국민 모금 운동에 국민 6만2000여 명이 참여해 약 103억원을 모았다. 숫자가 보여주듯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의 기념관을 지어가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국민 손으로 기념관을 완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분들의 후원 동참을 기다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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