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현실화] 정부, 공공·軍병원 총동원… 비대면진료 확대

강민성 2024. 2. 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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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후 병원을 떠나기로 한 시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환자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는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철저히 대비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련병원 221곳에 근무하는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는 1만3000여명으로 집계된다. 전공의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자 종합병원 등에서 수련하는 의사들이다. 여러 진료과목을 순환하는 인턴 1년, 각자 진료과목을 정해 수련하는 레지던트 3∼4년 과정을 거친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이날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이보다 하루 앞선 19일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서울시내 주요 상급종합병원 5곳(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 수는 2745명으로, 5곳 병원 전체 의사인력 7042명의 39%를 차지한다.

의사인력 중 전공의 비율은 서울대병원 46.2%, 세브란스병원 40.2%, 삼성서울병원 38.0%, 서울아산병원 34.5%, 서울성모병원 33.8%다. 의사 인력의 34∼46%가 전공의로 채워진 상황에서 이들이 한꺼번에 근무를 중단하면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이들 병원 외에도 전공의들의 사직은 잇따르고 있다. 광주 전남대병원도 전공의 190여명이 사직 의사를 밝혔고, 조선대병원 전공의 100여명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자들은 20일 오전 7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병원 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 39명이 있는 광주 기독병원도 26명 전공의가 사직서를 냈다. 전남 순천 성가롤로병원 전공의 13명도 모두 사직서를 냈다.

분당서울대병원 285명, 용인세브란스병원 28명 등 파견 전공의들은 본원 집단행동에 동참할 방침이다. 고대안산병원도 전공의 140여명 중 일부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고, 아주대의료원 전공의 130여명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부산대병원 소속 전공의 100여명은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내고 20일부터 출근하지 않을 예정이며, 동아병원 전공의 10명도 사직서를 냈다. 대전에서는 성모병원 44명·을지대병원 42명·대전선병원 16명 등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냈고 충남대병원·건양대병원도 '개별 사직' 형태로 집단 사직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천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인 가천대 길병원 42명, 인하대병원 158명,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38명 등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졌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소속 전공의 50명 전원도 이날 사직 의사를 밝혔다. 대구에서는 10개 병원 전공의가 사직서를 내고 20일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인다. 강원은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40명·강릉아산병원 2명 등이 사직서를 냈고 강원대병원도 사직서 제출 전공의가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제주대병원은 53명 자체 전공의와 수도권 '빅5' 병원 파견 전공의 18명이, 한라병원은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온 파견의 22명 등이 사직서를 냈다. 전북대병원 전공의 189명도 전원이 사직서를 내고 내일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경남 양산부산대병원 100여명, 충북대병원 인턴 29명과 일부 레지던트, 청주 성모병원 28명 등도 사직서를 냈으며 울산대병원 전공의도 집단 사직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면서 정부가 공공 의료기관과 군 병원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필요시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한다. 보건복지부는 19일 브리핑에서 전공의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비해 이 같은 비상진료대책을 공개했다. 복지부는 전국 응급의료기관 409곳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신속한 이송과 전원을 지원한다.

우선 소방청과 협의해 꼭 필요한 중증·응급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대형병원으로, 경증·비응급 환자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나 인근 병·의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올해 5월까지 단계적으로 개소 예정이었던 광역 응급상황실 4곳을 조기에 가동하고, 응급의료기관의 24시간 응급실 운영 여부도 점검하기로 했다.

전공의 근무 중단에 대비하고자 대형병원은 응급·중증 환자 중심으로 진료체계를 전환하고, 경증과 비응급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종합병원으로 전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줄이면서 환자들도 신속하게 진료받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지방의료원,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 97곳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 진료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이날 오전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하며 "전공의들은 예정된 집단사직과 휴진을 철회하고 환자를 등지지 말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전했다. 한덕수 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의사 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만약 집단행동이 본격화된다면, 정부는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하여 비상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면서"상황이 악화될 경우, 공보의와 군의관을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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