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목 영어강의·비싼 학비 지속가능성 우려 목소리도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4. 2. 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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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혁신대학'을 표방하며 지난해 9월 개교한 태재대가 첫 신입생을 받고 첫 학기를 마무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여기에 기숙사비, 스터디투어, 도시 문제 해결 프로젝트 비용 등을 합치면 1인당 연평균 총비용이 1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태재대는 추산한다.

이를 비롯해 태재대가 학생 1명(소득 6분위 이상)을 4년 동안 키우는 데 4800만원을 들인다는 게 태재대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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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언어문제 고충 토로
기숙사비 등 학교지원 커도
연간 학비 1800만원은 부담

'미래혁신대학'을 표방하며 지난해 9월 개교한 태재대가 첫 신입생을 받고 첫 학기를 마무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태재대는 신생 대학으로서 다양한 교육 실험을 하고 있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최적의 모델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태재대 재학생이 처음에 힘들었던 건 영어 강의였다고 한다. 초기엔 '새로운 배움을 찾으러 왔는데 영어를 배우는 데 정신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태재대에서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영문 자료를 하루 평균 40쪽 이상씩 읽어야 하고, 일주일에 1~2회는 1000단어(약 3000자) 분량에 달하는 에세이를 써 내야 한다. 영어 구사 능력을 고려해 선발했는데도 처음 한두 달은 학습에 어려움을 겪은 학생이 적지 않았다.

태재대는 영어 강의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많은 학술 자료가 국제 공용어인 영어로 쓰인 데다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해 영어가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교수진 다수가 스탠퍼드대, 예일대 등 영어권 대학 출신이고 외국인 학생도 수강하므로 영어를 써야 하는 현실적 사정도 있다. 그 대신 밀착 지도를 통해 학생의 언어 능력 향상을 돕고 있다. 태재대는 올해 1~2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파이선(컴퓨터 언어의 일종)을 가르치는 집중 연수 프로그램(태재 윈터 인텐시브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언어마다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주에 100분씩 가르쳤다.

연 2000만원에 육박하는 학비·생활비도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태재대 1년 등록금은 900만원이다. 2023학년도 4년제 대학 연간 평균 등록금인 679만5200원 대비 약 32% 많다. 여기에 기숙사비, 스터디투어, 도시 문제 해결 프로젝트 비용 등을 합치면 1인당 연평균 총비용이 1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태재대는 추산한다. 국가장학금 소득분위 기준 5분위를 넘으면 원칙적으로 모두 학생이 부담한다. 2024년 5분위에 해당하는 중위소득 100% 값은 3인 가구 기준 471만4657원이다. 외국인 학생은 부담이 더 크다. 연간 총 3만4000달러(약 4500만원)를 내야 한다. 단 2025년까지 입학한 외국인 학생에게는 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태재대는 돈을 받는 만큼 돌려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숙사비는 학교가 부담하는 액수도 적지 않다. 예컨대 첫 학기에는 원래 기숙사비가 총 400만원이지만 학교가 40%를 부담해 실제 학생이 내는 금액은 월 60만원이다. 이를 비롯해 태재대가 학생 1명(소득 6분위 이상)을 4년 동안 키우는 데 4800만원을 들인다는 게 태재대 계산이다. 소요되는 총교육비 1억2000만원 중 학생은 60%만 내는 셈이다. 소득 5분위 이하 학생은 아예 안 내도 된다. 학비·생활비 등을 전액 지원받기 때문이다.

태재대 교육 모델의 확장성을 두고 회의론도 제기된다. 전 과목 영어 강의, 액티브 러닝, 20명 이하 소규모 강의 모두 소수 정예인 태재대에서나 가능하지 일반 대학에서는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액티브 러닝과 비슷한 플립 러닝이 대학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플립 러닝은 온라인에서 선행 학습을 하고 오프라인에선 토론식 강의를 하는 것이다. 한 사립대 교수는 "플립 러닝은 이상적인 학습법이지만 학생이 미리 공부해 오지 않으면 지식 전달 수업보다도 남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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