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 끈다고? 반전의 입소문 '사상검증구역'

박정선 기자 2024. 2. 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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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웨이브(Wavve) 오리지널 서바이벌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이하 '사상검증구역')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민감한 소재와 내용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탄탄한 알맹이로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내는 중이다.

'사상검증구역'은 정치, 젠더, 계급, 개방성에서 다른 이념을 가진 12인이 9일의 합숙기간 동안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서바이벌 예능 콘텐트다. 지난 1월 첫 회가 공개된 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처음엔 '어그로(관심을 끌기 위해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것)'였다.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는 콘셉트의 출연진이었다. 좌와 우, 남과 여, 서민과 부자, 개방과 보수 등을 기준으로 각 출연자의 성향을 나눴다. 여성단체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출연자와 '유난스럽게 싸우는 페미니스트들'이란 발언을 한 바 있는 출연자, 국민의힘 정치인과 더불어민주당 정치인을 한 곳에 모았다. '최저 임금은 사람들을 더 나약하게 만들 뿐이다' '동성애는 후천적 오류다' '모든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다' 등의 생각을 가진 출연자들을 서바이벌 무대에 올렸다.

특히 페미니즘과 반대 진영에 선 이념을 이퀄리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일부 네티즌의 질타를 받았다. 이퀄리즘이 아닌 안티 페미니즘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 이에 제작진은 "'페미니즘'에 대항하는 입장은 '안티-페미니즘'으로 부르는 것이 보통인데, 실제로는 정확한 대립항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입장들도 일단 구조적으로 대등하게 다루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추어 '안티-페미니즘' 진영에서 자신들을 '이퀄리즘'이라고 적극적으로 지칭했던 말을 논란을 감수하고 차용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사상검증구역'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남다른 서바이벌 예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기 다른 사상의 사람들을 한데 모아 협동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담아내며, 우리 사회의 축소판을 그렸다는 평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멀리 떨어져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한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타 서바이벌 예능과의 차별화도 성공하는 듯하다. '정치질'이 주효했던 다른 서바이벌들과는 달리,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이념이 살아남고 탈락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기존 서바이벌 예능에서 활약했던 출연자들이 '사상검증구역'에서만큼은 큰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실제로 첨예한 갈등을 다루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정치나 페미니즘 등과 관련된 갈등은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으로 생각이 부딪치는 지점이라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제작진은 "'사상검증구역'은 '나를 대입해 볼 수 있는 서바이벌'이다. 나도 한마디 거들고 싶어지는 주제들을 선정하려 노력했다. 두뇌, 신체 대결을 지켜보는 '구경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출연진 12명의 입장에 동조, 비판하면서 시청하면 훨씬 재밌을 것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출연자들을 향해 너무 날을 세우기보다는, 12명의 다양한 입장 중에서 본인이 가장 응원하고 싶은 사람을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타고 있는 '사상검증구역'은 3~4회가 공개된 2월 첫째 주, 오픈 1주차에 비해 120% 시청시간 상승을 일궈냈다. 매회 공개 다음 날 곧바로 웨이브 예능 장르 내 일일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지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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