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영원한 팀장, 문병호 대표

2024. 2.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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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전원속의 내집> 창간 25주년_ 과거와 현재, 미래를 큐레이션하다

수많은 상장과 인증, 건축 자재 샘플이 즐비해 이곳이 건축 시공사라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듯한 사무실. 20년이 훌쩍 넘는 경력에서도 여전히 ‘팀장’으로 불리는 문병호 대표가 오랜 동지를 만난 것처럼 사무실 한 켠에 고이 모아온 듯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늘 편하게 불려지고 싶어서 팀장이라는 호칭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질문도, 취미도, A/S도 사장님보단 팀장님한테 물어보고 싶으니까요.”

브랜드하우징 문병호 대표
성균관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구조설계와 목조주택 시공 실무를 10년 동안 쌓은 뒤 2010년에 단독주택 시공사인 ㈜브랜드하우징을 개소하였다. ‘집이란 공학의 머리와 인문학의 가슴으로 지어야만 건축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다’라는 슬로건으로 단독주택을 짓고 있다. 도서 <집짓기 바이블> 공동저자이며, ‘문팀장의 목조주택이야기’ 네이버 카페를 운영 중이다. https://cafe.naver.com/metalwood


<전원속의 내집>과는 정말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왔다고

우연히도 내가 목조주택 건축으로 경력을 시작할 때와 <전원속의 내집>이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을 때의 시기가 거의 비슷했다. 그때도 잘 알고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는 잡지로 <전원속의 내집>을 꼽는다. 2005년인가 금강산에 다층경량목구조를 지을 때도 <전원속의 내집>에서 취재 온 게 기억난다.


그때와 지금의 주택 건축 환경을 비교하면 어떤가

당시에는 목수가 설계부터 구조, 시공, 인테리어까지 모든 것에 관여했다. 너무 소량이었고 또 초창기여서 목조주택에 전문성을 가진 건축사나 구조설계사무소도 거의 없을 때였다. 지금 갖춰진 전문성과는 천지차이였다. 지금은 목조건축협회에 이름을 올리는 구조기술사도 많고, 체계화가 잘 되어 있다. 북미와 유럽식 목조주택의 선진적인 기술이 잘 조화를 이루면서 세계적으로 봐도 높은 수준일 거라고 생각한다.


건축주는 20년 전과 지금, 어떻게 바뀌었나

그 시절 건축주는 나이는 50~60대에 지역은 양평 같은 근교에 건축이든 조경이든 자금도 풍부하게 쓸 수 있는 소위 ‘넉넉한’ 건축주들이 많았다. 주택 자체가 부의 상징처럼 기억되는 때기도 했고. 지금은 2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 연령대가 상당히 젊어졌고 선호하는 지역도 디자인도 구조도 다양해졌다. 건축 지식 수준도 전보다 상당히 높아졌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더 까다로워졌고, 좋게 보면 이해도가 높아져 논의하기가 편해졌다.

1 2005년 출간된 <금강산에 들어선 다층경량목구조>. 문병호 대표가 당시 기술자로 현장에 참여해 <전원속의 내집>과 교류가 있었다.2 카페 [문팀장의 목조주택 이야기]. 카페가 개설된 2007년부터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그는 계속 ‘팀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3 2021년 1월호부터 13회 간 연재된 [문팀장이 전하는 집짓기 꿀팁 100가지]는 당시 건축주와 빌더 양쪽의 고른 관심을 받았다.4,5 2018년 소개된 ‘라온마을’과 올해 1월 소개된 용인 ‘더숲 CITY’ 타운하우스의 모습.


[문팀장의 목조주택 이야기] 카페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

오래전 주택 건축 판에서는 시공사와 건축주의 관계는 싸움으로 인한 관계 단절로 끝나는 게 일상다반사였다. 잔금은 못 받아도 사후관리도 마찬가지로 안 해줬기 때문에 주판을 굴려보면 시공사에는 딱히 손해가 아니었던 시절이었다. 그것을 ‘하자가 없기 때문에 A/S도 한 번도 안 해봤다’고 영업하던 시공사도 있었다(웃음). 우리는 준공 후에도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시공사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온라인 카페도 열었다.


회원수 수만명인 온라인 카페를 14년간 운영하는 게 어렵진 않았나

일방향 소통인 블로그와 달리 카페는 다수가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도 더 쉽고 어쩌면 우리 치부일 수 있는 부분도 더 잘 드러났다. 건축주와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싶어서 취미도 많이 갖고 연도별, 지역별 채팅방도 만들어 소통했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불편한 점이든 개선 방향이든 A/S 문의든 나오면 우린 사소한 거라도 가서 해결했다. 한때는 우리가 ‘하자가 많으니까 만날 A/S만 다닌다’고 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게 14년쯤 되니 ‘저기는 A/S 하나는 잘 해준다’로 바뀌더니 이젠 고스란히 영업 자산이 되었다. 그런데 사실 그 A/S라는 게 ‘보일러가 안켜진다’, ‘부동수전이 터졌다’, ‘계단판이 갈라졌다’, ‘지붕 색이 변했다’는 정도였다. 그런 작은 것들을 해결해주고 큰 보답으로 돌아온 것이니 감사할 뿐이다.

"초기에는 ‘하자 많은 회사’라
소문날 정도로 A/S를 열심히 다녔는데,
그게 다 나중에 자산이 되었다.
‘저기는 어떤 하자든 책임지는 회사’라고"


아직 ‘문 팀장’인 이유는 무엇인가

공식 직함은 대표긴 하지만, 팀장 직함을 더 선호하고 있다. 카페 만드는 시점이 회사 차린 시점보다 앞이어서 그때는 진짜 팀장이어서 문팀장으로 카페를 개설했는데, 그 뒤로 바꾸기 애매해 지금까지 온 측면도 있다. 지금 와서 [문 사장의 목조주택 이야기]라고 바꾸는 것도 이상하고(웃음). 하지만, 호칭에서 느껴지는 마음의 벽이 ‘팀장’에서 훨씬 낮아지는 걸 느낀다. 그래서 더 가깝게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서 팀장을 고집하는 것도 있다.


[문팀장이 전하는 집짓기 꿀팁 100가지]를 1년간 연재하기도 했다

아는 것을 글로 적는다는 것은 그 무게감이 사뭇 달랐다. 사실 우리나라 주택업계에서는 목구조와 비교해 콘크리트구조에 대해선 논의가 많지 않았다. 우리도 콘크리트주택을 매년 여러 건 시공하는 상황에서 건축 과정 전반과 함께 목구조와 콘크리트구조를 ‘꿀팁 100개’ 연재를 통해 비교 정리를 해보고 싶었다. <전원속의 내집>에 기회가 닿아서 1년간 스스로도, 다른 전문가에게 물어봐서도 많이 공부했다. 연재 중이나 끝나고 나서 건축주뿐만 아니라 다른 시공사 사장님들에게서도 격려와 칭찬도 많이 들었던 건 의외였고 또 감사했다.

요즘 시장은 어떤가, 올해는 나아질까

어려웠고, 어려울 것이다. 보통 건축주들은 아파트를 팔고 나오는 돈으로 집을 짓는데, 아파트 판매도 가격도 여건이 좋지 않다. 게다가 대출이자도 비싸고 대출도 어렵고, 건축비도 전보다 많이 올라 집짓기를 주저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시공사도 건축주도 요즘은 단지형 주택에 눈을 돌리는 사례가 종종 보인다. 토지와 건물이 한꺼번에 묶여 분양되다 보니 진입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집을 지으려는 분들이 있다면 너무 멀리 보지 않으셨으면 한다. 건축비는 높지만, 어차피 내려가기는 어려운 성격의 비용들이라 기다리는 게 큰 의미가 없고, 오히려 건축 수요의 둔화로 자재와 인력 수급은 원활한 편이다.


독자로서 <전원속의 내집>에서 어떤 기사를 읽고 싶나

건축주 입장에서는 전원주택에서의 삶을 조명하는 기사가 더 나와줬으면 좋겠다. 시공자 입장에서는 건축 용어나 법규를 정리해주는 코너가 실무를 보면서도 무척 많은 도움이 되었다. 꿈과 현실, 양쪽에서 <전원속의 내집>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구성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2월호 / Vol.300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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