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LCC 시장…‘메가 LCC‧화물사업’ 게임 체인지 [한양경제]

이창원 기자 2024. 2.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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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사업매각·유럽노선이관에 LCC 관심↑
운항 세분화 ‘치킨게임’ 개선 가능성
‘가격경쟁 일관’ 경쟁형태 변화 전망도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인천공항에서 운항 대기중인 항공사 항공기. 이창원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를 마지막 단계만 남겨 놓게 되면서, 향후 국내 저비용 항공(Low Cost Carrier)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여객 노선과 화물사업 관련 ‘조건부 승인’을 했고, 미국 경쟁당국(DOJ)도 미주 노선의 독점 우려를 제기해왔던 만큼 기업결합 승인 과정에서 국내 항공업계 측면의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EU의 조건에 따라 대한항공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4개 유럽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게 됨으로써 FSC(Full Service Carrier)와 LCC 간 경계가 희미해졌다. 그동안 국내 대형 항공사(FSC)와 LCC를 구분 짓는 기준은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운항 여부였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인수하는 LCC는 국내 2위 항공화물 사업자로 등극하게 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이 결합한 이른바 ‘메가 LCC’가 출범할 경우 국내 항공시장을 넘어 아시아 항공시장의 게임 형태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 유럽 4개 노선 이관받은 티웨이…미주 노선은 에어프레미아로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EU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유럽 4개 노선을 다른 항공사에 이관하고 실제 운항을 개시할 것을 제시했다. 해당 노선에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4개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넘겼고, 티웨이항공은 올해 하반기부터 해당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4개 노선 신규 진입항공사(Remedy Taker)인 티웨이항공은 에어버스 A330-300 대형 기체를 보유하고 있다. 5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고, 장거리 노선 운항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운항 능력을 증명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장거리용 중대형 여객기 임대, 운항 승무원 파견 등 티웨이항공의 정상적인 장거리 노선 운항을 위한 지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경쟁당국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을 하면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옥, LA, 시애틀 등 5개 노선의 경쟁제한을 우려하고 있고, 향후 승인 과정에서 해당 노선 이관 조건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으로부터 미주 5개 노선을 넘겨받을 항공사는 에어프레미아로 알려졌고,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과 마찬가지로 항공기‧기재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에서 운항 대기중인 티웨이항공 항공기. 이창원기자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가 장거리 운항 과정에서 불안한 모습을 일부 보였지만, 대한항공의 지원으로 많은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나 인접 국가 노선을 두고 ‘치킨게임’을 해왔던 모습도 장거리 노선 등에 따른 LCC 간 운항 세분화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LCC가 다른 국가 항공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운임과 서비스 등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미리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화물항공 2위’는 어디로…출범 임박한 ‘메가 LCC’

EU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도 제시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국내‧국제선 항공화물 운송량은 76만7천463톤으로 대한항공(153만6천40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인수하는 항공사는 ‘화물항공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만큼 LCC들의 인수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인수전에 뛰어든 LCC는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 LCC는 지난해 10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최근 인수 관련 내용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인수금액(5천억∼7천억원 추정)과 약 1조원의 부채 등은 부담요소이지만, LCC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없을 기회’라는 분위기가 관측된다. 일례로 제주항공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지난해 기준 11만9천970톤이었던 항공화물 운송량은 88만7천433톤으로 약 8배 증가하는 등 기대 효과가 충분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또 LCC는 ‘화물항공 2위’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향후 사업 확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에 해당 내용들을 최대주주‧투자자 등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메가 LCC’ 출범 시기도 가까워지면서, 항공시장의 판도 전망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이후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을 계획하고 있다.

‘메가 LCC’가 현실화될 경우 기체는 55대로 LCC 중 가장 많은 기체를 보유하게 되고, 지난해 기준 여객수는 1천19만3천995명으로 현재 1위 LCC인 제주항공(736만5천835명)은 물론, 아시아나항공(901만4천981명)의 여객수를 넘어서게 된다.

LCC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의 통합은 LCC 시장 상황을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LCC들보다 경쟁우위를 점할 것은 분명해 보이고, 가격경쟁으로 일관되던 경쟁의 형태도 많은 부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창원 기자 mediaeco@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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