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를 잇는 실크로드 따라] ⑬ 유려한 곡선으로 디자인된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타(Heydar Aliyev Center)

임나현 2024. 2. 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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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교육을 삶의 중요한 모티브로 삼고 있는 필자에게 있어서 여행은 세상과 직접 소통하고 교류하는 무대다. 용기 내어 찾아간 세상이라는 판(板)은 어떤 이론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실질적 배움의 장(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여행전문가로의 활동은 세계 각지에서 사용하는 살아있는 영어의 쓰임 및 화용(話用)의 연구에도 실질적 농밀한 접근을 가능케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체득한 지식을 강의실에서 생생히 전하려 한다. 학생들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더라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2019년에는 학생들 10명을 데리고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20일간의 캠프를 개최한 적도 있다. 여행에서 얻은 감동이 그들의 가슴에 닿을 때, 그들의 달라질 미래에 가슴이 벅찼기 때문이다. 이제 여행을 통해 얻은 지혜와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려 한다. 소소하지만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혼자라는 두려움으로 ‘나 홀로 여행’을 주저하거나 혹은 낯선 곳으로 선뜻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들 안의 숨겨진 용기를 꿈틀거리게 하는 불씨가 되기를 소망한다.

- 글로벌여행전문가 임나현 -
 

⑬ 유려한 곡선으로 디자인된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타 (Heydar Aliyev Center)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타(Heydar Aliyev Center)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인 바쿠에 있다. 아제르바이잔을 대표하는 세련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자 현대적인 문화 공간이다. 세계적인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에 의해, 곡선의 미를 극대화하여 설계된 곡선형 건축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기존의 건물이 취하는 직선 형태와는 구조적으로 다른 건축 양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누가 봐도 시각적으로 차별성이 돋보인다. 어찌 보면,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른 방향에서 보면 창이 둥그렇게 넓은 모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건축물을 바라볼수록 다양한 연상으로 이어지는 환유적 자태를 풍긴다. 눈부시도록 하얀 외관의 흰색은 푸른 하늘색에 맞닿아 깨끗한 순백의 유려한 곡선미를 한껏 드러낸다. 그리고 그 자태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를 예술적으로 표현해 뿜어낸다.
 

▲ 유려한 곡선의 미.

이러한 이미지를 담은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타는 국제적인 행사나 전시도 많이 열리는 바쿠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입장료는 15마나트이다. 건물 내부는 민속전시관과 현대전시관으로 구분되어 상설 전시를 하며, 아제르바이잔의 전통과 현대를 아울러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전통 의복이나 민속품, 카페트를 전시한 민속관과 알리예프 대통령의 기념관 및 바쿠의 대표 건축물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보여주는 미니어처 전시관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조각과 자동차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회의, 예술 행사 등의 다양한 문화 예술적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다. 특히 문화 이벤트를 위한 장소로 공연, 전시회, 콘서트 등이 자주 열린다. 밤에는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타 주변과 어우러진 야경도 멋있는 곳이다.

 

▲ 헤이다른 알리예프 센타의 주변 야경.

건물의 면적은 57.519㎡이며, 외부는 시원하게 트인 잔디 마당이 있다. 사실, 마당이라보다는 광장에 가까운 너른 잔디 조성지다. 잔디 광장 가운데는 아이보리색 계단이 이 건물 입구와 연결되어 있다. 한꺼번에 수백 명이 올라가도 될 만큼 넓게 설계된 계단이다. 그리고 이 계단 앞으로 바쿠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다. ‘I Love Baku’라는 글자를 이미지화하여 만든 조형물이다. 잔디 마당에서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타를 바라보니, 전체적인 건축물의 부드러운 선(線)선명히 드러난다. 마치 마술사의 둥근 모자창 끝단에 뫼비우스 띠를 연결한 듯한 기하학적 형상이다. 특히, 지붕의 곡선 상승단에 함께 드러나는 건물의 창문이 꽃잎처럼 피어난다. 잠시 이곳을 감상하는 사이에 ‘I love Baku’의 의미로 씌여진 조형물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다가온다.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타를 배경으로 사진의 각도를 잡을 수 있으니, 촬영 명소일 것이다. 낮에는 활기 발랄함을, 밤에는 은은한 고요함을 풍기는 세련된 건축물이 모인 집합지가 바로 이곳인 듯하다.

 

▲ 잔디 광장의 아이보리색 넓은 계단.
▲ 조형물 I Love Baku.
▲ 야간의 조형물.

외관만큼이나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타의 내적 의미는 깊다. 지면의 부드러움과 지상의 욕망이 서로 융합하는 의미가 있다고도 한다. 어떤 의미가 있든지 간에, 상승하는 곡선은 많은 것을 내포함이 틀림없다. 지속성, 연속성, 무한성 등 무엇이든지 상황에 따라 해석이 가능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곡선으로 둥글리어 서로의 융합과 상생을 내포하는 깊은 의미가 담긴 건축물이다. 그 유려함이 하늘로 비상하여 이어질 것만 같다.

 

▲ 주변 야경의 모습.

건축물에 드러난 곡선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연결을 의미한다고 한다. 흰색에서 느껴지는 밝음 만큼이나 환하고 밝은 미래가 연상된다. 또 곡선을 이루며 퍼진 흰색은 파란 하늘 아래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듯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연상을 하게 한다. 뫼비우스의 띠와 창이 둥근 모자에서 시작된 상상은 마침내 우주 비행체로도 연결된다. 왠지 비행접시를 타고 우주 공간을 날을 수 있을 것 같은 날렵함도 느껴진다. 가상의 공간처럼 입체적 분위기가 농후하다. 건축물 하나에 이렇게 많은 이미지가 숨어있다니 놀랍다. 건물이 예술이다!

 

▲ 임나현 글로벌 여행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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