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헌신했지만"...생활비도 빠듯한 참전 용사들

윤태인 2024. 2. 1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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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6·25 전쟁과 월남전에서 나라를 위해 싸운 용사들에게 참전 명예 수당을 지급합니다.

유공자들을 예우하는 차원인데 금액 자체가 너무 적고 지자체마다 천차만별이라서 개선 목소리가 나옵니다.

윤태인 기자가 참전 용사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중학생일 때 6·25가 발발해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강구곤 할아버지는 전장에서 부상자를 돌봤습니다.

올해로 아흔 살, 주변에 남은 사람이 없습니다.

[강구곤 / 6·25 참전 유공자 : 우리 또래는 다 겪은 전쟁에 이렇게 다 군대 갔고, 지금은 나이 먹고 너무 고생이 많아요. 자식들이 다 외국 가서 있지요, 마누라도 죽고 없지요.]

외로움은 그러려니 견딘다 해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은퇴하면서 고정 수입이 끊긴 지도 무려 20여 년.

믿고 의지할 데라곤 정부나 지자체뿐입니다.

[강구곤 / 6·25 참전 유공자 : 우리나라 재건이 돼가지고 지금 부자, 부자예요. 우리한테 충분히 보상해 줄 수 있고. 어려워서 죽는 사람들, 총 맞아서 죽는 사람들, 이래저래 정말 많이 죽었잖아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어야 했던 청춘들은 이제 모두 백발의 노인이 됐습니다.

이제는 어느 때보다도 도움이 필요하지만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어렸을 때 전장에 나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탓에 노후까지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류제식 / 6·25 참전 유공자회 서울지부장 : 못 배웠어요. 6·25 전쟁 바람에 못 배워서 높아지지 못했다고. 높아지지 못했기 때문에 나와서 기초생활보호자만큼 못사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이 지금 우리 6·25의 실정입니다.]

월남전 참전 용사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정부가 국가에 헌신한 유공자들을 위한 예우를 해준다지만, 아내와 단둘이 생활하는 것도 버겁습니다.

[조기동 / 월남전 참전 유공자 : 일자리도 구하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2인 가족 기준으로 최소한도 한 200만 원 이상은 가져가야 생활이 되는데….]

6·25 전쟁이나 월남전에 참전해 나라에서 인정한 참전 유공자는 21만여 명으로,

6·25 참전유공자는 90대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월남전 참전유공자도 70대 이상이 대부분입니다.

정부에서는 참전 용사들에게 한 달에 42만 원을 지급하고 지자체가 수당을 추가 지급하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있어서 차별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국가보훈부는 각 지자체에 참전 명예 수당을 늘리라고 권고했지만, 빠듯한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한계가 뚜렷합니다.

나라에 몸 바친 역사의 증인으로서 참전 용사를 존중하고 대우해야 하지만, 과거 전쟁과 싸운 용사들은 오늘 가난과 씨름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수연

그래픽 : 김진호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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