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잘했다고 믿을 '구제불능' 클린스만, 끝까지 '실험도구'된 韓축구[초점]

김성수 기자 2024. 2. 17.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위르겐 클린스만은 끝까지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모른 채 한국 축구를 떠났고, 남은 것은 볼품없는 '허송세월 1년'이었다.

이로써 2023년 3월 한국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클린스만은 1년만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놓게 됐다.

하지만 클린스만의 직책이었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는 배우고 깨닫는 데 그치는 위치가 아닌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은 끝까지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모른 채 한국 축구를 떠났고, 남은 것은 볼품없는 '허송세월 1년'이었다.

ⓒKFA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약 4시간가량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전날인 15일 전력강화위를 통해 대표팀 감독 경질을 건의하게됐고 다음날 곧바로 임원회의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이 결정됐다.

정몽규 회장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하기 힘들다고 판단돼 축구 대표팀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했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축구협회와 저에게 있다. 그 원인에 대한 평가는 더 자세히해서 대책을 세우겠다. 감독해지 관련사안은 변호사와 상의해봐야한다. 혹시 금전적인 부담이 생긴다면 제가 회장으로써 재정적인 기여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며 클린스만 경질을 발표했다.

이로써 2023년 3월 한국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클린스만은 1년만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놓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부임 내내 본인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임 후 5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을 때 "중요한 건 아시안컵 우승"이라며 넘겼던 클린스만은 여러 번 졸전을 거듭한 끝에 요르단에 패해 허울뿐인 4강에 머물자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이없는 '무한 긍정'의 태도로 일관했다.

ⓒKFA

클린스만 감독은 심지어 부임 기간 중 '한국 상주' 조건이 계약에 포함돼있음에도 잦은 해외 출국으로 논란을 빚었고, K리그 경기장에도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국내파 선수들을 충분히 파악했다며 만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족했던 국내 자원 조사는 결국 쓰던 선수만 쓰는 방향의 운영으로 이어졌고, 아시안컵에 와서는 부상을 안고 있던 김진수, 소속팀에서 3개월간 뛰지 못했던 이기제 등 그동안 꾸준한 소집으로 얼굴은 익숙하나, 즉시 전력으로 기용하기 힘든 자원들을 뽑으며 풀백 부족 현상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사람마다 '최선을 다했다'는 기준은 다를 수 있고, 클린스만의 '최선'이 누군가에게는 모자라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의 직책이었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는 배우고 깨닫는 데 그치는 위치가 아닌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그리고 '증명'이라는 말이 들어갔을 때 그에 대한 평가는 더 이상 본인이 하는 것이 아닌, 증명으로 납득시켜야할 대상들이 하는 것이다.

아시안컵 우승을 자신하면서도 대표팀에 진심을 쏟지 않는 듯한 행보, 잦은 해외 출국, 4강이라는 결과와는 상반되고 불안했던 아시안컵 여정, 온 국민이 아쉬워하고 분노하는 패배속에도 미소 짓는 태도는 클린스만이라는 사람의 신뢰를 갉아먹기에 충분했다. 클린스만 본인 딴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행보를 의심했던 대상들에게 증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KFA

결국 클린스만은 끝까지 대표팀 감독 자리가 갖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채 경질됐고, 대표팀은 클린스만의 무지 속에 '실험 도구' 신세로 지난 1년을 보내야 했다. 혼자만의 기준에 갇힌 '구제불능'이 한국 축구를 자신의 '실험 재료'로 쓰다 간 비극이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