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겜?" '내남결', 국내 넘어 해외서도 홈런 쳤다

아이즈 ize 홍수경(칼럼니스트) 2024. 2.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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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홍수경(칼럼니스트)

사진=tvN

한국 드라마가 미국 스트리밍 세계에서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에는 넷플릭스가 아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그 무대다.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통계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세계 시청자에게 공개된 '내 남편과 결혼해 줘'가 1월에 공개된 OTT 드라마 차트에서 IMDB 평점 1위, 스트리밍 2위를 차지했다. 14회가 방영된 이후 2월 14일 기준, 아마존 TV 쇼 스트리밍 차트에서 1위이고, 아마존 전체 스트리밍 순위에서는 오리지널 영화 '업그레이디드' 다음 2위다. 아마존이 '리처' 시즌2 이후 공들여서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보다 인기가 많았다. 아마존 자체 집계 순위에 따르면 '내 남편과 결혼해 줘'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업그레이디드', '리처'에 이어 미국 4위를 기록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 줘'는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본 K드라마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내 남편과 결혼해 줘'의 관객 평점이다. 팬들이 적극적으로 IMDB 리뷰에 참여해 10점 만점에 8점을 기록했다. 이미 미국에서 자리를 잡은 'WEBTOON' 앱을 통해 웹툰 버전을 본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드라마에서 BTS가 언급되면서 BTS 팬들도 시청에 가세했다. 특히 아시안 시청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발빠르게 퍼졌다. 세계 가입자 수만 2억 가구가 넘고, 특히 미국인 상당수가 애용하는 아마존에서 손쉽게 볼 수 있다는 드라마라는 점은 큰 장점이다. 

사진=tvN

아마존에서 공개되는 K드라마는 자체 플랫폼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구독자들이 영어 제목을 검색해서 찾아 보는 게 보통 수순이었다. 그렇게 K드라마 팬들이 알음알음 찾아보던 드라마수가 작년부터 점점 증가했다. '유괴의 날'이 호평을 받았고, '이재, 곧 죽습니다'는 IMDB 평점 8.7을 기록했다. 비교하자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었던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오리지널 드라마 '주재원'보다 평점 참여 인원이 많고 평점도 높다. 할리우드 스타 출연 오리지널들이 훨씬 화제성은 높지만, 평점을 통해 인정받는 K드라마가 차츰 늘어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아마존의 K드라마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내 남편과 결혼해 줘'가 정점을 찍었다. 

2022년부터 아마존은 적극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공개해왔다. 아마존 독점으로 소개되었던 '안나'의 감독판을 시작으로 리얼리티 쇼인 '서진이네', '아일랜드', '국민사형투표', '내 남자는 큐피드' 등의 오리지널과 '구미호뎐', '법쩐' 등의 인기 드라마도 스트리밍되고 있다.

이커머스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최강자인 아마존은 프라임에 가입한 회원이면 누구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추가 비용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추가 서비스이다 보니 초창기에는 모두들 콘텐츠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러다 코미디 시리즈 '트랜스페어런트'와 '마블러스 미세스 마이젤'이 에미상과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하기 시작하면서 콘텐츠 면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진=tvN

하지만 인기 콘텐츠는 '보쉬', '잭 라이언', '더 보이즈' 등의 원작 기반 액션 시리즈였고, 가끔 크리스 프랫 주연의 '투모로우 워' 같은 액션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22년 공개된 '리처'가 미국에서 한 주간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시리즈에 등극하며 프라임 오리지널 작품의 역사를 다시 썼고, '내 남편과 결혼해 줘'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올해의 화제작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가 미디어의 주목을 받으면서 드디어 스트리밍 대전의 메인 주자로 올라서고 있는 상황이다.(그동안 수작도 많았지만 아마존 콘텐츠는 타 OTT나 방송의 콘텐츠에 비해 문화적 영향력이 적은 편이었다)

MGM과 합병 후 개봉한 영화 '아메리칸 픽션'이 아카데미 시상식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오르고, 나이키 에어 조던의 탄생 비화를 다룬 '에어'와 에머럴드 퍼넬의 신작 '솔트번'이 화제의 스트리밍 영화가 되면서 미국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 시점에 '내 남편과 결혼해 줘'가 기대치 못한 홈런을 날린 것이다. 아마존이 본격적으로 광고 유치를 시작하고, 광고 배제 조건으로 월 3달러의 추가 구독료를 책정한 상황에서 구독자가 플랫폼에 머무르는 시간은 훨씬 더 중요해졌다. 스트리밍 대전이 광고 대전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K드라마에 대한 각 플랫폼의 기대점은 이전과는 또 다르게 변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의 OTT 플랫폼 중 가장 늦게 런칭하여 구독자 확보와 인지도 경쟁에 열심인 파라마운트 플러스도 한국 드라마를 구매 경쟁에 참가했다. '욘더'와 '몸값'에 이어 올해는 티빙 오리지널 작품들인 '좋거나 나쁜 동재',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피라미드 게임'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사진=tvN

파라마운트 플러스에선 한국 드라마 '몸값'이 공개되자마자 글로벌 스트리밍 순위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이 반응은 그대로 시상식 시즌에 반영되었다. 지난 1월 14일에 개최된 미국의 크리틱스 초이스 TV 시상식에서 외국어 시리즈 부문 후보 7편 중 4편이 한국 시리즈였다. '몸값'으로 처음 이 부문에 오른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함께,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와 '마스크 걸', 훌루의 '무빙'이 후보에 올랐다. 비록 프랑스 시리즈 '루팡'이 수상했으나, 작년 한 해 한국 콘텐츠의 인기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오징어 게임'이 독창적인 소재로 소셜 미디어에서 회자되며 전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로서 사랑을 받았다면, '내 남편과 결혼해 줘'는 남성 중심의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 여성이 용기를 내서 잘못된 선택과 관행을 바로잡는다는 독특한 시간 여행 서사로 특히 여성 시청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파라마운트 플러스에서 하나 둘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작품들도 올해 또 하나의 분기점을 만들 수 있을 거라 기대된다 우선은 '내 남편과 결혼해 줘'의 인기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행보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지, 드라마의 결말 이상으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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