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규스만'이 내다 버린 354일, 헤집어진 한국 축구…무능함과 얼빠진 변명만 남았다[오!쎈 현장]

정승우 2024. 2. 1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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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OSEN=축구회관, 정승우 기자]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60) 전 감독은 한국 축구 1년을 낭비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16일(이하 한국시간)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을 경질했다. 지난해 2월 27일 선임된 뒤 정확히 354일 만의 경질이다. 

정몽규(62) 회장을 비롯한 KFA 임원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 관련 긴급 임원회의 진행했다. 회의를 마친 정 회장은 오후 2시 40분 직접 입장발표자로 나섰다.

오후 1시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접 작별 인사를 남긴 후 정몽규 회장은 2시 40분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축구 팬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실망드려 죄송하다. 축구 협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사과를 전했다.

[OSEN=최규한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를 마치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해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했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비롯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02.16 / dreamer@osen.co.kr

이어 그는 "이 자리에서 대표팀 감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해당 논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선임은 '예고된 참사'였다.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함은 이미 여러 차례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독일 대표팀 감독 당시를 회상한 전 국가대표 선수 필립 람은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자서전에서 "전술 훈련이 많지 않았다. 체력 훈련 위주로 했다"라고 폭로했다.

끝이 아니다. 클린스만이 미국 대표팀을 이끌던 당시 선수였던 카일 마르티노는 "훈련 시간은 서로 맞지 않았다. 선수들은 혼란스러워했으며 이건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주말 경기를 위해 팀을 전혀 준비시키지 않는다. 선수들은 경기 당일까지 자신이 어떤 포지션에 서는지도 전달받지 못했다. 내 말은, 그야말로 엉망이라는 뜻이다"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이야기했다.

끝이 아니다. 헤르타 BSC 베를린을 이끌던 당시엔 부임 구단과 상의하지 않은 채 소셜 미디어(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임을 공식 발표한 것. 책임감도 기대할 수 없는 감독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과 함께 한국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고 선수단 기강은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황금세대'라고 불리던 선수들은 아시안컵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클린스만은 이후 미국에서 이별 인사를 남겼다.


클린스만, 부임 당시부터 문제...불확실했던 한국 거주 여부

[OSEN=파주, 최규한 기자]

지난해 2월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한 공식적인 KFA의 발표 전 클린스만이 한국에 상주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가 화두였다.

KFA는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재임 기간 동안 한국에 거주하는 것을 계약 조건으로 했다"라며 혹시나 논란이 될 만한 사항에 대해 미리 짚었다.

하지만 28일 기자회견에 나선 뮐러 위원장은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국 상주 관련 계약 조건에 대해 묻는 말에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확실한 것은 5가지 조건(전문성, 감독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능력, 환경 적응력)을 모두 충족했고 한국에서 지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는 것"이라고 돌려 말했다.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 무대를 등한시한 채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해외파 선수들이 활약하는 유럽 경기장을 누볐다.

클린스만은 스스로를 '워커 홀릭'이라 칭하며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직에 90% 이상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식의 변명을 쏟아냈지만, 시간만 나면 미국으로 향하면서 말뿐이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했다.


해외 매체에 출연...해리 케인이 어떻고, 리오넬 메시가 어떻고

[사진] ESPN

지난 8월 클린스만 감독은 'ESPN'에 출연해 토트넘 홋스퍼와 브렌트포드의 맞대결을 평가했다. 뒤이어 미국 MLS로 향해 맹활약을 펼친 리오넬 메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해리 케인을 이야기했다.

당시 ESPN 공식 채널엔 클린스만이 패널로 출연해 의견 전달한 축구 토크 프로그램 동영상이 총 4개 등록됐다. 먼저 "브렌트포드는 역습이 아주 좋고 효율적이다. 토트넘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향후 몇 주간 계속 팀을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토트넘과 브렌트포드의 관전평을 남겼다.

뒤이어 케인의 이적과 뮌헨 적응에 대해 논평했다. 그 뒤엔 미국 MLS와 메시의 행보를 전했다. 그의 모습 뒤로 'KOREA'라고 써진 붉은 머플러만 어색하게 걸려있을 뿐이다. 

이러한 클린스만의 행동은 한국에서만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 아니다. 당시 영국 'BBC'는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사소한 점도 중요하게 적용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해리 케인, VfB 슈투트가르트를 떠나 리버풀로 향한 엔도 와타루와 관련해 외신과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는 점은 주목되고 있다"라며 의아함을 표했다.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 폐지...선수 선발 기준-이유는 누구에게 묻나요?

[OSEN=지형준 기자]

지난해 8월 25일부터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이 폐지됐다. 명단발표 기자회견은 파울루 벤투를 비롯한 역대 대표팀 감독들이 빠짐 없이 실시했던 기자회견으로 명단이 발표된 후 감독이 어떤 의도,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했는지 설명하는 자리였다. 

감독에겐 자신의 선택 이유를 설명하고 팬들은 감독의 의중을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앞으로의 활용법, 선수 선발 기준 등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리다. 

당시 KFA는 "클린스만 감독의 요청으로 바뀌게 됐다. 명단발표 기자회견은 완전 소집 완료되기 전에 이뤄진다. 그 시점에 명단이 나와 여러 이야기를 전해도 소집이 되기 전까지 기간 동안 부상이든지 많은 변수가 일어날 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KFA는 "클린스만 감독이 이야기를 했고 말한 것들이 의미가 없어질 수 있기에 이런 변화를 꾀했다. 완전 소집이 됐을 때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는데 그때 말하는 게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선수 이름, 소속팀, 포지션만 적힌 A4용지 한 장 딸랑 던져줬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 선발은 아시안컵까지 문제가 됐다. 일부 실전 감각이 부족한 선수, 기량이 부족한 선수를 선발하고 기용하는 데 있어 물음표만 잔뜩 남겼다.

반면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9월 A매치 대표팀 선수 명단을 직접 발표, 기자회견에 응했다. 팀의 주축인 미나미노 다쿠미, 오사코 유야의 명단 제외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하며 팬들을 납득시켰다.


'난 유럽 전설적인 공격수야' 클린스만, 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식 등장

[OSEN=도하(카타르), 지형준 기자]


지난해 9월 클린스만 감독은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식에 등장했다. 

UEFA 자문위원인 그는 모나코의 그리말디 포럼을 찾아 레드 카펫을 밟았다.

환한 미소와 함께 등장한 클린스만 감독은 짤막한 인터뷰도 진행했다. 그는 "케인과 김민재를 보러 뮌헨에 간다. 김민재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지난 시즌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라며 밝게 웃었다.

당시 4경기 2무 2패로 아직 첫 승이 없는 클린스만 감독으로서는 승리를 통한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던 클린스만이지만, A매치 준비 대신 케인과 김민재를 보기 위해 뮌헨으로 향할 것이라는 말을 뱉었다.

클린스만은 UEFA '자문위원'일 뿐이다. 관련 행사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필수 인원이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당연하게도 UEFA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해당 자리에 있어야 할 어떠한 합리적 이유가 없다. 그저 자신이 머물렀던 뮌헨, 케인을 보기 위해 떠났다.

뒤이어 그는 튀르키예 매체 파나틱(Fanatik)과 인터뷰하며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에서 갈라타사라이 SK와 바이에른 뮌헨이 속한 A조의 전망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했다. 


팀은 5경기 연속 무승부, 클린스만은 "유니폼 좀 주세요"

[OSEN=울산, 최규한 기자]


지난 8일 영국 카디프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친선경기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5경기 연속 무승으로 경기를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이 경기 종료 직후 자신의 아들을 위해 웨일스 선수에게 유니폼을 부탁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전이 끝난 뒤 램지에게 유니폼을 요청했다. 국가대표 사령탑이 상대 선수에게 유니폼을 요청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13일 열렸던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리)이 열리기 전, 즉 첫 번째 승리 기회를 다시 놓친 시점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이러한 행동은 국내 팬들의 분노를 샀다.

한국 팬들만 의아했던 것이 아니다. 당시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클린스만의 유니폼 게이트 : 한국 감독 비난"이라는 제목과 함께 "한국 팬들의 분노는 계속됐다. 클린스만이 최근 상대 선수에게 유니폼 교환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클린스만의 이 행동을 집중 조명했다.

경기를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 아들이 있는 팀 물리치료사가 부탁해서 받아오게 됐다(KFA 관계자: 치료사가 웨일스 사람이라 요청을 했다고 한다). 솔직히 잘 이해가 안 된다. 정말 슬프고 안 좋은 부분은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내 아들 소셜 미디어에 나쁜 댓글이 달렸다. 정말 바보 같은(absolutely stupid) 이야기"라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A매치 앞두고 '레전드 매치'? 단순 해프닝으로 일단락


지난해 9월 웨일스와 맞대결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5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해되지 않는 행보로 인해 빈축을 샀다. A매치 기간 도중 친선경기에 나설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故 지안루카 비알리를 기리기 위한 자선 매체를 개최한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껴 있었다.

이후 KFA는 첼시 구단에서 명단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같은 날 오후 4시 런던에서 대표팀 훈련이 예정돼 있다. 당연히 자선경기에는 가지 않고 대표팀에 집중할 것"이라고 해명해야 했다.

그러나 클린스만은 '훈련 외 시간에 자선행사에 참가하는 게 왜 논란이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라는 말도 전해졌다. 

당시 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 경기가 열리는 뉴캐슬에서 460km 떨어진 그레이터런던주 하운슬로구 브렌트포드에서 훈련하게 된 이유도 도마에 올랐다. 이에 KFA는 '런던으로 훈련지를 선택한 구체적인 이유를 정확히 공유받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대표팀이 머물렀던 브렌트포드에서 첼시와 뮌헨의 자선 경기가 열리는 스탬포드 브릿지까지는 차로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모든 게 터져버린 아시안컵, K리그 등한시한 '나비효과'

[OSEN=알 와크라(카타르), 지형준 기자]

선수 개개인의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대회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팀 내 주포로 활약하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필드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강인의 찬스 메이킹 능력은 대회 내내 조명받았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세밀한 부분 전술과 상황 대처가 전혀 되지 않았던 이번 여정이다.

사실 '참사'에 가깝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과 경기에서부터 불안한 모습을 내리 보여줬던 대표팀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끝내 상황을 개선하지 못했다. 조별리그는 말할 것도 없고 토너먼트에선 내리 졸전을 반복했다.

평소 K리그 관찰을 등한시한 업보라고 볼 수도 있다. 어떤 선수가 어떤 상황에서 장점을 발휘하는지, 누구와 누가 합이 좋은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

개선의 의지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조별리그에서부터 매 경기 보여왔던 공수간격, 공격 세부 전술, 부실한 수비 등은 탈락하는 시점까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4강 요르단과 경기에서는 0-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뒤늦게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며 안일한 대처를 보였다. 


유일한 장점 '분위기 메이킹'도 엉망진창

[OSEN=알라이얀(카타르), 지형준 기자]

최근 대표팀 내 분위기가 화두에 올랐다. 지난 14일 영국 '더 선'에서 "손흥민은 아시안컵 탈락 전날 대표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라고 단독 보도한 것.

더 선은 "본지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이강인을 포함한 일부 젊은 선수들은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전했다.

KFA는 "더 선이 보도한 내용은 대체로 맞다"라고 빠르게 인정하며 "손흥민이 탁구를 치러 자리를 일찍 뜨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현했고, 젊은 선수들이 이에 반발, 다툼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고참급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이강인의 명단 제외를 요청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을 관리하는 감독의 리더십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다.

뛰어난 선수단과 함께 한국 축구 전성기를 맞았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와 함께 '클린스만호'의 분위기는 정말 좋아 보였다. 실제로 선수들은 지난해 인터뷰를 진행할 때면 줄곧 '선수단 분위기가 정말 좋다'라는 말을 해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엉망이었다. 그나마 동기부여 등 선수단 관리 능력에서 장점을 보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탁구' 사건으로 리더십마저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들통났다.


끝까지 선수 탓. 책임감도 '제로'

[OSEN=알 와크라(카타르), 지형준 기자]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15일 '클린스만 감독이 실패 원인으로 손흥민, 이강인 등 내부 불화를 지적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황보 위원장은 "손흥민, 이강인의 몸싸움을 언급하기도 했고 더 자세한 사항은 '선수단 중 불화가 있었다. 그로 인해 경기력이 망가졌다'고 주장했다"라고 답했다.

'선수 탓을 한 것인가'라는 추가 질문에 그는 "핑계보다는 그것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황보 본부장 말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전술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결국 아시안컵 실패를 선수들간의 불화로 돌렸다는 말이다.

4강 한 경기만 내용이 엉망이었다면, 나름 들어볼 가치가 있는 말일 수 있다. 물론 감독이 패배를 선수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상황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 1차전부터 탈락 직전까지 합격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 우승 후보들과 열렬히 맞섰던 경기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다 버린 354일, 책임은 정몽규 회장에게

[OSEN=최규한 기자]

16일 대표팀 사안 관련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한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용,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클린스만의 능력 부족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축구 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돌려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행위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역할과 태도가 기대치,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 사령탑 교체를 택했다. 축구팀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클린스만의 부임 전부터 알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부분을 꼬박 354일이 지나서야 알아차렸다. 부임 기간 내내 문제를 일으킨 클린스만을 그대로 두고 봤던 정몽규 회장이다.

결국 한국 축구 '황금 세대'는 아시안컵에서 졸전만 거듭한 끝에 탈락했다. 정몽규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 황금과도 같은 354일을 그대로 내다 버렸다. 정몽규 회장 본인은 그대로 협회장으로 남았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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