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도 줄도산 공포… 정부, 공공계약 선금 확대 등 안정화 총력
레미콘·시멘트 등 자잿값 폭등, 자금조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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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 신고한 업체도 늘었다. 지난 1월 기준 전국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35건으로 전년(31건) 대비 12.9% 뛰었다. 전문건설업체 폐업 신고도 190건에서 248건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위기는 규모가 작은 전문건설업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 평가 16위(2023년 기준)의 중견 건설업체 태영건설은 유동성 위기에 몰려 최근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대형업체인 8위 롯데건설은 2022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롯데케미칼 5000억원 ▲롯데정밀화학 3000억원 ▲롯데홈쇼핑 1000억원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로부터 1조1000억원대 자금을 수혈 받아 위기를 넘긴 바 있다.
건설 투자시장 전망도 어둡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 증감률은 -4.2%로 2012년 1분기(-4.3%) 이후 47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1~2023년 건설용 중간재 물가지수는 35.6% 올라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22.4%)보다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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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건설기성(건설업체의 국내 공사현장별 시공실적 금액 통계)은 토목공사(6.8%)에서 실적이 늘어난 반면 건축공사(-5.6%)에서 줄어 전월 대비 2.7% 감소했다. 4분기 건설투자(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4.2% 뒷걸음질 쳤다.
경기 회복 기대 시점에 건설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건설투자 부진까지 가시화되는 등 업계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열린 제7회 국무회의에서 '국고금 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가기관이 공사 등을 발주할 경우 건설업체가 공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계약금의 일정 금액을 선금으로 지급한다. 정부는 그동안 계약금액의 80%까지 지급할 수 있었던 한도를 100%로 늘렸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등으로 건설경기 부진이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등에 자금을 원활하게 투입하고 신속한 재정 집행을 유도하기 위해 선금 지급 한도를 상향조정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13일 공포와 즉시 시행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힘을 보탰다. LH는 최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주택 공급불안 해소를 위한 10만5000가구 주택 인·허가와 5만가구 착공을 추진키로 했다.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연 사업비(18조4000억원)의 65%(약 12조원)를 상반기 내 조기 집행할 방침이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는 건설자재시장 정상화를 위해 법률 개정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설산업에 관한 일반법인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건설자재의 수급 상황 등을 협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건설자재의 정기조사와 수급 전망을 실시해 원활한 건설공사 수행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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