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매카트니, 51년 전 도둑맞은 기타 찾았다…‘러브 미 두’ 그 베이스

1972년 영국 런던서 도난 당해
제조사에서 추적 나선 끝에
가정집 다락방에서 발견돼 반환

1964년 2월 비틀스가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 ‘에드 설리번 쇼’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이 폴 매카트니다. AP 연합뉴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로 꼽히는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도난당한 자신의 베이스 기타를 51년 만에 다시 찾았다. 비틀스의 초창기 대표곡인 ‘러브 미 두’와 ‘쉬 러브스 유’에 쓰였던 바로 그 기타다.

15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 가디언 등의 보도를 보면, 이날 매카트니의 공식 누리집에 “1972년 도난당했던 매카트니의 1961년형 호프너 500/1 베이스 기타가 돌아왔다. 기타는 (제조사인) 호프너로부터 진품 인증을 받았고 매카트니는 기타를 찾는 데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매우 고마워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지가 올라왔다.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도난당한 지 51년 만에 되찾은 베이스 기타. 비틀스의 초창기 대표곡인 ‘러브 미 두’와 ‘쉬 러브스 유’에 쓰였던 바로 그 기타다. ‘로스트 베이스’ 프로젝트 누리집 갈무리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도난당한 지 51년 만에 되찾은 베이스 기타. 비틀스의 초창기 대표곡인 ‘러브 미 두’와 ‘쉬 러브스 유’에 쓰였던 바로 그 기타다. ‘로스트 베이스’ 프로젝트 누리집 갈무리

매카트니는 비틀스가 무명이던 1961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나이트클럽 순회공연을 할 때 30파운드를 주고 이 베이스 기타를 샀다. 지금 가치로는 800파운드(약 134만원)에 이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과거 매카트니는 도난당한 기타를 떠올리며 “사자마자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 바 있다. 매카트니는 “내가 왼손잡이이기 때문에 다른 일렉트릭 기타와 달리 좌우 대칭적인 모양을 한 이 기타를 들었을 때 덜 멍청해 보였다”고 돌이켰다. 매카트니는 지금까지도 호프너 기타를 애용하고 있다.

1960년대 비틀스가 연주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존 레넌. AP 연합뉴스

매카트니는 비틀스의 1집과 2집을 녹음할 때 이 기타를 사용했는데 비틀스의 초창기 대표곡인 ‘러브 미 두’와 ‘트위스트 앤드 샤우트’, ‘올 마이 러빙’, ‘쉬 러브스 유’ 등에서 이 기타의 선율을 들을 수 있다. 매카트니는 1961~1963년 라이브 공연에서도 종종 이 기타를 들고나왔다.

하지만 이 기타는 1972년 10월10일 밤 영국 런던 노팅힐 지역에 세워져 있던 승합차 뒷자리에서 도난당했고 이후 종적을 감췄다.

지난해 매카트니로부터 기타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호프너는 같은 해 9월부터 이 기타를 찾기 위한 ‘로스트 베이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호프너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직후 영국 서식스의 한 주민으로부터 ‘집 다락방에 오래된 베이스 기타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고, 검증 작업을 거쳐 지난해 12월 매카트니에게 기타를 돌려줬다. 호프너는 “(추적 결과) 기타를 훔쳤던 도둑은 이 기타를 노팅힐 지역의 한 술집 주인에게 팔았고 이후 서식스의 가정집 다락방에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기타는 크게 손상된 곳 없이 원래 케이스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다만 다시 연주하려면 약간의 수리가 필요한 상태라고 호프너는 전했다.

비비시는 “‘로스트 베이스’ 프로젝트 팀이 ‘로큰롤 역사상 가장 큰 미스터리’로 불린 사건을 해결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2016년 10월 미국에서 열린 ‘데저트 트립 페스티벌’에서 폴 매카트니가 공연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난당한 지 51년 만에 주인에게 돌아간 기타의 가치는 얼마일까. ‘로스트 베이스’ 프로젝트 팀은 2020년 기타 경매 사상 최고가인 600만달러(80억원)에 팔린 미국의 유명 록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쓰던 어쿠스틱 기타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틀스의 또 다른 멤버 존 레넌이 ‘아이 원트 투 홀드 유어 핸드’를 만들 때 사용했던 기타도 1963년 도난당했다가 50여 년 만인 2015년 경매에 등장해 240만달러(32억원)에 팔린 바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