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과 만트라[이제학의 힐링카페]

기자 2024. 2. 1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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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저 멀리 존재하는 어떤 것이 마음속의 공허를 즉각 채워 줄 것이라는 희망에서 시작된다.”-장 킬버른

중독에는 심리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이 있는데 옛날에는 물질적인 중독만 경계했다. 하지만 지금은 심리적 중독까지 생겨서 거기에 빠질 위험이 아주 커졌다. 이처럼 삶에서 달콤한 걸 너무 추구하면 위험하다. 그 중심에 스마트폰이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에서 눈을 돌린 순간, 세상은 저만치 앞서 나가고 나만 중요한 뭔가를 노친 기분이다. 하지만 휴대폰을 보지 않아도 세상은 잘 돌아가고 나에게 평안을 준다. 스마트폰을 지혜롭게 사용하면 세상을 즐겁고 안전하게 사는 것을 도와준다. 하지만 거기에 매이고 중독이 되면 오히려 족쇄가 된다.

이제학 힐링산업협회장



한국과학기술개발원에서 진행한 테스트 결과,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중독군에 속하는 사람은 39.8%, 위험군에 속한 사람은 19.5%로 상당수가 이미 스마트폰 중독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렇듯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있는데 특히 스마트폰 중독의 족쇄에는 날카로운 칼날도 붙어있어 정신적, 심리적으로 불안한 증상을 남기기까지 한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한 지 백만 년은 된 것처럼 느끼지만, 이제 겨우 10여년이 지났을 뿐이다. 이처럼 우리는 빠르게 빠르게를 외치면서 스마트폰에 빠져 산다. 우리가 통상 손에 들고 다니는 기기는 무게가 500그램 이하여야 한다. 보통 핸드폰이 100~200그램 내외다.

요즘 실리콘벨리의 최대 관심사는 ‘스마트폰 다음에 과연 어떤 테크놀로지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이다. 증강현실이 강화된 스마트기기가 앞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하고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믿는 회사 중 하나가 페이스북이다.

실리콘밸리에는 ‘진지한 놀이(serious play)’라는 개념이 있다. 인간은 놀이를 하는 동안 완전한 몰입을 경험하며, 이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혁신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자유가 우리 손에 있는 사회가 아니라, 시스템이 자유를 움켜쥐고 우리를 대하는 사회다. 자신을 통제하는 대상과 같이 있을 때 즐거운 인간은 없다.

나는 어떻게 놀 때 가장 행복한가? 사람이 놀지 않고 일만 하면 바보가 된다. 사실 아이들을 더욱 창의적으로 만드는 건 장난감 없이 자기네들끼리 놀면서 스스로 장난감을 만들 때이다. 그러나 놀이는 계속하고 싶은 속성이 있다. 중독의 위험한 속성 말이다.

우리가 놀 때 도파민이라는 흥분 물질이 나온다. 도파민은 한마디로 쾌락 호르몬이다. 그러나 중독성이 있는 위험한 호르몬이기도 하다. 문제는 도파민은 끝이 없다는 사실이다. 채울수록 높아져만 가는 인간의 욕망 역시 도파민 때문이다. 도파민은 뇌에게 쉬지 않고 일하라고 명령한다. 도파민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죽을힘을 다해 도전하고 전투에 이겨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 도파민의 쾌감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피로 사회, 그리고 스트레스 홍수 시대는 모두 도파민적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역기능이다. 그 중심에 스마트폰이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의 역기능보다 순기능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현대인이 바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한가한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깨뜨리려면 ‘천천히 여유롭게’라는 만트라(mantra, 진리의 말이란 뜻으로 ‘영적 또는 물리적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여겨지는 말)를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뇌어야 한다. 대영사전에 까지 등재된 ‘pali pali(빨리빨리)’라는 한국인 특유의 조급증이 사라져야 우리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가족이 모두 모인 저녁 화기애애한 대화와 웃음은 없고, 각자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요? 여기에 어떻게 행복이 깃들 수 있겠는가? 세상에 마음속의 공허를 즉각 채워 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공동체 안에서 무던하고 평범하게 사는 게 좋다. 지금 스마트폰의 역기능적 중독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지는 않나요?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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