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르신 말벗 ‘파랑새 메신저’ 날다

정대하 기자 2024. 2. 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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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청 소속 '파랑새 메신저' 서명희(55)씨는 치매를 앓는 ㄱ(81)씨를 4년째 찾아가 만나고 있다.

파랑새 메신저는 일주일에 한차례씩 치매 환자들의 집을 방문해 2시간 동안 '말벗'이 되어주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조미영 서구청 치매정책팀장은 "이웃들이 관심을 갖고 말벗이 돼주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고립을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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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가 펼치는 경로당 인지 증진 프로그램에 참여한 남평읍 광이경로당 어르신들이 그림 수업 때 그린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나주시 제공

광주 서구청 소속 ‘파랑새 메신저’ 서명희(55)씨는 치매를 앓는 ㄱ(81)씨를 4년째 찾아가 만나고 있다. 서씨는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자주 뵈니까 엄마 같다. 갈 때마다 항상 웃어주신다”고 했다. 파랑새 메신저는 일주일에 한차례씩 치매 환자들의 집을 방문해 2시간 동안 ‘말벗’이 되어주는 자원봉사자들이다. 모두 40명인 이들은 2인1조로 짝을 지어 치매 환자들을 만난다. 서씨는 “어르신께 날짜와 계절, 어떻게 지내셨는지 등을 여쭙고, 한글과 숫자 색칠 공부도 한다. 우리가 나오려고 하면 ‘더 놀다 가라’고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찡하다. 기억력만 살짝 나빠졌을 뿐 대부분 관리를 잘하고 계신다”고 했다.

광주 서구청은 2021년부터 자원봉사자들이 치매환자 15명의 집을 직접 방문해 말벗이 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치매 관련 교육을 이수한 시민에게 자격이 주어지는 치매파트너 5천여명 가운데 치매 관련 봉사활동을 2시간 이상 수행한 이들을 치매파트너 플러스로 선정해 파랑새 메신저 역할을 맡긴다. 조미영 서구청 치매정책팀장은 “이웃들이 관심을 갖고 말벗이 돼주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고립을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광주 서구청의 파랑새 메신저 자원봉사자 서명희씨는 일주일에 한차례씩 홀몸노인을 찾아가 말벗이 돼주고 있다. 서명희씨 제공

전남 나주시도 돌봄관리사들이 경로당을 찾아가 인지 증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나 실버인지지도사 등 노인 돌봄 관련 자격증을 가진 39명이 돌봄관리사로 선정됐다. 이들은 나주시 20개 읍·면의 경로당 180곳을 일주일에 한차례씩 방문해 미술·음악·체조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인기를 끌고 있다.

나주시보건소 치매안심센터는 지난해 인지선별검사를 한 뒤 시범사업으로 인지 증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800명이 신청한 인지선별검사 결과, 1437명이 정상, 320명이 치매, 43명이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았다. 나주보건소 치매관리팀 정유선 주무관은 “사전 조사에 따라 프로그램을 짰다.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돌봄관리사들이 가정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말벗이 돼주고 있다. 건강 상담이나 약값 지원 등 다른 연계 지원 정책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자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지난해 나주보건소 조사 결과, 시범사업 기간 중 인지 장애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의 우울감이 5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신호(75) 광이경로당 노인회장은 “솔직히 그 전엔 화투 놀이나 하고 그랬는데, 지난해부터 그림도 그리고, 체조도 하니까 건강 관리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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