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답사기] 절기마다 빚는 술이 있다?

박준하 기자 2024. 2.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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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해소주의 원주인 '삼해주(三亥酒)'처럼 우리나라엔 절기마다 빚는 술이 있다.

삼해주처럼 술의 밑바탕을 만드는 밑술을 하고, 돌아오는 말의 날마다 덧술을 하게 된다.

도소주는 여러 약재를 넣고 끓여서 만드는 술이다.

절기주는 한해 농사의 달력 역할을 하면서, 농사일로 바쁘지만 술 한잔으로 여유를 찾고 축하하며 서로에게 복을 빈 선조들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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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귀밝이술’
귓병없이 좋은 소식만
추석 차례상에 ‘신도주’
조상 음덕 기리며 감사

서울 삼해소주의 원주인 ‘삼해주(三亥酒)’처럼 우리나라엔 절기마다 빚는 술이 있다. 이를 ‘절기주’라고 한다.

세번의 돼지날 동안 빚는 삼해주 말고도 ‘삼오주’가 있다. 삼오주는 새해 세번의 말의 날에 만드는 술이다. 올해 첫번째 말의 날은 2월12일, 두번째는 2월24일, 세번째는 3월7일이다. 말이 십이지(열두 띠를 상징하는 동물) 중 하나인 만큼 12일 간격으로 찾아온다. 삼해주처럼 술의 밑바탕을 만드는 밑술을 하고, 돌아오는 말의 날마다 덧술을 하게 된다. 우리 조상은 삼해주를 마시면 돼지가 상징하는 재물·복·다산을, 삼오주를 마시면 출세·권력을 얻는다고 믿었다. 그래서 과거엔 수험생이나 승진을 앞둔 사람에게 삼오주를 권했다.

삼해주와 삼오주 외에도 설날에는 차례를 마치고 ‘도소주’를 마셔 한해가 평안하길 빌었다. 도소주는 여러 약재를 넣고 끓여서 만드는 술이다. 정월대보름(2월24일) 때는 ‘귀밝이술(이명주)’를 마셨다. 보름날 차가운 맑은 술을 마시면 1년 내내 귓병이 없고, 좋은 소식만 듣는다는 속설이 있다.

청명(4월4일)에 마시는 ‘청명주’도 있다. 대부분 봄농사는 청명쯤 시작하므로 이를 기념하려고 마셨다. 청명주는 찹쌀로 빚는 맑은 술로 술빛이 깨끗하고 알코올 냄새가 없어 술을 못하는 사람도 좋아했다. 지금은 충북 충주 중원당과, 전북 정읍 한영석의 발효연구소에서 양조하고 있다.

추석 무렵에는 햅쌀로 빚은 ‘신도주’로 제를 올렸다. 햅쌀을 미리 거뒀다가 가장 실하고 잘 여문 것으로 맑은 술을 빚었다. 조상에게 올릴 술이라 특히 정성을 들인 술이다. 절기주는 한해 농사의 달력 역할을 하면서, 농사일로 바쁘지만 술 한잔으로 여유를 찾고 축하하며 서로에게 복을 빈 선조들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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