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 속마음을 알고 싶어”… 日, 다시부는 한국어 열풍

김동현 기자 2024. 2. 16.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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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Why] 드라마 ‘아이 러브 유’
채종협 한국말에 열광
일본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여주인공을 연기한 니카이도 후미(왼쪽)와 남주인공 역을 맡은 한국 배우 채종협. /TBS

일본에서 최근 한 드라마가 일본어 자막도 없이 한국말 대사를 계속 내보내는 실험적인 형식을 택해 화제가 됐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일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일본 유튜브 등에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의문(?)의 한국어 장면들을 분석하면서 자연스레 한국어를 배우는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2003년 일본에서 첫 방영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와 2010년대부터 본격화된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일본 진출 열풍에 이어 일본인들의 ‘한국어 배우기’가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고 일본 매체들은 분석했다.

화제의 드라마는 일본 민영 방송 TBS가 제작한 ‘아이(Eye·눈) 러브 유’로 지난달 23일부터 매주 화요일 현지 방영되고 있다. 예정된 10회 일정 중 현재 4회까지 공개됐고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극 중 여주인공은 누구든 마주하는 상대의 눈을 들여다보기만 하면, 상대가 생각하는 내용이 귀로 들려와 그의 마음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는 설정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 초능력으로 인해 겉과 속이 다른 주변인들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상처를 받으며 자란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국인 유학생을 만나게 되는데, 그의 눈을 볼 때면 온통 한국말이 들려올 뿐이다. 한국어를 모르는 여주인공이 난생처음 ‘속마음’이 읽히지 않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한국말이 들려오는 대목에서 일본어 자막이 일절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남자의 알쏭달쏭한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는 여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제작진이 의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자 주인공의 ‘생각’을 제외한 일반적 대화는 서툰 일본어로 말하기 때문에 일본 시청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다.

여주인공은 일본 실력파 배우 니카이도 후미(30)가, 상대 역은 한국 드라마 ‘스토브리그’ ‘무인도의 디바’ 등에 출연한 채종협(31)이 연기했다. 일본 지상파 황금 시간대인 저녁 10시부터 방영되는 드라마에 한국인 배우가 주연을 맡은 건 이례적이다. 이 드라마는 지난달 일본 넷플릭스 TV 시리즈 부문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마이도나뉴스 등 일본 매체들은 최근 “이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가 궁금해서 한국어를 배우는 시청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는 극 중 한국말 대사를 일본어로 설명해주는 콘텐츠가 드라마 한 회당 최소 3~4건씩 올라오고 있다. 단순히 일본어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뜻과 맥락을 해석해 일종의 ‘한국어 수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중 많게는 15만명 이상 조회 수를 올릴 정도로 인기다.

일본 매체들은 “드라마를 매개로 한국어 공부 열풍이 부는 건 20여 년 만”이라고 분석했다. 배용준·최지우 주연의 겨울연가는 한국 방영 이듬해인 2003년부터 일본어 더빙으로 방영됐고 이때부터 30~40대와 중·장년 등을 중심으로 한국어 배우기가 유행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10~20대를 중심으로 한국어 배우기가 이어졌다. BTS 등 아이돌 가수들이 본격 진출하자, 일본의 젊은 팬들이 한국 예능 방송까지 챙겨보고 팬 미팅에 직접 참석하는 등 한국어를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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