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없는 담낭염은 더 위험··· 조기 수술 받아야 예후 좋아

김태훈 기자 2024. 2. 1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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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석 없이 발생한 무결석성 급성담낭염으로 담낭에 천공이 생겨 담즙이 복강 안으로 흐르는 상태를 표현한 모식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담석 없이 급성담낭염이 발생하면 상태가 안 좋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기에 수술을 받으면 치료 결과가 더 나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세우·이경주 교수, 외과 이정민 교수 연구팀은 담석 발생 여부에 따른 급성담낭염의 중증도와 담낭절제술의 예후를 분석한 연구를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에 게재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2년 1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급성담낭염으로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 4497명을 분석했다. 이 중 결석이 있는 결석성 담낭염 환자는 3958명(88%), 결석이 없는 무결석성 담낭염 환자는 539명(12%)이었다.

담낭은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을 저장했다가 소화가 필요할 때 배출한다. 급성담낭염은 이 담낭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경미한 증상부터 패혈증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담낭 경부 또는 담낭관을 담석이 막아서 생기는 결석성 담낭염과 담석이 없는 무결석성 담낭염으로 구분하는데 후자가 훨씬 더 위중한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선 담낭이 찢어져 구멍이 나는 비율이 1%(38명)였는데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선 5.6%(30명)로 5배 이상 높았다. 또 결석성 그룹에선 중등도인 2등급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10%(394명)였으나, 무결석성 그룹에서는 20.6%(111명)로 2배 이상이었다. 무결석성 그룹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던 중 상태가 위중해 개복수술로 전환된 비율이나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더 크게 나타났다.

상태가 위중해도 담낭절제술을 조기에 받으면 예후가 나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병원 도착 후 24시간 이내에 수술을 받으면 담낭 천공 발생률은 0.9%였는데 24시간 후에 수술을 받으면 2%로 높아졌다. 또 조기 담낭절제술을 받으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중환자실 입원 횟수와 체류기간 등에서 더 나은 경과를 보였다. 그밖에도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이 적합하지 않아 보존적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에 비해 담낭 천공 발생률과 중환자실 입원율, 담낭염에 의한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급성담낭염이 발생하면 가급적 빠르게 수술 치료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박세우 교수는 “급성담낭염으로 인한 담낭 천공은 사망률이 3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무결석성 담낭염 환자는 담낭 천공이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와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조기 수술을 통해 치료 예후를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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