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고 15년 모아야 하는 서울 집값에 10년만 숨만 쉬면 가능한 수도권으로 이사

이동준 2024. 2. 15. 12:0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이동수요 더 늘 듯”
사진=뉴시스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 인천 등 수도권으로 30만명 이상이 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접근성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집값 덕분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기준 서울에 집을 사기위해서는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말 그대로 숨만 쉬고 15.2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불가능하고 15년이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전년도 14년에서 1년이나 더 늘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보다 사정은 낫지만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 10.1년이 걸린다.

앞선 14일 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와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총 32만531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경기도로 전입한 인구는 27만9375명, 인천은 4만5942명이다.

서울을 떠난 이유는 주택 문제가 꼽힌다. 매우 높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를 시작으로 매매가에 육박하는 전세 사정 그리고 매월 수백만원에 달하는 월세 등 자금 부담이 커진 시민들이 부담은 줄이고 보다 넓은 곳에 살기 위해 탈 서울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서울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7만8981가구로 직전 3년(2018년~2020년) 12만6212가구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 입주 물량은 1만56가구로 지난해 3만136가구의 3분의 1 수준인 만큼 서울 신축 단지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신규 단지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또 광역급행철도, GTX 건설 예정지 등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었다.

지난해 경기, 인천 지역 분양 단지의 청약자 수는 총 36만8730명으로 전년 대비 약 2.93%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청약자 수가 3.41%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지난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올해 1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1만298건으로 한 달 전보다 12.7% 증가했다.

1월 계약분 실거래가 신고 기한은 이번 달 말까지로, 조사일 기준 20일 이상 남았지만 벌써 직전 달 거래량을 넘어선 것이다. 최근 분양한 개별 단지로 봐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는 앞으로도 탈 서울 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건축 자잿값, 인건비 등 인상으로 올해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다 전세 공급이 줄어 가격 상승요인이 많다는 이유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데이터의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으로 15.2배였다. PIR는 월급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서울의 PIR는 2021년 14.1배였다. PIR가 14.1배에서 15.2배로 늘었다는 것은 월급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4년에서 15년가량으로 늘었다는 뜻이다. 인천의 PIR 역시 7.1배에서 7.7배로 높아졌다. PIR가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지역은 세종(9.3배)과 경기(8.9배)였다.

수도권 PIR는 9.3배였다.지난해 수치는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10.1배)보다 다소 낮아졌다. 전국 평균 PIR는 2021년 6.7배에서 지난해 6.3배로 감소했다.

지난해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은 소폭 커졌다. 전국 기준 RIR는 16.0%(중위수 기준)로 전년(15.7%)보다 증가했다. 월 소득의 16%를 임대료로 쓴다는 뜻이다.

수도권 RIR 역시 17.8%에서 18.3%로 커졌다. 수도권의 RIR 증가는 2019년(20.0%) 이후 3년 만이다. 다만 서울의 RIR은 2020년 21.3%에서 2021년 21.6%로 커졌다가 작년에는 20.9%로 줄었다.

(이 조사는 국토부가 전국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을 통해 얻은 결과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