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가게로 찜했어! 우리 동네 착한가격업소

2024. 2. 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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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성비’라는 단어를 흔히 접할 수 있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줄임말로 가격은 싸면서도 만족도가 높은 것을 뜻한다. 물론 가격이 비쌀수록 품질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가격이 싼데 품질이 좋다면, 즉 가성비가 좋다면 소비자로서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오늘도 가성비 좋은 가게를 찾아서 부지런히 발품을 팔거나 인터넷을 검색해 본다. 

충정로역 인근에 1500원에 커피를 판매하는 착한가격업소가 있다.

최근에 집 근처 충정로역을 오가다 눈에 띄는 착한가게를 발견했다. 출입문에 크게 표시된 커피 가격이 1500원에서 2000원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대뜸 들어갔다. 

매장의 벽면에 ‘착한가격업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실내 벽면에 ‘착한가격업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에서 착한가격업소로 선정한 커피점이었다. 매장 내 테이블이 없는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점이었다. 변원상 대표가 직원까지 겸한 1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었다. 내가 즐겨 마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값만 저렴한 게 아니었다. 커피에 곁들여 먹으라고 무료로 과자를 준비해두고 있었다. 

커피점을 오픈할 당시 1500원이었던 커피 가격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변 대표가 추출한 커피를 마셔보니 커피맛이 좋았다. 변 대표에게 커피 가격이 저렴한 이유를 물었다. “지난 2015년 7월에 커피점의 문을 열었으니 햇수로 9년차에 접어들고 있어요. 처음 가게를 오픈했을 때의 커피 가격입니다. 그 가격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그때만 해도 커피 가격이 지금처럼 비싸지 않았거든요. 저희같이 저렴한 가격의 커피점이 주변에 여럿 있었어요. 지금은 저희 가게 외엔 다 문을 닫았지만요”라고 말한다. 

대표가 1인 체제로 운영하면서 인건비를 최소화한 덕분에 지금의 커피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변 대표는 “인건비와 임대료를 최대한 줄여서 커피 가격의 거품을 뺐어요. 보시다시피 직원은 저 한 명뿐이고, 가게는 비좁아서 테이블을 놓을 수도 없어요”라고 덧붙인다. 이곳에 커피점을 오픈할 당시 변 대표는 프랜차이즈 커피점이 아니다 보니 커피의 맛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이었단다. 입소문을 타고 커피점이 알려지면서 꾸준히 드나드는 단골 손님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9년간 1500원의 커피값을 유지해 오고 있는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작년부터 물가가 많이 올라서 걱정이란다.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된 커피점은 저렴하지만 맛난 커피에 무료로 과자까지 제공하고 있다.

변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커피는 장기 계약에 의해서 일정한 가격으로 구입하고 있지만, 커피를 제외한 나머지 우유 등 부자재 가격이 엄청 올라서 점점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도 당분간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했다. “제가 태어나고 성장했던 이곳에서 커피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동안 커피점을 드나드는 단골 손님도 많아졌어요. 그분들이 저희 가게에 들러서 커피 한 잔에 시름을 잊고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한다.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되면서 매장에서 쓸 부자재를 구입하도록 지원받았다.

작년 연말에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되면서 구청에서 스티커를 부착해주고 갔단다.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되면서 매장에서 쓸 부자재비를 지원받았다. 변 대표는 가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주방용 세제, 두루마리 화장지 등을 구입했다. 변 대표는 “정부에서 착한가격업소를 선정해서 지원해주니 정말 감사하죠. 다만 지원금으로 구입하는 물품이 업종별로 다양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착한가격업소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있다. 착한가격업소에서 1만 원 이상 카드로 결제하면 1회당 2000원 할인 혜택을 준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국내 9개 카드사, 여신금융협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와 ‘착한가격업소 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착한가격업소를 이용한 고객을 위해 지금 카드사별로 할인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출처=행정안전부 착한가격업소)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신한카드를 포함해 롯데, 비씨, 삼성, 우리, 하나, 현대, KB국민, NH농협 등 국내 9개 카드사로 확대된다. 각 카드사는 다음 달 이후 캐시백, 청구할인, 포인트 제공 등 다양한 형태로 혜택을 제공하게 되며, 카드사별 홈페이지·앱(APP) 등을 통해 착한가격업소 홍보를 지원한다. 지금 카드사별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으니 착한가격업소를 방문해 결제한 뒤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응모하면 된다.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된 커피점은 매장이 협소해서 테이크아웃 전용 커피점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또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착한가격업소 24개에 1개 업소당 400만 원 한도로 간판·집기 비품 교체 및 수리 등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연합회는 사업 활성화를 위한 홍보 및 신규 가맹점 발굴 등을 지원한다. 행안부와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는 착한가격업소 이용 활성화를 위해 기관 간 협력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 행정지원을 제공한다. 

서울 시내 곳곳에 착한가격업소를 알리는 안내문을 찾아볼 수 있다.

착한가격업소는 지난 2011년부터 가격은 저렴하지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정부가 지정한 우리 동네의 좋은 업소다. 행안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가격/위생/청결/친절도/공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정한다.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커피 가격을 올리지 않는 우리 동네 커피점처럼 착한가격업소가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 내 단골 커피점으로 찜해두고 전철을 이용할 적엔 꼭 이곳에 들러 커피를 주문한다. 

착한가격업소 : https://www.goodprice.go.kr/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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