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배우=죽어야 끝나는 직업, 죽을 때까지 할 것”, 연기 열정 (‘유퀴즈’)[종합]

박하영 2024. 2. 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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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하영 기자] ‘유퀴즈’ 최민식이 연기 비결은 물론, 남다른 연기 열정을 과시했다.

14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인생은 고고싱’ 특집으로 한국 영화계 레전드이자 연기의 신, 배우 최민식이 등장한 가운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이날 최민식은 BBC 선정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30위로 선정된 ‘올드보이’에 대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그는 “처음에는 원작 만화책을 봤는데 두 권 읽다가 치워버렸다. 재미가 없어서. 그런데 박찬욱 감독이랑 만났는데 둘이서 공통적으로 꽂힌 부분이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15년 간 통제한다’는 것이었다. 영화적이지 않나. 그 소재만 가져오고 다 버리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이 ‘한 달만 주면 줄거리를 각색해 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달 뒤 만나보니 기가 막히더라. 근데 한국에서 이런 작품을? 이거 누가 투자할까? 저부터도 내 검열을 하는 거다. 스스로가. 아니나 다를까 개봉하고 나서 ‘막 나가는 영화’라고 평이 쏟아졌다. 그때 박찬욱 감독이 명쾌한 답을 내놨다. ‘그럼 선배 햄릿은? 오이디푸스는? 이건 오대수의 성적 취향이 아니다. 그는 그저 복수의 피해자다. 오대수가 변태 성욕자가 아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갑시다 고고싱’ 했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올드보이’ 투자 받는 게 쉽지 않았다고. 최민식은 “결말이 있다보니 투자를 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 촬영이 중단될 뻔한 적도 많았다. 총알(돈)이 없어서”라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이날 최민식은 ‘악마를 보았다’에 대해 후유증이 심했던 작품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민식은 “그런 거에 배우들이 영향을 받는다. 극 중에서 피가 내 작업실에 낭자했다. 가짜 피지 않나. 물청소를 하는 장면에서 가짜 피인데도 구역질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게 피비린내로 느껴져서 급히 촬영을 중단하고 오바이트를 하고 돌아왔던 적도 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악마를 보았다’는 최민식의 일상 생활에서도 영향을 미쳤다고. 최민식은 “피트니스 센터 엘리베이터에서 맨날 보던 아저씨다. ‘어디 최씨야?”라고 하시더라. 순간 ‘왜 반말이지?’ 나도 모르게 엘리베이터 정지 버튼을 누르려고 하더라. 이거 큰일나겠다 싶었다. 나중에 제가 작품 끝나고 인터뷰에서 이 에피소드를 얘기했는데 그걸 어디서 보셨나 보다. 운동 끝나고 마주친 아저씨가 ‘그때 그렇게 서운했어? 나는 그냥 반가워서’라고 하더라. 그래서 ‘절대 선생님한테 그런 게 아니고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라고 했다”라고 회상했다.

‘연기의 신’ 최민식의 연기 비결은 뭘까? 최민식은 “실제만큼 리얼한 게 없다”라며 영화 ‘주먹이 운다’를 언급했다. 극 중 마지막 6라운드는 실전처럼 싸우자고 제안했다는 최민식은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해야 한다. 얼마나 운동을 잘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처절하게 이것을 헤쳐나가야 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해보자 했는데 승범이가 펀치가 안 나오더라. 그래서 몇 대로 내가 먼저 실제로 치니까 열이 훅 올라와서”라며 복싱 장면을 끌어낸 일화를 전했다.

또 최민식은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한 점으로 대본을 많이 봐야 한다며 연기 철학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과거 연극 ‘필로우맨’을 연극했던 때를 떠올리며 “한 막이 다 내 독백이었다. 근데 그때는 그래도 젊었으니까 한 번 해보자 했다가 아주 똥줄을 탔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데뷔 25년 만에 천만 배우로 이끈 영화 ‘명량’ 속 이순신 장군 역할을 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최민식은 이순신 장군에 대해 “외로움의 무게가 느껴졌다. 왕도 역적으로 몰아서 죽이려고 하지 않았나.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그 분이 저런 싸움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뭐였을까. 정말 충성 하나만으로 버텼을까? 내가 궁금하더라. 충무공으로서 영웅 이순신이 아닌 그 모진 세월을 견뎌내시면서 그렇게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인간의 모습 아니냐. 오죽하면 내가 꿈속에서라도 제발 나타나셔서 ‘왜 그렇게 싸우셨어요? 다 버렸잖아요. 장군을’ 그 느낌을 보고싶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민식은 “요즘 고민이 뭐냐”는 유재석에 “고민하면 밑도 끝도 없다. 다 공감하실텐데”라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은 “혹시 어떻냐, 형님께서는 20대의 나와 지금의 나.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이라고 물었다. 최민식은 “진짜 없다. 나이를 어디로 먹는지 진짜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다. 참 감사하게 생각하는 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지금까지 하면서 밥 벌어 먹으면서 살고 있구나. 이게 너무나 감사한 일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어떨 떄 촬영 현장에 보면 누가 등 떠밀어서 고생스러운 현장에 나온 사람 한 명도 없는데 정말 벌 떼처럼 개미 떼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자기 맡은 포지션에셔, 그게 너무 감동적이다. 그 막 소품 컨펌받으려고 뛰어다니면서 그게 부모님들이 그 모습을 봤으면 눈물 날 거다. 다 남의 집 귀한 자식들인데”라며 그런 촬영 현장을 볼 때마다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

그렇다면 최민식의 꿈은 뭘까? 이에 대해 최민식은 “꿈? 죽을 때까지 일을 하다가 신구 선생님, 이순재 선생님, 나문희 선생님, 김영옥 선생님처럼. 전 그 분들이 정말 큰 가르침을 주신다고 생각한다. 진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거. 정말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지금도 연극하시고. 그게 후배들한테는 얼마나 큰 자극이 되는데.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라며 선배들을 치켜세웠다.

또 최민식은 “그리고 우리 작업이 죽어야 끝나는 직업이다. 사람을 연구하고 세상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일인데. 사람에 대해서 답이 있냐. 이 인생에 답이 있나. 삶에 답이 있나. 그때그때 세상이 변하고 사고방식도 다르고 가치관도 달라지고 이게 졸업이 어딨나. 이걸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재밌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죽을 때까지 하는 공부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계속 배우가 그렇지 않나. 배우라고 해서 배우인가? 계속 배워나갈 거다. 점점 나이먹을수록 궁금한 게 많아진다. 그리고 만져보고 냄새 맡고 맛보고 싶은 작품도 너무 많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더 즐기고, 더 느끼면서 하고 싶다. 더 제대로”라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최민식은 “인생은 고고싱”이라는 유재석의 말에 공감하며 “들이밀어야 된다. 들이받아야 돼. 만져봐야 뜨거운지 찬지 알지. 그냥 들이밀고”라고 조언했다.

/mint1023/@osen.co.kr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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