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기회의 땅 '세종', 집값 폭락·상가 공실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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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로 가격이 큰 폭 하락한 세종특별자치시의 상가시장도 공실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해 국회 12개 위원회가 2031년까지 세종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규칙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며 외지인 투자가 늘었지만 정책 변동성의 영향으로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고점을 기록했던 세종 인구는 점점 줄어 지난해 3분기에는 전입보다 전출 인구가 더 많은 순유출이 발생해 소비 여력이 줄어 상가 공실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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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는 2019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세종의 주택가격 변동성이 전 시·도 평균 3.4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년 -14.5%였던 세종 주택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3.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도 타 지방자치단체 대비 평균 4배에 해당하는 변동성을 보였다. 이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이 이주·정착 과정에서 불규칙한 주택공급에 개발 호재에 따른 투기적 수요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급 측면에서 세종시 출범 이후 주택공급량이 일정치 않아 불확실성이 증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기관 이주가 일단락된 최근까지도 불규칙한 주택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의 경우 2010년대 중·후반 이후의 집값 상승기 외지인 투기가 급증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세종의 소규모·중대형 상가의 공실률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다.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급격히 상승하던 공실률은 여전히 높은 지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소규모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각각 15.0%와 25.7%다. 높은 상가공실률의 요인으로는 ▲초기 과도한 공급물량과 고분양가 ▲지구단위계획상의 용도 규제 ▲인구 증가세 둔화에 따른 소비여력 감소 등이 거론된다.
세종시 출범 이후 2018년까지 근린·단지내·오피스텔 상가를 중심으로 신규 물량이 대량 공급된 가운데 분양가격도 서울 수준에 근접할 만큼 높았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종의 신규상가 누적 분양물량은 인구 1명당 312개로 전국(25개), 서울(17개), 5대광역시(14개)를 크게 상회했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세종 상업업무용지는 입지별로 주요 기능과 허용 용도를 제한하고 있다. 상가공실 문제가 심각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역세권 상가는 학원·병원·업무시설만, 금강 수변 상가는 음식점·소매점·공연장만 입점을 허용한다. 2015년 고점을 기록했던 세종 인구는 점점 줄어 지난해 3분기에는 전입보다 전출 인구가 더 많은 순유출이 발생해 소비 여력이 줄어 상가 공실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은 세종 부동산 시장 특성 상 변동성이 크고 향후 수급 등에서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안정성을 우선에 둔 정책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세종 부동산 시장은 정책·금융과 장·단기 수급 측면 등에서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며 "중·장기 수급의 경우 인구증가 경로와 국회세종의사당 등 주요 지역개발 이슈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 이에 따른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간 주택량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실수요자들이 계획 하에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022년 2월 마지막 분양 이후로 현재까지 확정된 일정이 없어 2년 이상의 청약 공백기가 예상되는 등 최근 수요자들의 투자계획 설계에 어려움이 크다.
상가 공실 해소를 위해서는 상권 인프라와 제도 정비, 상업시설 공급 조절과 용도 완화 등 다양한 상권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세종시민의 역외유출 소비율(거주자의 소비액 중 타 지역 소비 비중)은 2022년 40.8%로 17개 시·도 중 가장 높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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