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5색 龍의 우두머리 ‘청룡’

서영남 국립해양박물관 학예연구실장 2024. 2. 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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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푸른 용의 해이다.

한해의 이름은 천간(天干) 10개와 지지(地支) 12개를 순서대로 조합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지지 12개는 방위를 지키는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등의 동물로서 이름이 붙여지며, 12년에 한 번씩 자기 띠에 해당하는 해가 돌아온다.

이에 따라 용의 해는 갑진甲辰(청룡) 병진丙辰(적룡) 무진戊辰(황룡) 경진庚辰(백룡) 임진壬辰(흑룡)의 순으로 육십갑자를 순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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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19> 청룡기

- 풍어·안전 기원 용왕굿 등 단골
- 어민, 가장 기운 쎈 용으로 인식
- 조선통신사·수군 깃발서도 발견

올해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푸른 용의 해이다. 한해의 이름은 천간(天干) 10개와 지지(地支) 12개를 순서대로 조합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지지 12개는 방위를 지키는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등의 동물로서 이름이 붙여지며, 12년에 한 번씩 자기 띠에 해당하는 해가 돌아온다. 그렇다면 푸른 용이라는 색깔은 어떻게 정해질까? 연도의 색깔은 10간 중 갑을(甲乙)은 청색, 병정(丙丁)은 적색, 무기(戊己)는 황색, 경신(庚辛)은 백색, 임계(壬癸)는 흑색이라는 천간이 가지고 있는 오방색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용의 해는 갑진甲辰(청룡) 병진丙辰(적룡) 무진戊辰(황룡) 경진庚辰(백룡) 임진壬辰(흑룡)의 순으로 육십갑자를 순환한다.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난 갑진년 용띠생은 60년 후 2084년이 되면 다시 갑진년으로 육십갑자를 한번 지난 회갑(回甲)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용은 예로부터 물을 다스리는 수신으로 여겨졌다. 옛사람들은 용을 용왕(龍王)으로 인격화하여 바다 밑 용궁에 살며, 물고기와 파도를 다스린다고 여겼다. 따라서 바다를 터전으로 삼은 어민들에게는 용은 중요한 신앙의 대상이었으며 해상에서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용왕굿, 용왕제를 지낸다.

이때 사용되는 용왕도에서 용왕은 주로 청룡과 함께 묘사된다. 용왕은 청룡을 타고 있기도 하고, 청룡이 용왕을 감싸면서 한 몸처럼 표현되기도 한다. 이는 청룡이 백호 현무 주작과 더불어 동서남북 네 방위를 지키는 사신 중 가장 존엄한 동쪽 방위를 지키는 신이자 오색 용들의 우두머리임으로 가장 수호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옛사람들은 해상에서 자신들의 안전과 미래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청룡을 자주 활용했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청룡기는 가로 4m, 세로 3m의 커다란 광목천에 푸른색으로 물들인 지네발로 테두리를 두르고 그 속에 청룡을 화면 가득히 그려 놓았다. 붉은 서기(瑞氣)를 길게 뿜으며 여의주를 향해 포효하는 깃발 속 청룡은 보기만 해도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큰 청룡이 포효하는 커다란 청룡기를 걸어 놓고 사람들은 용왕굿이나 용신제를 지내면서 안전한 조업과 풍어의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깃발 외에도 바다를 수호하는 청룡을 배에 직접 그려 넣어 그 배의 격과 수호 의지를 높이기도 했다. 조선시대 해상 군사훈련도인 수군조련도의 중앙 지휘선 선수에 청룡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18세기 일본인이 그린 통신사선도 배 측면에도 파도치는 물결 속에 네 개의 발톱을 날카롭게 드러내면서 길게 뻗은 청룡이 그려져 있다. 통신사선을 장식한 용의 형태는 일본인들에게 위용 있는 용두선으로 인식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선통신사선 정사기선 선수에도 청룡의 얼굴을 그린 것이 분명하다.

국립해양박물관 3층 해양관에서는 푸른 용의 얼굴이 그려진 조선통신사선과 4층 항해관에서는 수군조련도 속 청룡을 만날 수 있다. 설을 쇠는 우리에게 진정한 청룡의 해 시작은 음력설인 2월 10일부터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2024년이 시작되고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세운 계획이 잘 실천되지 않고 있다면 국립해양박물관을 방문해 청룡의 기운을 받아 새해 새로운 결의를 다져보시길 바란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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