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21% vs 삼성엔지니어링 -18%… 삼성 계열사 주가 희비 가른 요인은

유소연 기자 2024. 2. 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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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삼성 계열사株 등락률 보니
그래픽=김하경

최근 저평가된 주식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장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삼성그룹 상장 종목들도 이의 수혜를 받는 주식과 그러지 못한 주식 간 희비가 뚜렷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그룹으로 묶여 있지만, 주주 친화 정책의 차이에 따라 주가 등락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카드 등 삼성금융주와,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은 올 들어 두 자릿수 상승을 나타낸 반면, 삼성SDI와 삼성엔지니어링은 급락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 종목 22개 중 올 초 대비 지난 13일 등락률 상위 1~6위는 삼성물산우B(21.79%), 삼성화재(21.29%), 삼성물산(20.62%) 삼성생명(20.41%), 삼성화재우(17.37%), 삼성카드(11.9%)였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18.45%), 삼성SDI(-17.16%), 삼성전자(-4.2%) 등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기업 밸류업(가치 상승)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의 가치 상승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1배 미만이면 회사의 시장가치가 장부상 가치만큼도 안 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PBR을 높이려면 배당 확대 등으로 분모인 자산을 줄이거나,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분자인 주가를 높여야 한다. 이에 PBR이 1배 미만인 저PBR주를 중심으로 강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저PBR주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김하경

◇주가 뛰는 삼성 금융주

금융업이 대표적인 저(低)PBR 수혜 종목으로 분류되면서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주가도 뛰었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삼성증권은 최근 5년간 PBR이 한 번도 1배를 넘긴 적이 없다. 삼성화재의 PBR은 1.07배로 1배를 조금 웃돌기는 한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경우엔 보험업계 순이익 기준 1위라는 게 더 부각되고 있다.

지난 8일 삼성생명 주가가 하루 만에 10%대 급등하며 4년 만에 최고 오름폭을 보이는 등 최근 급등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13일 3거래일 만에 주가가 7%대 뛰었고, 같은 기간 삼성카드도 6% 급등했다.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자사주 약 910만주를 정부 정책에 맞춰 소각할 가능성이 부각되며 주가가 올랐다.

이에 삼성그룹 계열사 종목을 담고 있는 ‘ACE 삼성그룹동일가중’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13일 1만7525원에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ETF는 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화재·삼성카드 등을 상위 1~4위로 약 7%씩 담고 있다.

◇주가 운명 가른 주주 환원책

그룹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도 PBR이 작년 4분기 말 기준 0.75배 수준으로, 저PBR 종목으로 꼽힌다. 올 들어 20%대 상승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달 31일 7676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시하면서 13만원을 밑돌던 주가가 15만원을 넘겼다. 보통주보다 배당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물산 우선주의 경우 삼성그룹주 중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올 들어 18.45% 떨어져 삼성그룹 중 올해 하락률이 가장 컸다.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달 30일에만 주가가 7%대 빠지며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순현금이 24% 감소하면서 주주 환원 계획 발표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엔지니어링의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삼성SDI도 작년 4분기 실적 악화에, 올 들어 이차전지 업계 전반이 고전하면서 연초 대비 주가가 17%나 빠졌다.

삼성전자는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주주 친화 정책을 쓰고 있지만, 올 들어 4%대 하락하며 ‘8만전자(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에 좀처럼 이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주가 낙폭이 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I, 삼성전자 모두 PBR이 1배가 넘어 최근 시장의 관심사인 ‘저평가 프리미엄’을 받지 못했다.

증시 관계자는 “삼성그룹 내에서도 PBR이 낮으면서 자사주 소각 여력이 있는 종목 위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며 “같은 그룹사여도 회사별로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배당 정책 등을 잘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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