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 출신 윤순봉 “애플 스마트폰 이어 삼성이 와이즈폰 시대 열어”

임경업 기자 2024. 2. 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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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봉이 밝히는 ‘AI폰의 미래’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의 본인 서재에서 윤순봉 전 삼성서울병원 사장이 AI 폰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AI가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해주는 '와이즈폰'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는 기존의 스마트폰이 아니라 ‘와이즈폰(wise phone)’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윤순봉(68) 전 삼성서울병원 사장은 “갤럭시 S24에서는 AI가 사용자가 원하는 액팅(acting·행동)을 한다”며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열린 셈”이라고 했다. 윤 전 사장은 1979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그룹 비서실에서 고(故) 이병철 전 회장과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을 보좌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장, 삼성그룹 브랜드전략 부사장을 거쳐 2009년부터 삼성석유화학 사장,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을 역임했고 2019년 삼성그룹을 떠났다. 그는 2020년부터 ‘윤순봉의 서재’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IT·과학·역사·외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식견을 전달하고 있다. 윤 전 사장은 “커뮤니케이션 기기의 역사에서 모토로라가 최초 휴대폰을 만들었고, 애플이 스마트폰의 개념을 제시했다면, 삼성전자는 AI폰의 첫발을 디뎠다”며 " “AI폰이 기존 전자 산업의 구도와 우리의 일상을 통째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는 스마트폰과 AI폰의 가장 큰 차이를 ‘아는 것(스마트폰)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와이즈폰)’이라고 했다. 기존 스마트폰은 정보·지식만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검색어를 입력해야 했지만, AI폰에서는 AI가 지시에 따라 스스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지식’과 ‘지혜’의 차이”라고 했다. “10년 전부터 지혜를 탑재한 ‘와이즈폰’의 시대가 온다고 했었는데, AI의 발전으로 그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윤 전 사장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AI가 막대한 해외시장을 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 기능이 실시간 통역 기능이다. 그는 “한국어를 비롯해 ‘주어+목적어+동사’ 어순 언어를 쓰는 인구가 세계의 45%”라며 “이들은 라틴어 기반(영어와 같은 주어+동사+목적어 어순) 언어를 배우는 장벽이 높아 AI 통역 기능이 굉장히 유용하다”고 했다. 통신망 인프라가 부실한 국가에선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 통역이 가능한 기기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AI 하드웨어 시장에 대해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완전한 개인 맞춤형 AI 기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서버와 기기 간 자유자재로 통신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필요하고, 이 기술을 구현하는 제품이 온디바이스 AI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AI를 하드웨어에 구현한 제조 업체가 미래 AI 시장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하드웨어 제조 업체의 핵심은 곳곳에 깔린 기술을 기능으로 구현하고, 소비자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가격에 완제품을 제시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윤 전 사장은 AI폰 이후 미래 폰은 ‘사일런트 폰(silent phone)’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말이나 문자를 통하지 않고도 뇌파를 전기신호로 바꿔 소통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며 “이 기술 탑재가 본격화되는 10년 정도 뒤면 소리나 화면이 없이도 서로 생각하는 바를 소통할 수 있는 기기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래 기술 시장 패권을 잡기 위해선 담대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미래 기술 콘셉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참 잘했던 것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한 것입니다. 이미 있던 기술을 잘 조합했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잘 설명했어요. 와이즈폰의 시대가 온 가운데, 한국이 이 기술과 콘셉트를 더 공격적으로 세계시장에 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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