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자M] 차곡차곡 부은 청년희망적금, 만기 됐는데 출금이 안 돼요

2024. 2. 1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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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자M 김태형입니다.

오늘 짚어볼 내용은 '청년희망적금, 만기 됐는데 못 꺼내요'입니다.

2년 전 출시된 정책금융상품이죠,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2년간 꼬박꼬박 저축하면 연 1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적금입니다.

그런데요, 어느새 2년이 지나 만기가 다가왔는데 힘들게 부은 적금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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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 씨, 2년 전부터 매달 50만 원씩 넣은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다 돼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려 했는데,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부은 돈은 1,300만 원가량인데, 하루에 30만 원 밖에 출금할 수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20대 직장인 A 씨 - "이제 만기일이 다가오는데 이거를 다른 데로 한 번에 빼지 못하는 상황이 있어서, (이체한도가) 요즘 물가나 이런 거에 비해 너무 많이 낮은 거 같고…."

알고 보니 '한도제한계좌'였기 때문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심각해지면서 2015년부터는 새롭게 계좌를 만들면, 일정 기간 인출과 이체 한도가 제한되는 겁니다.

방법을 찾다 은행에 직접 찾아갔지만, 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20대 직장인 A 씨 - "마이너스 통장을 만든다든가 아니면 영업점 갔을 때도 직원분이 신용카드를 만들면 바로 해지가 된다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런 방법은 이용하기 싫어서…."

한도제한 해제를 구실로 사실상 카드나 대출 영업을 하는 이른바 '꺾기'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한도제한을 풀려고 필요하지도 않은 마이너스통장을 실제로 만든 사례도 있습니다.

▶ 인터뷰 : 30대 직장인 B 씨 - "자사 대출을 이용하면 바로 또 풀리는 거에 대해서는 좀 허탈한 마음이 들었고요. (은행 앱에) 챗봇 같은 안내 메시지가 떠서 한도제한 풀기 메뉴가 있긴 한데 막상 눌러보면 지점 방문을 하라는…."

인터넷상에서는 월세나 공과금 내듯 자동이체를 등록하는 방식 등 한도 제한을 풀 수 있는 대안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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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한도제한계좌 해제 방법입니다.

직접 은행을 찾아가 재직증명서 등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렇게 해도 온라인 이체한도가 3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올라갈 뿐 다 풀리지 않습니다.

모두 해제하려면 은행을 방문해 9개월 이상 급여를 이체한 내역 등을 증명해야 합니다.

2년 적금 부은 이력이 있는 사람도 이렇게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단번에 해결된다는 얘깁니다.

다른 은행은 어떨까요?

기업은행은 앱으로 재직정보 확인을 위한 정보조회와 제공 동의만 클릭하면 해제할 수 있었고요.

다른 시중은행들도 까다롭긴 하지만,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앱으로 비대면 해제가 가능했습니다.

신한은행은 고객과 은행 간 신뢰를 확인하는 수단일 뿐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소비자 편익을 위해 다른 은행처럼 앱으로도 한도 제한을 푸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악용해 은행들이 대출과 신용카드 영업을 한다면, 이는 주객이 전도되는 거겠죠.

지금까지 경제기자M 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 현기혁VJ, 신성호 VJ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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