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도 싼데 AS도 훌륭” 엄마들 사로잡았다…심상치 않은 중국산 청소기·TV 안방 침투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4. 2. 1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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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업체 TCL이 올해 초 열린 ‘CES2024’에서 선보인 163인치 마이크로 LED TV. [사진= 방영덕 기자]
서울 강서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A(남·33)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 장바구니 안에 담아뒀던 중국산 로봇청소기를 결국 구매했다. 국내 제품 중에서도 먼지 흡입과 물청소가 다 되는 로봇청소기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가 없어서다.

A씨는 “원래 가전제품을 살 때면 성능은 물론 가격 등을 꼼꼼히 따지는 편인데 로봇청소기는 중국 제품의 성능이 월등히 뛰어났다”며 “심지어 가격도 국산보다 비싼 150만원대였으나 값어치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 동안 보조배터리와 같은 값싼 소품으로 소구했던 중국 가전업체의 공세가 수십 수백만원대에 이르는 로봇청소기, TV등 프리미엄 가전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을 들이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 등에서도 중국이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프리미엄 제품을 두고 향후 안방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LG 누른 중국산 로봇청소기
로보락의 S8 Pro 울트라 로봇청소기. [사진출처 = 로보락 홈페이지]
1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국에 들어온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은 2년만에 한국시장을 접수, 당당히 1위 업체가 돼 이를 유지하고 있다.

제품 가격도 최상위 라인이 120만원대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보다 비싼 150만원대이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먼지 흡입 기능과 물걸레 청소 기능이 함께 장착돼 있고 청소를 마치면 걸레를 세척·건조하는 첨단 기능 역시 한 제품 안에서 모두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판매해왔던 로보락 제품들은 이제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에도 속속 입점하는 모습이다.

로보락 이외에 에코백스, 드리미와 같은 중국산 로봇청소기도 안방 시장에서 점점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진공청소기 수입에서 중국은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지난해 수입된 전체 진공청소기의 63%, 로봇청소기의 91%가 중국산으로 집계됐다.

국산보다 절반 저렴한 TV 공세도 거세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참가한 중국업체 TCL의 전시부스 모습. [사진= 방영덕 기자]
TV를 중심으로 중국산 제품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중국업체 TCL의 TV가 대표적이다. 그 동안 코스트코에서만 판매해오던 TCL TV를 쿠팡이 지난 2022년부터 판매해 오며 빠르게 중저가 TV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국내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고가의 대형 TV를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1인 가구가 늘고 게임, OTT, 홈트 등의 용도로 세컨드 TV를 구매하려는 고객층이 확대되면서 가성비가 뛰어난 중국 TV 수요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산 TV 구매를 하는 이유는 가성비 측면이 크다.

예를 들어 현재 쿠팡에서 판매 중인 TCL의 4K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65인치 TV 가격은 83만1900원이다. 여기에 와우쿠폰 적용하면 5% 할인을 받아 78만9450원에 살 수 있다.

반면 같은 쿠팡에서 파는 LG전자의 울트라 HD TV 65인치 TV 가격은 169만원, 22% 할인을 받아도 131만원이다. 4K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65인치의 경우 217만원대이다.

거거익선 트렌드에 따라 85인치나 90인치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려고 할때도 중국 제품의 가격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쿠팡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K QLED 85인치 TV 제품의 가격은 235만~271만원대인 반면 같은 사양의 TCL 제품은 176만원대로 삼성전자 제품 대비 33~54% 가량 저렴하다.

특히 쿠팡의 로켓설치를 이용하면 배송은 물론 제품 설치까지 해주며, 외주업체를 고용해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중국산 품질 회의론을 많이 누그러뜨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가전업체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깊어지면서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중국산 가전업체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국내 가전업체들이 로봇청소기에서 보듯 중저가 제품 판매는 뒷전인 동안 중국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해 프리미엄 제품으로까지 외연을 확대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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