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어렵지만"…LX세미콘, 미등기임원인 회장 급여는?

유희석 기자 2024. 2. 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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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X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LX세미콘의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놓고, 고액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기준 LX세미콘 일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8800만원으로 구 회장 보수의 20분의 1에 그친다.

LX그룹 측은 "구 회장이 LX홀딩스와 LX세미콘을 수시로 오가며 실질적인 최고 경영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등기 임원으로 등록만 해놓고 보수만 챙기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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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회장 LX세미콘 미등기 임원
LX세미콘 지분 없고, 간접 지배 중
일반 직원 평균의 20배 보수 받아
이사회 절반 최측근 인사로 구성
"구 회장, 반도체 업계 전문성 있어"
"수시로 오가며 실질적인 역할 중"
[사진=뉴시스]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LX그룹 제공) 2021.08.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LX세미콘의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놓고, 고액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 회장은 LX세미콘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지주회사인 LX홀딩스를 통해 간접 지배하고 있다. 이 같은 미등기 임원 체제로 고액 연봉을 받는 것은 경영 전반에 걸쳐 권한과 혜택은 누리면서 법적 책임은 피하려 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2022년 LX세미콘에서 17억2200만원을 보수로 챙겼다. 이 보수를 지급하는 이유로 LX세미콘 측은 '경영 전반에 대한 업무'라고 적시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은 LX세미콘으로부터 급여 10억9500만원, 상여 6억2700만원을 받는다.

구 회장은 지난해에도 급여 명목으로 LX세미콘으로부터 10억원 넘게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업보고서 상에 확인 가능한 지난해 상반기 급여만 6억51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급여는 5억5900만원, 업무 성과에 따른 상여금은 9200만원이었다.

일부에선 직원이나 임원 급여와 비교해 볼 때 미등기 임원인 구 회장의 보수는 상당한 고액이라고 본다.

2022년 기준 LX세미콘 일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8800만원으로 구 회장 보수의 20분의 1에 그친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구 회장은 일반 직원의 17배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

LX그룹은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의 보수를 이사회에서 정한 규정과 성과 평가 등으로 책정한다. 하지만 이사회가 그룹 총수나 최고 경영진의 고액 보수를 견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LX세미콘 이사회는 지난해 소속 이사 중 절반이 손보익 전 대표이사, 김훈 최고재무책임자(CFO), 노진서 LX홀딩스 대표이사 등 구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드러났다.

구 회장이 고액의 보수를 받는 동안 LX세미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연결 기준 LX세미콘 매출액은 1조9014억원으로 전년대비 10.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8.5% 급감한 1290억원에 머물렀다. 순이익도 56.7% 줄어든 101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6월 주당 12만원을 웃돌던 LX세미콘 주가는 이달 현재 7만8000원대로 40% 정도 하락한 상태다. 올해 주당 1800원의 현금배당을 주기로 했지만, 시가 배당률은 2.04%에 그친다. 그나마 구 회장 일가가 40% 이상 지분을 가진 LX홀딩스 배당률(3.8%)과 비교하면 훨씬 낮다.

업계 관계자는 "미등기 회장은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보수도 많이 받지만 사실상 법적 책임은 적어서 자유로운 직위"라며 "여러 계열사에 회장을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해놓고 월등히 높은 급여를 주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X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의 전문성을 이유로 정당한 지급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진의 보수와 관련된 기준과 사유는 사업보고서에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구 회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경영자로 LX세미콘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LX그룹 측은 "구 회장이 LX홀딩스와 LX세미콘을 수시로 오가며 실질적인 최고 경영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등기 임원으로 등록만 해놓고 보수만 챙기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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