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연봉 주고라도 빨리 털어야" 19년차 축구기자의 분노

이가혁 기자 2024. 2. 1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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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게임모델도 컨셉도 없었다"
"직전 팀에서도 무책임하게 팀 떠난 전력"
"절차 무시하고 데려온 정몽규 회장도 책임져야"
"축협, 클린스만 유임 논리 만들고 싶어하는 분위기"
"클린스만 물러나면 정몽규 회장 4선 빨간불"
"다음달 월드컵 예선전은 대행체제 가능...충분한 시간 갖고 새 감독 뽑아야"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서호정 풋볼리스트 기자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 이가혁〉 축구 전문 매체 풋볼리스트에 서호정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서 기자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세요?

◆ 서호정〉 네 안녕하세요.

◇ 이가혁〉 이른 아침에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을 넘어서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 대한 비판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 서호정〉 단순히 결과만 놓고 보면 2019년 벤투 감독 시절 치렀던 아시안컵 결과 8강보다는 낫습니다. 그런데 과연 토너먼트에서 한 계단 더 올라간 것으로 우리 대표팀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 또 대표팀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비전을 봤다 할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거기에 수긍할 축구팬 국민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거센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 이가혁〉 네

◆ 서호정〉 클린스만 감독의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최근에 축구에서 감독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첫 번째 단계로 '게임 모델'이라는 표현, 게임 모델이 얼마나 명확한지에 대한 논의를 합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전술 시스템 전략 이렇게 얘기했는데 지금은 게임 모델이거든요. 게임 모델은 무엇인가라고 하면은 감독이 이 전술을 조직화하는 데 있어서 도입하는 원칙, 논리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얘기하는 건데요. 이게 이제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들이 의사결정을 통해서 상호작용하고 전술로 발현되고 이기는 방식을 이제 전략으로 승화하는 건데 그러니까 팀이 이제 하나의 훈련 세션을 하고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경기를 준비해서 실전에서 승리하기까지의 과정에는 감독이 설정한 명확한 방향성의 게임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이 게임 모델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시안컵 지금 24개국이 참가했는데 게임 모델이 보이지 않는 국가를 한 세 손가락 정도 꼽을 정도예요. 이제 아시아 축구도 다 그런 개념을 안고 A매치와 대회를 준비하는데 아시아의 전통적인 강호고 이번 대회에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한국이 정작 그게 없었습니다. 근데 반대로 그러면 게임 컨셉, 경기당 컨셉은 있었나? 있긴 했죠. 근데 다 헛다리 짚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들고 나왔던 백스리 전술이었습니다. 우리가 상대를 지나치게 의식해서 그전까지는 한 번도 가동하지 않았던 백스리 전술로 오히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날 사우디전 전반 보면 우리가 굉장히 답답한 경기를 했습니다.

◇ 이가혁〉 맞아요.

◆ 서호정〉 그리고 후반 초반에 실점을 했죠. 그러니까 부랴부랴 원래 우리 플랜으로 돌아와서 경기를 치렀고 그제서야 이제 경기 막바지에 동점골이 나오고 승부차기 가서 승리할 수 있었고요. 요르단과의 4강전도 보시면 잘못된 분석과 그에 따른 콘셉트 설정 대응으로 완전히 망친 경기였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대회에 들어서 처음으로 중앙 미드필더 3명을 배치했어요. 그거는 이제 요르단을 상대로 우리가 확실하게 경기를 지배하면서 공격 위주의 양상으로 갈 거라고 자신했던 그런 판단 때문인데 하지만 반대로 경기가 어떻게 됐습니까? 포백 앞에 배치한 미드필더 박용우 선수가 상대의 의도된 압박에 계속 걸리면서 실수를 했고 거기서 무너지면서 우리가 허무하게 패했죠. 그러니까 대표팀 감독은 이런 대회에 들어가면 일타 강사가 돼야 하고 빠르게 진단을 내려서 처방까지 해주는 의사가 돼야 합니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 내리는 처방과 짚어낸 핵심이 다 오진이었고 오판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멤버들이라는 이번 대표팀이 대회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원인이 됐으니까 그럼 결론이 뭐겠습니까? 클린스만 감독으로는 더는 갈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죠.

◇ 이가혁〉 말씀을 종합해보면 감독으로서 해야 할 본분을 제대로 못 했으니까 그에 대한 평가가 당연히 필요하고, 그러니까 물러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렇게 지금 분석을 하시는 거고요. 게임 모델이랄 게 딱히 없었고 그리고 경기 도중이라도 일타 강사가 돼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이렇게 좀 요약이 될 것 같습니다. 서 기자님, 지금 과거 경기 복기하시면서 화 나신 건 아니죠?

◆ 서호정〉 지금 제가 화가 났는데요. 여기서 더 화가 나는 게 뭐냐면, 이 문제가 과연 클린스만 감독에게만 있느냐? 그렇지도 않아요. 왜냐?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국제적으로 외면을 받고 있던 지도자입니다. 선수로는 아주 훌륭했죠. 근데 독일 대표팀, 바이에른 뮌헨, 미국 대표팀 감독 거치면서 지도자로서는 계속 하향세를 탔고 지금 우리 대표팀에서 불거지는 문제들이 있지 않습니까? 전술과 전략이 빈곤하고 게임 모델이 없고 거기다가 워크에틱 문제 이런 논란들이 발생할 때 보면 무책임한 대응들.

◇ 이가혁〉 워크에틱이라면 '직업 윤리'라고 하면 되겠죠.

◆ 서호정〉 왜냐하면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상주하지 않고 계속 화상 원격 조정으로 대표팀을 운영해 왔었어요. A매치 경기가 있을 때 일주일 전에 한국으로 들어왔단 말이에요. 근데 이거를 이전에도 일관되게 보여줬던 지도자예요. 결정적으로 한국으로 오기 전 마지막 커리어였던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에서는 부임하고 76일 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사의를 표명하고 무책임하게 팀을 떠났습니다. 이게 축구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던 사건이거든요.

◇ 이가혁〉 아 그렇군요.

◆ 서호정〉 사실상 저는 그게 감독으로서의 은퇴를 의미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후 2년 동안 찾는 곳이 없던 클린스만 감독을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 사령탑에 앉힌 겁니다. 그 과정도 우리가 감독 선임 기구가 있거든요. 전력강화위원회라고 하는 거기에 선임 프로세스가 있을 거 아닙니까? 그걸 제대로 거치지 않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독단으로 선택했습니다. 시스템과 프로세스라는 게 결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존재하는 거잖아요. 성공과 실패라는 건 항상 50대 50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지금 우리 대표팀에 펩 과르디올라, 위르겐 클롭 이런 세계 최정상의 감독을 데려놔도 우리 대표팀이 100% 성공한다? 월드컵 나가서 무조건 16강 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어떤 프로세스상에서의 다면적 평가와 기준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이런 감독의 장단점 분석하고 그게 우리 대표팀이 지향하는 바와 부합하느냐 거기에 맞게 선임을 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이제 50대 50에서 60대 40, 70대 30 이렇게 점점 높아질 수가 있는 거잖아요. 근데 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깡그리 무시하고 선임한 결과가 결국 한국 축구에 심각한 리스크를 초래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까지가 이번 클린스만 감독 사태의 진짜 종결 지점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 이가혁〉 그럼 제가 좀 직접적으로 여쭙겠습니다. 정몽규 축협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이른바 분데스리가에서 그렇게 프로페셔널 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그 감독을 우리 축구대표팀으로 사실상 절차를 무시하고 데리고 왔으니, 그럼 이번 책임의 끝에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사퇴까지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서호정〉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정몽규 회장이 진정성 있는 사과,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분명히 시스템을 다시 정착시키고 그것에 대한 프로세스를 거쳐가지고 선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그냥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은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고 다른 새로운 감독을 데려와도 저는 결국 제2, 제3의 클린스만이 탄생한다고 봐요. 그렇게 될 거라면은 사실 정몽규 회장에게는 더 이상 대한축구협회의 전체적인 이 지휘봉을 맡기기가 어렵다고 판단이 될 수밖에 없어요.

◇ 이가혁〉 그렇군요. 다시 클린스만 감독으로 돌아오면, 그러면 지금 클린스만 감독이 빠르면 내일 회의에서, 미국에서 원격으로 접속한다고 하는데, 결론이 나서 내일 사퇴를 할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시점을 예상해 보신다면 어느 정도로 예상이 되십니까?

◆ 서호정〉 저는 그래요. 그러니까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사실 공은 적고 과가 많은데 공과를 평가하는 자리에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들어와 있다. 얼마나 그 전력강화위원들이 확실하게, 강도 높게, 그리고 솔직하게 평가를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사실은 클린스만 감독은 리포트만 제공했었어야 된다고 봐요. 왜 이번 아시안컵에서 자신이 이런 결정을 내렸고 판단을 선택을 했는지, 거기에 대한 리포트만 제공하고 그 리포트를 갖고 전력강화위원들이 정말 필터링 없이, 가감 없는 그런 토론을 해야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가 나온다고 보는데, 저는 내일 전력강화위원회에도 클린스만 감독이 지금 낀다는 것 자체가 약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든다고 보거든요. 지금 보면 어제 협회 임원회의에서도 협회 부회장이나 본부장들이 자유 토론을 해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 우세론을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도 여전히 제가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협회에서는 명분이 부족하다, 유임 논리를 조금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클린스만 감독의 존재에는 이 연장선을 보면 정몽규 회장이 지금 축구협회장을 3선째 하고 있거든요. 원래 대한민국 체육 단체장은 재선까지만 가능합니다. 원칙적으로는. 3선, 4선이 가능한 경우에는 해당 종목에 대한 특별 공로를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정받아서 선거에 나올 수가 있는 거거든요. 어떤 특별 공로를 인정받기 위해서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했고 그걸 위해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을 했는데 지금 아시안컵 우승 실패했잖아요.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은 사회 전 영역에서 지금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이게 클린스만 감독이 당연히 물러나야 되는 분위기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면 지금 가장 타격을 입는 게 누굽니까?

◇ 이가혁〉 정몽규 회장.

◆ 서호정〉 정몽규 회장이 4선에 빨간불이 켜지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그 부분 때문에 계속 지금 판단을 유보하고 있고 유임을 위한 논리를 짜내고 있을 거라고 충분히 추측됩니다. 지금까지 축구협회하고 정몽규 회장이 해왔던 모습들을 본다면 아마 지금 그런 분위기일 거라서 내일 전력강화위원회가 끝나고도 빠르게 어떤 결론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아요.

◇ 이가혁〉 그래서 오늘 새벽에 YTN 보도가 '정몽규 회장 결단만 남았다'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면 그게 맞는 말일 수도 있겠네요.

◆ 서호정〉 그게 전부예요. 사실은 그게 시작이자 전부입니다. 아무리 임원회의,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논의를 해서 클린스만 감독을 이제는 경질해야 됩니다라고 의견을 제시해도 정몽규 회장이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루어질 수가 없어요. 감독 경질이라는 거는 어렵지만은 동시에 상당히 쉬운 부분인데 우리가 유럽 축구를 봐도 굉장히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지 않습니까? 이번 시즌만 해도 주제 무리뉴, 뤼디 가르시아, 로랑 블랑 등 좋은 커리어 지닌 감독들이 다 경질됐어요. 이게 어려운 결정이 쉬운 결정이 되려고 하면 이제 경제적 여유가 필요한데 조금 전에도 얘기해 주셨지만 잔여 임기에 대한 보상이 일단은 전제가 돼야 되거든요.

◇ 이가혁〉 네.

◆ 서호정〉 이 보상 부분이 일단은 막혀 있습니다. 지금 대한축구협회가 올해 예산이 1800억이 넘습니다. 대한민국 체육단체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쓰는 곳인데 근데 이 1800억 중 상당 부분이 지금 천안에 건립되고 있는 축구종합센터 건립에 투자가 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까 얘기해 주신 클린스만 감독 70억, 코치진까지 포함해서 90억~100억 이 돈이 지금 단기적으로 협회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는데 근데 이런 생각도 우리가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은 이 비용이 부담스러워도 앞으로 우리 대표팀이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잃게 될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이 비용이 저렴할 수도 있다. 그거를 정몽규 회장이 좀 생각해 봐야 합니다.

◇ 이가혁〉 잔여 연봉 보상 이런 액수가 많게는 100억 이렇게 하더라도 지금 그걸 주고 털고 가는 게 오히려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서 기자님의 의견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을 좀 하면서 마무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두 가지 질문 남았는데요. 첫 번째는 사퇴는 사실상 확정이 됐고 시점이 문제다라고 보셨으니까, 클린스만이 사퇴를 한다면 그 이후에 감독은 누가 올 것이며 절차가 이번에는 좀 절차대로 진행이 될까요?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 서호정〉 반면교사 해야죠.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서 나왔던 모든 문제는 정반대로 가야 합니다. 그거를 하는 게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이번 사태의 종결 지점에 있는 저희가 바라는 모습일 거고 팬들이나 언론에서는 이제 클린스만 감독 경질이 확정되면 누가 선임될 것인지 고민이 많이 될 텐데.

◇ 이가혁〉 국내파에도 좋은 사람 많은데 왜 외국인을 데리고 오냐 이런 말도 있고요.

◆ 서호정〉 사실 그게 가장 좀 자극적이고 귀가 솔깃해지는 내용이죠. 근데 전임 벤투 감독 때 우리가 잘 선임해가지고 또 4년 동안 좋은 결과를 보지 않았습니까? 그 선임을 이끌었었던 김판곤 전 감독선임위원장, 지금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인데,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본인이 볼 때는 벤투 감독은 전 세계 기준으로는 스탠더드 수준의 감독이다. 그러니까 우리 선수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들을 갖고 있는 그게 스탠더드 감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감독은 전 세계에 수백 명 있습니다. 그중에서 우리가 현실적인 어떤 비용적인 부분, 그리고 이 감독이 갖고 있는 장점, 이런 부분을 깊숙하게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클린스만 감독처럼 이 사람이 유명하니까, 그리고 매니지먼트가 되니까, 그런 뻔한 논리로만 데리고 오면 안 되고, 정확히 이 감독 어떤 게임 모델을 갖고 있고 그동안 커리어에서 그게 일관되게 지속이 됐는지, 그리고 그게 우리 대표팀 그리고 축구협회의 철학과 부합하는지,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니까 저는 감독 선임은 오히려 신중하고 천천히 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 사이 기간에는 물론 당장 다음 달에 우리가 태국과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치르는 월드컵 2차에서는 경기가 있습니다. 이것도 시급하죠. 근데 이거는 제가 볼 때는 감독 대행 체제로라도 넘어갈 수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이미 11월에 싱가포르와 중국 상대로 2연승을 했기 때문에 아주 시급하게 위급한 문제는 아닙니다. 근데 만일 예를 들어서 이게 급하다고 해가지고 국내 감독을 빨리 선임하겠다? 그러면 결국 또 프로세스 건너뛰고 패싱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클린스만 감독 선임 사퇴를 하고 경질시키면 정확하게 우리가 뭐가 문제였는지 돌아보는 자성의 시간 목소리를 축구협회하고 정몽규 회장이 내주고 그거에 맞게 제대로 된 시스템으로 감독 선임을 해야 합니다. 저는 오히려 여름이 되면은 좋은 외국인 감독들이 많이 쏟아질 겁니다. 시즌이 끝나면 항상 좋은 감독들이 나와요. 그중에서 약간 스크래치가 난 감독들, 그러니까 유럽 중심에서는 외면을 조금씩 받는 그런 감독들. 그런데 한국에 와서 재기할 수 있을 것 같은 감독. 사실 2002년에 거스 히딩크 감독도 그런 상황으로 한국에 왔었던 거거든요.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호기롭게 들어갔지만 거기서 실패를 했고 그 뒤에 레알 베티스에도 실패를 하면서 스크래치가 난 상황에서 히딩크 감독이 '그럼 내가 월드컵 개최국으로 와서 한번 멋지게 재기해 보겠다' 이런 의욕을 갖고 왔던 감독이고, 벤투 감독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서 실패했지만 이 사람이 좋은 것을 갖고 있다고 협회가 판단했기 때문에 들어왔어요. 그런 유형의 외국인 감독을 제가 볼 때는 6월부터면 충분히 접촉할 수 있습니다. 그전에는 우리가 사전 준비 작업을 해서 6~7월에 바로 접촉해서 선임한다고 하면 좋은 선택지를 가지고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가혁〉 마지막 질문은 짧게 답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6~7월 정도라고 말씀하셨으니까. 다음 달 북중미 월드컵 2차 태국과 2연전이 있잖아요. 물론 태국이 우리나라보다 열세인 국가인 건 분명하지만, 월드컵 준비 다음 달 경기부터 해서 차질은 없을까요?

◆ 서호정〉 태국이 분명히 예전보다도 이제 우리와의 격차를 많이 좁혀왔고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모습 보였죠. 부담되긴 하는데 앞서 얘기 드렸지만 11월에 우리가 싱가포르, 중국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면서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승점을 확보해 놓은 상황입니다. 이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해도 우리가 조 1위를 이어가는 데 있어서 큰 위협은 되지 않아요. 저는 그렇다고 하면은 저 두 경기에 쫓겨서 또 앞으로의 2년 6개월을 그르치는 선택을 하지 말고 차분하게 조금 볼 필요가 있고 저 두 경기는 어떤 '감독 대행 체제'로서 좀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는, 저는 우리 선수들이 그 정도 역량과 집중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감독 체제에서도 위기를 넘긴 그런 부분을 좀 믿고 제대로 된 감독 선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가혁〉 다음 달 태국과의 예선전은 감독대행 체제로 가더라도, 빨리 클린스만 감독과는 일단 결별을 하고 더 장기적으로 발전될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하는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축구 전문 매체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와 함께 지금 현 상황을 분석해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서호정〉 감사합니다.


〈뉴스들어가혁!〉은 JTBC news 유튜브를 통해 평일 아침 8시 생방송으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될 핵심 이슈를 이가혁 기자가 더 쉽게, 더 친숙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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