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에 올리브유 2개가 회사 설 선물…“저도 울었어요”

이승준 기자 2024. 2. 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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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 올해 설에 회사로부터 받은 '최악의 설 명절 선물'로 인증한 것들 중 일부다.

중소기업을 주요 콘텐츠로 삼는 유튜브 채널이 직장인들로부터 자신이 받은 설 명절 선물을 제보받아 사연과 함께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소기업 직장인들이 이번 설에 무슨 선물을 받았는지 사연과 제보를 받아 공개했다.

사연을 보낸 이들이 대부분 매출 규모가 작은 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이 많아 큰 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 선물 가격이 저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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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 올해 설에 회사로부터 받은 ‘최악의 설 명절 선물’을 제보한 유튜브 영상. 한 직장인이 종이봉투에 올리브유 2개를 받았다고 제보했다. 유튜브 ‘이과장’ 갈무리

비닐봉지에 담긴 사과 2개, 졸음방지 껌, 치약 3개, 햄버거, 올리브유 2개…

직장인들이 올해 설에 회사로부터 받은 ‘최악의 설 명절 선물’로 인증한 것들 중 일부다. 중소기업을 주요 콘텐츠로 삼는 유튜브 채널이 직장인들로부터 자신이 받은 설 명절 선물을 제보받아 사연과 함께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악의 선물’을 받은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들이 영상을 보며 ‘공감된다’ ‘서글프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 생활과 처우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이과장’은 지난 12일 ‘중소기업 명절 선물 대회(2024 설날)’라는 영상을 올렸다. 중소기업 직장인들이 이번 설에 무슨 선물을 받았는지 사연과 제보를 받아 공개했다.

직장인들이 올해 설에 회사로부터 받은 ‘최악의 설 명절 선물’을 제보한 유튜브 영상. 한 직장인이 사과 2개를 받았다고 제보했다. 유튜브 ‘이과장’ 갈무리

채널 운영자인 ‘이과장’이 “그냥 남들은 명절에 어떤 선물을 받았나 그런 호기심을 해결 하면서 그냥 보면서 가볍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다. 어떠한 취지나 목적도 없다”고 밝혔지만 영상을 통해 공개된 예상 밖 선물에 시청자들은 같이 분노하거나 안타까워했다. 14일 오전 9시 현재 영상은 조회수 29만을 넘겼고, 댓글은 1400여개가 달렸다.

현금이나 한우 세트 등을 받았다는 사연에 이과장은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 싶은 대표님의 따뜻한 마음이 보이지 않냐”, “이런 거 갖고 집에 들어가면 당당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양손 가득 들고 다니면 주변 중소기업인들이 쳐다본다” 등으로 평가했다.

직장인들이 올해 설에 회사로부터 받은 ‘최악의 설 명절 선물’을 제보한 유튜브 영상. 한 직장인이 종이봉투에 올리브유 2개를 받았다고 제보했다. 유튜브 ‘이과장’ 갈무리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설 선물이라고 생각하기에 부족해 보이는 것들을 받은 직장인의 사연이었다. 이과장은 “회사에서 이 정도 선물을 줄 정도면은 직원분들을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하며 선물을 소개했다.

“어디 가서 보여주기도 창피하다”며 졸음방지 껌을 받았다는 직장인, 비닐봉지에 사과 2개를 받은 직장인 등의 사연이 등장했다. 졸음방지 껌은 설 귀성길 안전운전하라는 취지라고 한다.

작은 기업에 다니는 사원이라고 소개한 이는 사과 2개에 대해 “요즘 사과가 한 개 6000원이라는데, 1만2000원정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자조 섞인 사연을 보냈고, 이과장은 “이분 마음이 얼마나 긍정적이냐”고 했다.

이과장은 종이봉투에 올리브유 2개를 받았다고 제보한 직장인의 사연을 소개하며 안타까워했다. 이 직장인은 “버스를 타고 퇴근하는데 삐까번쩍한 선물 세트를 들고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제 초라한 종이 쇼핑백을 숨기며 눈물을 머금었다”는 사연을 보냈다.

직장인들이 올해 설에 회사로부터 받은 ‘최악의 설 명절 선물’을 제보한 유튜브 영상. 한 직장인이 비닐봉지에 선물을 담아왔다는 사연을 보냈다. 유튜브 ‘이과장’ 갈무리

사연을 보낸 이들이 대부분 매출 규모가 작은 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이 많아 큰 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 선물 가격이 저렴할 수 있다. 대부분 제보자들은 선물도 선물이지만, 비닐봉지에 담긴 선물을 받았을 때의 서글픔을 많이 토로했다.

거래처에서 들어온 선물들을 알아서 골라가라고 해서 비닐 봉지에 담아왔다는 직장인의 사연에 이과장은 “(선물을)비닐봉지에 받으면 받아도 받은 것 같지 않다”며 “집에 가지고 가는 가장으로서, 자식으로서 창피해서 어떻게 들고 갈 수 있냐 사장님은 같으면 들고 갈 수 있냐. 진짜 빈정 상한다”고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영상은 마지막으로 선물을 받지 못했다며 ‘빈손’을 사진으로 보낸 이들의 사연으로 마무리됐다.

영상 시청자들은 “저는 아예 선물을 못 받았다” “선물 보고 같이 울었다” “저도 솔직히 (선물 들고)지하철 들고 타기 부끄러워서 숨기기 바빴다” “중소기업 이직률이 높은 이유다”고 안타까워하거나 분노하는 댓글을 달았다. “회사 대표님들 부끄러운 줄 아십쇼” “이럴 거면 안 주는 게 낫다” 등 회사에 분노하는 댓글과 함께 “중소기업인들 힘내자” 등 서로를 위로하는 글도 많았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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