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뉴욕시의 양면적 상징, 타임스퀘어

이우형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2024. 2. 14.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타임스퀘어의 기원과 새해맞이 행사에 대한 지난 기고에 이어 본 기고에서는 그 흥미로운 역사 중 쇄락의 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0세기 초 타임스퀘어는 뉴욕시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로 번성했다.

또한 운전 중 우연히 승객으로 만난 유력 정치인에게 "냄새나는 하수구 같은 이 도시를 청소해 달라"는 트래비스의 요구는 당시 뉴욕시와 그 중심인 타임스퀘어의 심각한 문제적 상황을 반증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우형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타임스퀘어의 기원과 새해맞이 행사에 대한 지난 기고에 이어 본 기고에서는 그 흥미로운 역사 중 쇄락의 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0세기 초 타임스퀘어는 뉴욕시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로 번성했다. 그러나 이러한 번영은 대공황과 2차 대전을 거치며 최악으로 추락했고, 추후 반세기 이상 뉴욕시의 대표적인 슬럼으로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이는 뉴욕시를 일컫는 여러 별명 중 '정글'이 의미하는 그 화려함 이면에 가려진 어두움의 양면성을 대변한다. 당시 상황의 가장 직접적인 이해를 위해 영화계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로버트 드니로가 협업한 영화인 1976년 '택시 드라이버'를 참고할 수 있다. 영화는 1970년대 암울한 뉴욕시를 배경으로 전후 트라우마로 불면증에 시달리며 심야택시운전을 하는 베트남전 예비역, 트래비스를 주인공으로 하며, 그의 시각에서 도시의 추악한 타락과 도시민의 고립된 심리에 대한 상징적인 묘사를 통해 날카로운 사회적 비판을 투영한다. 그 시절 뉴욕시를 포함한 미국은 사회, 경제, 정치, 모든 부문에서 격동의 시기였으며 영화 속 장면에서 적나라한 시대상이 노출된다. 특히 극중 트래비스는 그가 동경하는 여성과의 첫 데이트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녀를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포르노 극장에 데려감은 그 당시 타임스퀘어의 타락을 일상시하는 인식을 보여준다. 또한 운전 중 우연히 승객으로 만난 유력 정치인에게 "냄새나는 하수구 같은 이 도시를 청소해 달라"는 트래비스의 요구는 당시 뉴욕시와 그 중심인 타임스퀘어의 심각한 문제적 상황을 반증한다.

타임스퀘어의 역사는 번영으로 시작된다. 20세기 초 극장, 고급 레스토랑과 호텔이 인근에 들어서면서 뉴욕시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가 되었다. 특히 1차 대전 당시 다운타운 엔터테인먼트 지구의 극장들이 타임스퀘어로 이전하므로 지역에 많은 인구를 모았다. 그 극적인 성장은 대중교통의 발달로 촉발되었다. 주요 지하철, 버스 노선들이 W42가에 정차해 교통의 가장 큰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은 시대적 영향을 단초로 쇄락과 타락으로 점철된 악순환의 고리로 떨어졌다. 첫 번째로 1929년 대공황의 도래로 지역은 30년대부터 성매매, 마약, 범죄가 만연되기 시작했다. 이 기간 동안 지역의 극장은 생존을 위해 저급한 성인영화를 상영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싸구려 레스토랑, 댄스홀, 핍쇼 등 질 낮은 유흥문화가 생겨났다. 그 영향으로 42번가를 따라 성매매 행위가 만연하게 되어 관련 산업이 지역 전체로 확산되었다. 두 번째로 2차 대전의 발발은 전쟁 중 시의 건축 제한으로 건축 행위를 멈추게 해 지역의 성장을 저해했고 타임스퀘어는 휴가 군인들은 성적 욕구를 배출하는 장소가 되어 그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러한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확고해졌으며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여러 시도가 있었음에도 실패했다. 특히 60년대에 들어 핍쇼, 성인비디오 및 용품 등 외설적 성인물을 공개적으로 노출하고 판매하게 되어 타임스퀘어의 가로는 그와 관련된 극장, 판매점, 범죄행위로 장악되어 급기야 1970년대 후반 뉴욕시에서 가장 많은 범죄 신고를 유발했다. 이러한 구체적인 시대상은 당시 타임스퀘어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트루 크라임, 타임스퀘어 킬러'에서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본 기고에서 살펴본 타임스퀘어의 타락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완전한 몰락 속에서도 현재 모습의 회복을 가능하게 만든 도시공간으로서의 그 강력한 잠재성이 무엇인지 흥미롭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음 기고에서 이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추후 타임스퀘어의 재생과 혁신을 위한 과정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우형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