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충전을 위한 욕조에서의 휴식, 춘천 '스테이 아레'

오수현 2024. 2.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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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문집 36편_스테이 아레


평범한 일상 속 마음 한구석에 남을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공간. 집을 짓기 전 가볼 만한 숙소, 그 서른여섯 번째는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한옥의 따뜻함에 유럽 감성을 더한 ‘스테이 아레’이다.

ⓒ마젝(mazect)
ⓒ마젝(mazect)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춘천시
대지면적 : 117㎡(35.39평)
건물규모 :지상 1층 + 다락
건축면적 : 58.5㎡(17.69평)
연면적 : 63.3㎡(19.14평)
건폐율 : 50%
용적률 : 50%
주차대수 : 1대
외부마감재 : 테라코트 노말
내부마감재 : 천연 석회 미장재, 우유카제인 코팅
욕실 및 주방 타일 : 김종철타일, 비숍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주물법랑 독립욕조
주방 가구 : 지온퍼니처
조명 : 아르떼미데, 탠크리에이티브, 프런트데스크, 뚜흐느푀이, 코램프 "
현관문 : 위드지스 시스템도어
방문 : 라왕 원목 + 합판도어, 화이트오크 원목 + 합판도어
조경석 : 화강암 판석
설계·시공·감리 : ㈜이데(IDEE)
053-766-0520 www.idee.or.kr

운치 있는 구옥의 목구조와 세련된 미장 마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실내. ⓒ마젝(mazect)


독립 욕조를 욕실이 아닌 침실과 힐링룸 사이 한 가운데 배치해 공간에 개성을 더했다. 힐링룸은 건축주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자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다. ⓒ조수경


윈도우 시트를 적용해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 침실. 잠에서 깨자마자 사계절 푸른 작은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고단했던 일상에 작은 위안을 주리라 기대하며 공간을 완성했다. ⓒ마젝(mazect)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샤워실과 세면대 공간. ⓒ마젝(mazect)

춘천시 후평동 언덕,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곳 가운데 스테이 아레가 자리한다. 이 프로젝트를 맡은 인테리어 사무소 ‘이데’는 처음 현장에 도착해서 대문을 열기 전까지는 ‘과연 이곳이 매력적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오래된 한옥으로 들어서서 작게 난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들을 보고서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스테이 아레는 언덕에 위치해 다양한 시선들을 가질 수 있었는데, 한쪽에는 아파트의 시선을 차단하는 소나무가 빼곡히 채워져 있고, 다른 한편에는 옆집의 기와지붕과 그 너머로 봉의산이 걸쳐져 있었다. 그렇게 30평 남짓한 대지에 18평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한옥을 리모델링해 스테이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주방 옆 다락은 유럽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사랑스럽게 꾸몄다. 내부를 또 다른 시선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마젝(mazect)
마당에서는 간단한 피크닉, 티타임 등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 ⓒ마젝(mazect)
도심 속에 위치해 있지만, 언덕에 자리해 고즈넉하며 색다른 뷰를 즐길 수 있는 스테이 아레. 단층이지만 고층의 느낌을 준다. ⓒ마젝(mazect)


한옥은 다채로운 풍경을 지녔지만, 어쨌든 도심 속에 위치하기 때문에 작게나마 있는 앞마당에서는 외부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오롯이 내부에 집중해 뒤뜰을 품은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또한 어느 공간에서나 주변 기와지붕과 소나무를 바라볼 수 있도록 했으며 실내 벽체를 최소화하고 욕조를 한 가운데 독립적으로 배치해 개방적이면서 서로 연결된 공간이 되도록 설계했다. 침실과 욕실, 청음 공간을 순서대로 둬 하나의 커다란 힐링 공간으로 만들었으며, 힐링 공간 주변으로는 크고 작은 창을 설치하여 바깥 풍경을 공간 전체에 끌어들일 수 있도록 했다. 


주방 옆 다락은 건축주의 요청 사항으로 진행되었는데, 작은 공간이지만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자연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벽체는 천연석회로 미장 마감하였고, 녹색으로 포인트를 줘 주변의 소나무 색감이 실내로 이어지도록 했다. 아무래도 목구조로 된 오래된 한옥의 경우 단순 인테리어의 개념보다는 전체를 개보수하며 진행되는 공사다 보니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이슈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데는 건축주와의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 신경 쓰고 세심하게 공들인 스테이 아레에서 손님들이 특별한 뷰를 즐기며 순간을 멈추고 잠시 쉬어가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내외가 개방감 있게 통하는 스테이 아레. ⓒ조수경
INTERVIEW : 스테이 아레 김은애 대표
춘천에 스테이를 짓게 된 계기는
고요하면서도 역동적이었던 10년의 제주살이를 마치고 부부가 나고 자랐던 고향 춘천으로 돌아왔어요.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던 가족들과 곁에 두고 보고 싶었던 얼굴들을 보고, 소소한 행복을 공유하며 제주에서와는 또 다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0년간의 스테이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에서 여행객을 맞이해 보고 싶었습니다.

오래된 한옥을 리모델링했는데
제주에서도 구옥을 직접 리모델링하고 버려진 나무로 가구를 만들던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구옥을 이용한 인테리어는 힘든 점도 많지만, 새것이 대신할 수 없는 큰 매력이 있습니다. 구옥에 묻어있는 세월의 흔적에는 정다움이 깃들어 있고, 그 공간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보물 같은 공간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그렇게 몇 개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구옥을 찾아다닌 끝에 구상과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는 도심 속 자그마한 한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스테이 아레’ 이름의 뜻은
‘아레(arrêt)’는 멈춤, 정지, 정류장, 휴지의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입니다. 살다 보면 마음이 꺾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춰 쉬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 자신과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충전할 수 있는 쉴 틈을 준다면, 다시 조금씩 마음에 힘이 생기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의 멈춤이 아닌 스스로 ‘지금, 이 순간 멈춤’하는 휴식을 의미합니다.

손님들이 어떤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지
가장 편안한 자세로 마음의 긴장을 풀고 하루쯤 멈춤의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계절 푸른 나무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새들의 지저귐 소리와 함께 느린 호흡으로 평온한 아침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이곳이 마음이 쉬어갈 자리가 되어 주었으면 해요.


취재협조 : 스테이 아레

강원도 춘천시 춘천로282번길 25-2

0507-1332-9863  |  인스타그램 : @stay_arret



기획_오수현  |  사진_마젝(mazect), 조수경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2월호 / Vol.300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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