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IPO 고배 '현대ENG'… "올해 상장 계획 없다"

신유진 기자 2024. 2. 14. 06: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건설 IPO '산 넘어 산'(2)] 미래 50년 비전 제시… "건설에 얽매이지 않을 것"

[편집자주]태영건설의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 사태로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됐다. 수년간 기업공개(IPO)를 준비해온 업체들의 속이 타는 소리가 들린다. 건설업이 저성장 한계에 부딪치며 생존을 위해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신사업에 진출하고 사명을 변경하는 기업들도 잇따랐다. 10대 건설 가운데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신사업 투자와 그룹 총수의 경영권 승계로 IPO 타이밍을 재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22년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이후 올해에도 재도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증시 상황이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건설업체들이 건설업을 넘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친환경·에너지 등 분야에 진출한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도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1) IPO 준비만 3년째… 타이밍 재는 'SK에코플랜트'
(2) 2022년 IPO 고배 '현대ENG'… "올해 상장 계획 없다"
(3) 대형건설업체, 돈 더 벌었는데 남는 건 줄었다


시공능력 4위 현대엔지니어링이 2022년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후 기약 없는 재도전의 기로에 놓였다. 올해도 고금리와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증시 상황이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9월 말 한국거래소에 주권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고 3개월 후 승인됨에 따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2022년 1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 동안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00대 1이라는 경쟁률이 집계됐다.

하지만 공모가는 희망밴드(5만7900~7만5700원) 하단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져 공모 규모는 최대 1조2112억원에서 9264억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상장 후 시가총액이 6조525억원에서 4조6293억원으로 더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 되자 결국 회사는 상장 철회를 선택했다.


수요예측 흥행 실패 원인… "높은 구주 매출 비중"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자동차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 계열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지분 11.72%를 보유했다.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은 정 회장 포함 대주주의 몫으로 돌아가게 돼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원인의 하나로 높은 구주 매출 비중이 지목됐다. 당시 구주 매출 비율은 75%였다. 공모 희망가를 기준으로 상장 시 4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가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은 정의선 회장이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기 위한 상속세 재원 마련의 목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회사는 올해 IPO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준비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현대종합기술개발'이란 사명으로 설립된 플랜트·인프라 설계 전문회사다. 1982년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사명 변경을 완료했고 2006년부터 다양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토대로 EPC(설계·조달·시공)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으로 편입됐고 2014년 계열사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함으로써 플랜트·인프라·건축·자산관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종합건설업체로 자리 잡았다.


시공능력 4위 올라 상장 조건 유리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시공능력 4위에 올라 고속 성장을 이뤘다. 1974년 29명에 불과했던 임직원 수는 현재 7000여명으로 늘었다.

회사 측은 부인했지만 건설업계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성장을 이유로 IPO 재추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건설경기가 침체된 중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은 3분기 누계 매출 9조1654억원, 영업이익 170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50% 증가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수주 실적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지난해 1~11월 총 51억4290만달러(한화 약 6조8272억원)의 해외 수주를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90% 성장했다.

건설업체들이 건설업을 넘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친환경·에너지 등 분야에 진출한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도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자원화 기술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폐플라스틱 에너지화와 저탄소 건설재료·화학제품 등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이산화탄소 자원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6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기념식을 갖고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미래 비전 'NEXT HEC'(Hyundai Engineering Co.,Ltd)를 공개했다.

이날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향후 50년간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홍 대표는 "건설에만 얽매이지 않고 경영 패러다임을 경제·인류·자연 등 삶의 전반에 가치를 전하는 '가치 제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