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국부펀드]④ 캐나다 ‘메이플 8’와 호주 ‘오스수퍼’·‘퓨처펀드’… “中 대체처로 공략”

세종=박소정 기자 2024. 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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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포함한 8대 연기금
호주 오스수퍼(AusSuper)·퓨처펀드(Future Fund) 주목
전문가 “대체 투자처로서 한국 어필할 때”

‘메이플 혁명가들(Maple revolutionaries)’.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 전 세계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캐나다의 공적 연기금들을 가리켜, 캐나다의 상징인 ‘메이플’(단풍나무)이란 단어를 빌려 이렇게 표현했다. 그 중 대표 주자는 세계 6위 자산 규모의 연기금인 캐나다 연금 투자위원회(CPPIB·Canada Pension Plan Investment Board)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바라본 토론토 스카이라인. /로이터

또 호주에서는 오스수퍼(AusSuper)란 대표 연기금과 퓨처펀드(Future Fund)란 국부펀드가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호주의 연기금·국부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며 글로벌 투자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1~2% 내외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평가되는 중국을 대신해, 아시아 지역의 대체 투자처로서의 한국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때라는 제언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CPPIB는 캐나다 국민연금(CPP)을 운용하는 독립 기구다. CPPIB는 지난해 9월 기준 5760억캐나다달러(이하 CAD·미화 4272억달러) 규모의 운용 자산(AuM)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연기금 6위다. 국부펀드·연기금들을 합친 전체 순위에서는 14위를 자랑한다. 최근 10년 수익률이 연평균 10%에 달하는 등 세계 1위 수익률로 주목받았다. 투자 성과는 PE(15%)와 미국(9.8%)에서 높은 편이었다.

지역별로는 ▲미국 37% ▲아시아·태평양 25% ▲유럽 18% ▲캐나다 14% 순으로 비중이 높다. 자산별로는 ▲사모펀드(PE) 33% ▲주식 23% ▲채권 13% ▲신용 13% ▲부동산 9% ▲인프라 9% 등에 분포돼 있다. PE 중에선 미국(57%)·유럽(24%)·아시아(17%)에서의 투자 비중이 컸고, 주식 중에선 미국·캐나다(41%)와 아시아(33%)·유럽(20%)에서의 투자가 두드러졌다.

한국에는 지난해 기준 77억CAD(57억달러) 규모가 투자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운용 자산의 1.3% 수준이다. 삼성전자·아모레퍼시픽·ESR 켄달스퀘어 리츠·카카오·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SDI·신한지주·SK이노베이션 주식을 비롯해, 비상장 주식 중에선 홈플러스·티몬·투썸·아큐온캐피탈·카카오M·프레시이지 등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싱가포르 GIC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2018년 구(舊) 금호아시아타워를 공동 매입한 바 있으며, 2020년 ESR(홍콩 부동산 투자법인)과 20억달러 규모 국내 인프라 투자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부동산 투자에도 활발했다.

캐나다 대표 연기금들의 로고. 이들을 가리켜 ‘메이플 에이트(8)’라고 지칭한다.

캐나다에는 CPPIB뿐 아니라, 엘버타주투자공사(AIMCo),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BCI), 퀘벡주 연기금(CDPQ), 온타리오헬스케어연기금(HOOPP), 온타리오근로자퇴직시스템(OMERS), 온타리오교원연기금(OTPP), 공공부문 연금투자위원회(PSP Investment)도 있다. 이들 연기금을 가리켜 ‘메이플 에이트(8)’라고 지칭한다.

이들의 운용 자산은 캐나다 전체 저축 규모의 35%를 차지한다. PWC Canada가 2021년에 발표한 글로벌 투자자 설문조사(Global Investor Survey)에 따르면, 이들 연기금들은 주로 전기차, 기후 기술, 재생 에너지 등의 ‘지속 가능성’을 투자 우선순위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에 ‘메이플 8′가 있다면 호주에는 오스수퍼(AusSuper)와 퓨처펀드(Future Fund)가 있다. 오스수퍼와 퓨처펀드는 각각 호주 최대 연기금과 국부펀드다. 오스수퍼는 1980억달러 규모 자산을 굴려 세계 20위 연기금에 해당한다. 10년 연평균 수익률이 연평균 8.6%에 달하며, 주식(55%)·비상장 자산(25%)·채권(21%)에 주로 투자한다.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1.7% 정도다.

퓨처펀드는 1860억달러를 운용하는 세계 14위 호주 국부펀드다. 지난해 투자 수익률은 8%에 달한다. 호주 국영 통신회사 텔스트라(Telstra)의 민영화 수익금과 정부 흑자분을 자본으로 설립돼, 이를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건전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아시아 지역의 대체 투자처로서의 한국을 강조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손해가 발생했던 중국 투자분을 다시 미국이라는 큰 시장으로 할당할 것인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가 중 일본이나 한국으로 할당할 것인가의 고민을 국부펀드들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장세로 봐서 지금은 일본이 더 유리해 보이지만, 한국의 메리트를 더욱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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