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간 금주, 하루 5시간씩 운동"…웃통 벗고 王자 뽐낸 경찰들, 왜?

김지은 기자 2024. 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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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피해 아이들 치료, 회복, 생계 지원… 14㎏까지 감량
박근직 경감은 후배 경찰관과 함께 지난해 달력 모델에 참여했다. /사진=독자제공


구릿빛 피부에 또렷한 식스팩, 근엄한 표정.

올해 60세인 박근직 경감은 지난해 '몸짱 경찰 달력' 프로젝트에 최연장자 모델로 참여했다. 경찰대학 교수인 그는 오는 6월 퇴직을 앞두고 있다. 경찰 달력은 아동 학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로 올해 6년째를 맞이했다.

달력 모델로 참여하려면 대한보디빌딩협회가 주최하는 '미스터폴리스코리아 대회'에서 선발이 돼야 한다. 연령별, 체급별로 그룹을 나눠 수상자를 뽑는다. 지난해에는 약 100여명의 경찰관이 참여했으며 이 중 49명이 최종 선발됐다. 26살 막내 경장부터 퇴직을 앞둔 59세까지 경찰까지 다양하게 참여했다.

지난해 몸짱 경찰 달력은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한 달 만에 완판됐고 총 1648만1537원의 수익금을 거뒀다. 6년 동안 기부한 금액만 8900만원이 넘는다. 기부금은 학대 피해 아이들의 치료와 회복, 생계지원 등에 쓰인다.

정년 퇴직을 앞둔 박근직 경감(60)은 지난해 몸짱 경찰 달력 프로젝트에 최연장자 모델로 참여했다. /사진=독자제공

50살 늦깎이 나이에 보디빌딩 입문…퇴직 앞둔 경찰 교수

올해 34년차 경찰인 박 경감은 지난해 3월 달력 모델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쿵쿵 뛰었다. 그는 50살 나이에 보디빌딩을 시작해 7년 넘게 각종 대회에 출전했다. 50대 초반만 해도 그의 몸무게는 76㎏였다. 배는 39인치에 평소 술을 자주 마셔 대사증후군까지 있었다. 내 몸은 내가 관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늦깎이 나이에 보디빌딩에 입문했다.

처음 2년은 스스로 몸에 자신이 없어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족들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1년에 1번씩 대회를 나가다가 작년에는 보디빌딩 대회에 7회 참가했다. 미스터폴리스코리아 대회는 5개월 넘게 준비했다. 탄수화물은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 위주로 식사했다. 운동은 하루 3~5시간씩 앞면, 전면, 측면으로 부위를 나눠 훈련했다. 자연스럽게 몸무게가 10㎏ 넘게 빠졌다.

이런 노력 덕분에 박 경감은 50대 부문에서 입상을 했다. 달력 촬영을 할 때는 26살 막내 경찰관과 함께 했다. 그는 "저 역시 26살에 처음 경찰 생활을 했다"며 "퇴직을 앞두고 후배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 도움받은 아이들이 자라서 경찰이 돼 또 다른 사람들 돕는 선순환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근직 경감과 동료 경찰관들이 사랑의열매에 달력판매 수익금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독자제공

3개월 동안 매일 운동 3시간씩… 50대 부문 1위 기록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 근무하는 강금철 경감. /사진=독자제공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 근무하는 강금철 경감은 '미스터폴리스코리아 대회' 50대 부문에서 1위를 달성했다. 올해 26년차인 그는 범죄 피해 아동을 돕는다는 취지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은 강 경감은 순경 때부터 복지관 목욕 봉사,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장애인 휠체어 봉사 등을 했다.

강 경감은 대회 3개월 전부터 관리에 들어갔다. 웨이트 트레이닝 1시간, 복근 운동 30분, 유산소 운동 1시간. 매일 3시간씩 운동했다. 식단은 골고루 섭취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흰쌀밥에 고구마, 감자, 단호박을 번갈아 가면서 먹고 단백질로는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 두부, 계란 등을 먹었다.

고비도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 탄수화물 양을 100g 줄였는데 야간 근무 땐 도저히 버틸 힘이 없었다. 그 때마다 강 경감은 달력 모델이라는 목표를 다시 떠올렸다. 강 경감은 이번 사진의 콘셉트를 미소로 정했다. 그는 "활짝 웃는 얼굴을 보면 달력을 보는 사람들도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았다"며 "50살이 넘어도 몸이 건강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강금철 경감은 매일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며 대회 준비를 했다. /사진=독자제공

아빠의 도전…14㎏ 감량한 40대 경찰관
전북경찰청 경비과 대테러계에 근무 중인 한상민 경감은 아이들과 함께 달력 모델로 참여했다. /사진=독자제공

전북경찰청 경비과 대테러계에 근무 중인 한상민 경감(42)은 지난해 미스터폴리스코리아 대회에서 40대 부문 입상을 했다. 올해 18년차인 그는 쌍둥이 아이들을 보며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이전에 피해자 보호 부서에 근무하면서 아동학대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다"며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범죄 피해를 받는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목표는 꾸준함이었다. 약 5개월 동안 운동과 식단 관리를 꾸준히 했다. 헬스로 근육량을 늘리고 달리기, 사이클로 최소 하루 2시간 이상 운동을 했다. 술, 기름진 음식, 야식은 자제하고 현미밥, 귀리 등으로 탄수화물을 보충했다. 그는 "예전에는 닭가슴살만 먹고 다이어트를 했다"며 "이번엔 지속 가능한 식사를 위해 일반식도 병행하면서 양념이 안된 음식 위주로 먹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77㎏였던 몸무게는 대회 직전 63kg까지 빠졌다. 한 경감은 이번 달력 제작에 아이들과 함께 했다. 그는 "수익금을 전달하는데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며 "아이들에게도, 저에게도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상민 경감은 꾸준한 운동과 식단 관리로 미스터폴리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참가했다. /사진=독자제공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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