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터 노후준비 해서 50대에 13억”…연금 절반 美주식 사서 ‘든든’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2. 14.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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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월급쟁이 생활하면서 노후 준비하는 방법은 꾸준히 주식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20대 초반부터 연금투자를 한도에 맞춰 지속했다면 50대 중·후반 100만달러(약 13억3000만원)까지 불어날 겁니다.”

미국 뉴욕의 ‘금융의 심장’ 월스트리트에서 종사하는 마이클 코이(37)씨는 매년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미국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20년 팬데믹 이후부턴 기술·성장주들 기업가치가 뛰면서 기술주펀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코이씨는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매그니피센트7(M7)’ 투자를 좋아한다”며 “최고의 기업들에 연금자산을 투자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적금에 연금자산이 묶인 한국과 다르게 미국 청년들은 연금자산으로 기술주에 투자하는 게 흔하다. 공격적인 투자로 연금 자산을 불린 후 중·장년이 되면 가치주, 배당주 비중을 늘리며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조정한다.

막대한 연금자산의 주식시장 유입은 수급상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주가가 오르면 연금 투자자들 계좌가 부유해지는 선순환 효과로도 이어진다.

이병선 모건스탠리 연금 디렉터는 “고령화로 공적연금 역할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선 ‘자산 굴리기’를 통해 연금의 절대 규모를 늘려야 한다”며 “복리효과에 가장 적합한 자산이 주식”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 TD코웬,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미국의 연금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꺼리지 않으면서 연평균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연금자산 규모는 약 4000억달러(약 531조68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미국의 DC형 제도인 401K에선 법적으로 주식투자에 대한 비중 제한이 없어 투자자들이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통해 자유롭게 다양한 주식형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케빈 머피 프랭클린템플턴 미국투자전용부문 부사장은 “자본주의가 있는 한 결국 시장은 우상향 한다”며 “개별주 투자는 장기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전문가 집단인 운용사가 제공하는 TDF 투자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크리스 폴라드 TD코웬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주요 기술주들 성과가 좋았는데 퇴직연금 자금이 해당 주식들에 몰린 점도 주가상승의 주요한 요인”이라며 “연금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인덱스 펀드로 기술주, 가치주, 배당주 분산투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와 노동부에 따르면 401K를 통해 주식에 투자되는 비중은 총 86%에 달한다. 미국주식 47%, 주식·채권 혼합 28%, 글로벌주식 11% 순이다. 주식형 자산 증가로 인해 2019년과 2020년 401K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20.1%, 14.1%에 달했다.
양호한 수익률은 퇴직연금 적립금의 증가로도 이어진다. 401K 적립금은 2000년 1조7380억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 6조9350억달러로 늘었다. 401K 포트폴리오 중 주식형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뮤츄얼펀드 비중도 1995년 2660억달러(30%)에서 지난해 3분기 4조3230억달러(62%)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금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연금 투자상품으론 뱅가드의 기술주펀드인 ‘뱅가드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인덱스 펀드(VITAX)’를 거론한다. 해당 펀드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브로드컴, 어도비, 세일즈포스를 비롯한 우량 기술주 300여개를 담았다. 최근 1년, 5년 수익률이 각각 42%, 174%에 이른다.

미국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노후 보장이 가능한 퇴직연금 투자를 위해선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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