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다문화가정 장애아동의 현실과 사회적 노력

정자연 기자 2024. 2.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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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열 영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국가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인종, 민족, 종교적 특성을 가진 국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결혼과 취업 그리고 교육 등의 이유로 외국인들이 활발하게 국내에서 활동하면서 점점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2021년)에 의하면 우리나라 다문화 가구는 37만가구로 2019년에 비해 1만4천가구 증가했고 다문화 가구원은 109만명으로 2019년에 비해 3만명 증가했다. 이런 다문화가정의 증가에 대비하고 다문화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과 삶의 질 향상 및 사회통합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2009년 ‘다문화가족 지원법’을 제정했다.

교육통계분석자료집(2020년)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다문화 학생 비율을 살펴보면 모든 학교급에서 매년 다문화 학생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다문화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초등학교의 경우 2012년 1.1%에서 2020년 4.0%로 3.6배 증가했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도 2012년 대비 각각 4.0배, 4.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2021년)에 따르면 다문화가구 수는 34만6천17가구로 추정되며 가구원 중 등록장애인이 있는 비율은 7.3%(약 2만5천269명)로 2018년 조사(5.8%) 때보다 증가했다. 점점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 아동이 속한 다문화 가구에서 등록장애인의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이유와 사회적 대안은 무엇일까.

대통령 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2006년)는 대부분의 다문화가정 아동은 언어 발달 지체 및 문화 부적응으로 학교생활에서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며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폭력적이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보이는 정서장애까지 나타나고 있음에 주목해 다문화 배경이면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교육부가 2020년 발표한 ‘교육통계분석자료’에 의하면 장애 아동이 있는 다문화가정은 교육·의료영역에서 이중적 어려움과 더 심각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정의 아동들은 가정환경의 문제로 인해 취학 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아동기에 정서적 안정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나타나는 아동의 부적응 행동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다문화가정 아동의 심리적 고통, 집단괴롭힘, 정체성의 혼란 및 소외감 경험 등 심리적 문제들은 자살이나 문제행동 등 극단적인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정책과 지원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지만 장애 아동 또는 장애 위험 아동을 양육하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지원을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왜 다문화가정에서 등록장애인의 수가 증가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데 민첩해야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장애아동과 잠재적 장애아동이 있는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탐색적 노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장애아동이 있는 다문화가정은 ‘장애’와 ‘다문화’라는 이중적 사회적 고립으로 이웃과 지역사회로부터 심한 차별과 편견을 쉽게 경험하게 된다. 또 장애아동이 있는 다문화가정은 새롭게 등장한 가정의 유형이어서 기존의 사회복지체계로는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 장애아동이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도 없고, 공식적 지원도 없어 사회적 통합보다는 사회적 배제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체계와 정책 그리고 사회복지실천 전략이 조속히 준비돼야 한다.

둘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문화 장애아동을 돌보는 데 필요한 양육 서비스, 상담 서비스 등이 지원되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사회복지사나 전문상담사 같은 전문인력을 통해 의료기관과 사회복지기관에 접근할 정보와 기회를 다문화가정에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주민자치센터 그리고 학교 간 연계가 유기적으로 이뤄진다면 아동의 언어교육과 양육에 큰 도움을 주게 되고 부모로서의 역량을 갖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셋째, 다문화가정의 아동이 장애가 심화되지 않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의료서비스(조기진단과 정기검진)와 (의료, 교육, 복지 관련) 정보지원 서비스 그리고 조기교육서비스를 통한 다양하고 긍정적인 노력들이 다문화가정의 부정적인 환경적 영향으로 인한 장애 진전을 발전시키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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