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깜깜이 가격’…헬스장 가격표시제 유명무실
[앵커]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같은 체육시설을 이용할때 소비자들이 가격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있도록 요금과 환불 조건 등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상담 후에 가격을 공개하고 조건을 흥정하는 방식으로 요금이 정해지고 있어 가격표시제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조정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헬스장, 아무리 둘러봐도 이용 요금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개인 지도를 문의하자, 그제서야 가격 흥정을 시작합니다.
[헬스장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상담 시에만 가격을 공개하고 있어서…. 저희가 주변 시세에 맞게 조금 이벤트권을 만들어 놨어요."]
해지할 경우 계약금의 90%를 환불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안된다고 말합니다.
[헬스장 관계자/음성변조 : "규정상은 있긴 해요. 근데 이 금액은 크게 할인이 들어간 거여서 원래 양도나 환불 진행이 불가능하시거든요."]
또 다른 헬스장 홈페이지, 가격은 '변동'이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전화로 문의하면 답변을 피합니다.
[헬스장 관계자/음성변조 : "금액이 개월 수마다 차이가 있어서 정상가 대비 15%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되시고요."]
정부는 2년 전 체육시설 요금과 환불 기준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가격표시제'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전국 헬스장 열 곳 중 한 곳은 가격표가 아예 없었습니다.
위반 업소는 최대 1억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실제 낸 곳 역시 한 곳도 없습니다.
적발되고 나서 가격을 표시했다는 이유로 자치단체가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문현/충남대학교 스포츠학과 교수 : "지자체에서 단속을 약하게 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반복되는 것이거든요, 좀 더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
과태료 부과가 미뤄지는 사이 소비자원에 접수된 헬스장 가격 민원은 지난해 3천 건이 넘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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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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