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0세대가 되살린 '패션 길거리매장'

김효혜 기자(doubleh@mk.co.kr) 2024. 2. 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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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가성비·오프라인 선호
1세대 토종기업에 고객 몰려
형지그룹 영업익 145% 늘고
신원 베스띠벨리 점포 확대
패션그룹형지의 크로커다일레이디 매장에서 고객이 옷을 고르고 있다. 패션그룹형지

패션 업계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의류 가두점을 운영하는 1세대 패션 그룹의 중장년 패션 브랜드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백화점·쇼핑몰에 비해 유독 타격이 컸던 가두점 브랜드들은 품질을 높이고 더욱 젊은 감각을 가미한 디자인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며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고객층인 5070 골드 세대의 외부 활동이 늘어나고,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쇼핑 트렌드까지 맞물리면서 가두점들에 고객이 몰리고 있다.

13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와 세정, 신원의 어덜트 패션 브랜드들이 작년 매출·영업이익에서 좋은 성과를 올렸다. 해외 패션과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주로 전개하는 패션 대기업들이 대부분 역신장한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여행과 레저를 즐기면서 패션 트렌드 변화에도 민감하며, 온라인보다는 직접 입어 보는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5070세대를 겨냥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등 여성 어덜트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그룹형지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과 비슷하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5% 신장한 300억원을 기록했다. 생산량을 줄이면서 매출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지만 재고와 비용이 줄면서 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특히 대표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성과가 좋았다. 일례로 크로커다일레이디 광명점은 작년 매출 신장률이 10%로, 단일 매장 연 매출이 10억원을 넘겼다. 고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간식과 음료를 항시 구비하고 있어 지역 내 고객들의 아지트로 통한다.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반영한 제품들을 대거 출시한 점도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실제로 샤트렌은 지난해 12월 젊은 감각을 더한 디자인의 점퍼를 내놨는데, 해당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비슷한 제품의 매출과 비교해 30%가량 높았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젊은 감성의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는 한편, 가두 매장의 특성을 살려 고객과 친밀도를 높여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세정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웰메이드는 지난해 30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7% 신장한 수치다. 웰메이드는 전국에 370개 매장이 있으며, 남성복 '인디안'과 '브루노바피', 여성복 '데일리스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새로운 남성 라이프 캐주얼 브랜드 '더레이블'을 론칭하고 30·40대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세정은 웰메이드라는 이름대로 '잘 만들어진' 옷을 만드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품질 향상에 주력했고, 이 같은 노력이 실제 고객 반응으로 이어졌다. 작년 매출 효자 상품들도 세탁·관리가 용이한 소재를 쓴 워셔블 니트와 최고급 소재를 사용한 구스 다운 점퍼였다.

신원의 대표 여성복 브랜드 베스띠벨리의 지난해 매출도 약 5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2021년부터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다. 매출 호조는 대리점 유치로 이어졌다. 우수 상권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신규 대리점 개점을 타진하고, 미입점 상권 역시 적극 공략한 결과 베스띠벨리 매장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베스띠벨리의 전국 매장은 145개로, 신원은 올해 베스띠벨리 매장을 총 16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베스띠벨리는 특히 소재와 디자인의 고급화에 힘을 실었다. 고객 연령층에 맞는 소재와 핏, 실루엣을 살리고 보다 세련된 감성을 더했다.

더불어 철저한 품질 관리와 지속적인 고객 관리, 일관된 브랜드 콘셉트를 바탕으로 작지만 꾸준한 리뉴얼을 이어온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본사와 매장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시기 적절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도 매출 증진에 기여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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