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윙 단점 딱 들켰네요"… 골퍼들 'AI코칭'에 홀릭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2. 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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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CES' 2024 PGA쇼
AI가 날씨 분석 공략법 추천
골퍼 성향 맞춤 클럽도 안내
고성능 카메라로 스윙 점검
교정할 수 있는 연습법 제시
美 필드 밖에서 골프 즐기는
'오프코스' 인구 크게 늘어나
韓 스크린골프 시스템에 반하고
K샤프트·1인용 카트도 인기
지난달 말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제71회 PGA쇼는 89개국에서 3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고 AI 프로그램과 카트, 의류 등 각 부문에서 1000여 개가 넘는 골프용품사들이 신제품을 선보였다. PGA쇼

올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2024 CES의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AI가 산업의 경계를 넘어 일상과 기기 전반에 전면적으로 확산해 자리 잡는다는 것. 이러한 흐름은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골프전시회 2024 PGA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골프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PGA쇼는 올 시즌 AI 열풍과 함께 여성 골프인구가 늘어나며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필드 밖에서 골프를 즐기는 '오프코스(off-course)' 골퍼 증가로 스크린골프 및 각종 가상현실 골프 산업의 중흥을 예견할 수 있게 했다.

골프 산업 확대…K골프 약진

일단 신기술이 도입되고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이 쏟아지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 시장이 커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PGA쇼는 세계 골프계의 성장 가능성을 한눈에 보여줬다. 이번 PGA쇼에는 89개 국가와 미국 50개 주에서 3만1000명 이상의 골프업계 전문가가 방문했다. 또 새롭게 참가한 350개 이상의 전시 업체를 합쳐 1000개 이상의 골프회사 및 브랜드가 신제품을 들고 판매에 열을 올렸다.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한 수치다.

PGA쇼를 보기 위한 전시장 통로의 길이는 총 16㎞에 달한다. 타이틀리스트, 스릭슨, 코브라골프, 캘러웨이골프, 핑골프, 미즈노 등 전통적인 골프용품 업체들이 가장 큰 부스를 차지하고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신흥 강자로 자리 잡은 '스크린골프' 존도 만만치 않아졌다. 한국이 주도하는 스크린골프 업체 중에서는 골프존과 크리에이츠의 글로벌 브랜드 유니코(UNIKOR), 카카오VX의 미국법인 골프VX, 진화한 퍼팅 연습 시스템 '투어펏', 라온 스윙 크래프트 등이 영토를 넓히며 전시장 중앙에서 위세를 과시했다.

미국 골프 시장은 특히 필드를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골프를 즐기는 '오프코스' 인구가 증가하며 산업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골프재단(NGF·National Golf Foundation)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골프인구는 2021년 대비 약 360만명이 늘어난 4110만명으로 글로벌에서 가장 큰 골프 시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실내 골프 시뮬레이터 등의 오프코스에서 골프를 즐기는 골퍼 수가 급격히 증가해 2790만명에 이른다.

앞으로 필드 골퍼와 필드 밖 '오프코스' 인구의 비율은 4대6 정도로 더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치열한 격전이 점쳐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미스터리한 샤프트'로 입소문을 모았던 대표적 K샤프트 기업인 두미나의 오토플렉스는 1년간 입소문을 통해 성능을 인정받았고 올해에는 전 세계에서 현금을 주고 대량으로 주문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프로골퍼들이 많이 사용하는 '몬스타 샤프트'도 처음으로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국산 골프볼' 대표주자인 볼빅도 다시 미국 무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부스를 열어 현지 골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1·2인용 카트를 선보인 이노디자인의 INNO-F1·F2, 라이다 센서를 활용한 전동카트 헬로캐디 등도 미국의 메이저 카트 브랜드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략 짜주고 교습하고…골프 AI

'골프계 CES'로 불리는 PGA쇼답게 올해 가장 눈길을 끈 화두는 'AI'를 활용한 새로운 시스템들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한 모델을 발효한 곳은 '론치모니터 원조' 플라이트스코프다. '배저(BADGER) AI'라는 서비스를 선보인 플라이트스코프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헨리 존슨 플라이트스코프 회장은 "미보 플러스를 사용하는 골퍼의 스윙과 클럽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세계 어디를 가든지 온도, 습도 등을 분석해 클럽 선택, 코스 공략 등을 알려준다"며 "이뿐만이 아니다. 음성으로 말해도 AI비서가 답을 하고 골프 관련 질문에도 다양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캐디 역할뿐만 아니라 골프 파트너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에는 한국어로도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설명한 뒤 "한정판으로 나오는 플라이트스코프 거리측정기와 연동하면 원하는 공략 거리에 맞춤 클럽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등 골프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AI가 날씨, 기온 등을 분석해 골퍼에게 딱 맞는 공략법을 제공하고, 축적된 골퍼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클럽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시대가 됐다"고 자랑을 늘어놓으며 "트레이닝, 스윙 분석·코칭, 맞춤형 정보 제공 등 '골프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대부분 영역에서 획기적인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기술에서 한국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QED로 잘 알려진 크리에이츠의 유니코는 'AI 트레이너'로 많은 골프 교습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성능 카메라를 이용해 골퍼의 관절을 13개로 구분한 뒤 스윙 구간마다 분석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프로그램이다. 직접 경험을 한 교습가들과 골퍼들은 스윙한 뒤 자신의 스윙 점수와 문제점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세계 롱드라이브 챔피언십 우승자 마르틴 보그마이어도 호평했고, 특히 올리버 브루어 캘러웨이 최고경영자(CEO)는 AI를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츠의 제품 생태계를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유니코의 AI 트레이너를 만든 김종택 AI센터장은 "현재 스윙을 분석하고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단계는 시작이다. 앞으로는 자신과 스윙 메커니즘이 비슷한 프로골퍼와 매칭을 해 연습하게 하거나 비교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VX의 미국법인 '골프VX'가 선보인 AI 스윙분석 시스템도 예리한 분석으로 방문한 골프 교습가들과 골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한국의 대표적 '퍼팅 연습 시스템'인 투어펏도 '투어펏 서클'의 새로운 기능인 AI 퍼터 피팅 기능으로 호평받았다. 골퍼가 몇 차례 퍼팅 테스트를 하면 골퍼의 성향에 맞춰 퍼터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관람객들은 "퍼터 선택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어려웠는데 이렇게 AI를 통해 정량적 수치를 확인하고 퍼터 추천을 받으니 놀랍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랜도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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