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흡수한 미세플라스틱, 흘러 흘러 ‘밥상’ 위에?.. “완두콩으로 입증했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4. 2. 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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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열매를 통해 토양에서 흡수한 나노플라스틱(1㎛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다음 세대로 전이할 수 있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습니다.

토양환경 내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식물의 후세대나 동물, 즉 인간에게까지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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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플라스틱이 열매까지 확산, ‘씨앗’으로 자라
열매 통해 후세대로 전이.. 소비자 섭취 가능성↑


식물이 열매를 통해 토양에서 흡수한 나노플라스틱(1㎛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다음 세대로 전이할 수 있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습니다. 토양환경 내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식물의 후세대나 동물, 즉 인간에게까지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은 건국대학교 안윤주 교수 연구팀이 완두의 미세·나노 플라스틱 이동을 관찰한 결과, 이에 노출된 식물에서 생산된 열매와 그 열매에서 성장한 후세대 식물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식물은 인간과 동물의 식자원으로, 식물이 흡수한 미세·나노플라스틱은 먹이망을 통해 토양생태계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식물 내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이동에 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미세·나노 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의 열매를 비롯해 해당 식물의 후세대로 나노플라스틱이 전이되는지 여부에 관한 연구는 그동안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식물이 토양환경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을 흡수하는 체계를 규명했고, 식물이 흡수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줄기와 잎 등 식물의 상부조직까지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림 1)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어미세대의 완두로부터 수확된 완두콩과 이를 재식재한 세대 식물에서 나노플라스틱의 녹색 형광이 확인됐다. 이는 토양환경 내에서 식물의 뿌리, 줄기 뿐 아니라 열매로까지 나노플라스틱이 전이돼 후세대 식물에도 전이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연구팀은 200㎚크기의 형광 폴리스티렌 미세·나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 완두를 약 60일간 노출시킨 후 완두콩을 수확했습니다. 수확한 완두콩을 공초점 레이저 주사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완두콩의 배아와 떡잎에서 미세·나노 플라스틱을 확인했습니다. (그림 1)

또 수확한 완두콩을 미세·나노 플라스틱에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 다시 심어 14일간 배양, 관찰했더니 표피보다 세포 간 그리고 세포 내 공간에서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관찰됐습니다.
이는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니라, 수확한 완두콩 내 배아와 떡잎에 있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식물 전체 세포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미세·나노플라스틱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후세대 식물도 어미세대 식물을 통해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판단했습니다. (그림 2)

(그림2) 열매가 다시 토양에 심어지는 경우, 나노플라스틱이 식물의 뿌리와 줄기 등으로 이동하여 토양환경으로 배출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안윤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나노 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이 생산한 열매와 그 열매로부터 기인하는 후세대 식물로의 미세·나노 플라스틱의 순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인간과 동물이 섭취하는 열매에 전이돼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생물체 내 미세플라스틱의 거동 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게 필요하다고 보고, 최종 소비단계에서 얼마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연구로 이어갈 계획입니다.

관련해 안 교수는 “앞으로 연구에선 토양환경으로부터 식물로, 식물에서부터 완두콩으로 전달되는 나노플라스틱을 정량화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상위 생물종 또는 소비자로 이동하는 나노플라스틱의 양을 추정하고자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드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온라인에 지난달 14일 실렸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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