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 직원들은 마른 수건 짜지만 구본준 회장에는 고배당

유희석 기자 2024. 2. 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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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그룹의 지주사인 LX홀딩스가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주주 배당률을 더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악화 기업이 배당률을 높이면 최대 주주는 막대한 배당을 챙길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액 주주는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며 "LX홀딩스는 기업 승계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만큼 직원들에게는 긴축 경영을 요구하더라도 오너 일가에게는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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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홀딩스 영업익 전년대비 54% 급감
시가 배당률은 오히려 0.3%p 높여
배당 늘어 구본준 회장 등 오너 일가 '수혜'
구본준 회장, 보수·배당 합쳐 100억 넘을 듯
[사진=뉴시스]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LX그룹 제공) 2024.0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LX그룹의 지주사인 LX홀딩스가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주주 배당률을 더 높였다. 이에 구본준 회장 등 총수 일가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과 보수를 받게 됐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X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79억원, 73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7666% 폭증했지만, 영업이익은 54% 급감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53.7% 줄어든 788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LX홀딩스 매출만 대폭 늘어난 이유는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권 사용 수익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계열사 실적 둔화로 지분법 손익이 결정적인 순이익은 되레 줄었다.

LX홀딩스는 이같은 영업이익 급감에도 불구, 보통주 1주당 27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 310원 배당보다 줄었지만, 시가배당률은 오히려 지난해 3.5%에서 올해 3.8%로 높아졌다. 실적 기준으로는 배당 규모를 더 늘렸다는 얘기다.

이 같은 배당 정책은 LX그룹 오너 일가가 최대 수혜자다.

LX홀딩스 지분 20.37%를 보유한 구본준 회장은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42억원을 배당 받는다. 구 회장의 아들인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과 딸인 구연제 씨도 각각 25억원, 18억원을 챙길 수 있다. 이들이 회사로부터 받는 총 배당금만 85억원에 달해 전체 순이익의 11%가 오너 일가에 배당으로 지급된다.

구 회장은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만 LX홀딩스에서 급여와 상여로 35억5600만원을 받았다. 지난 2022년 보수(65억2900만원)를 감안하면 올해 보수와 배당으로 받는 금액은 100억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구 회장은 계열사인 LX세미콘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6억5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구 회장은 LX세미콘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지만, 미등기 회장으로 등록돼 계속 이 회사로부터 급여와 상여를 챙길 예정이다.

LX그룹이 이처럼 오너 일가에 대한 배당과 급여를 가파르게 늘리는 것은 지난해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식으로 모든 비용을 줄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조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악화 기업이 배당률을 높이면 최대 주주는 막대한 배당을 챙길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액 주주는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며 "LX홀딩스는 기업 승계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만큼 직원들에게는 긴축 경영을 요구하더라도 오너 일가에게는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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