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아오게 해야죠” 30분 ‘벽’ 깬 LG스타일러 3인방

2024. 2. 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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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기획·연구·마케팅 3인 인터뷰
13년만에 ‘올 뉴 스타일러’ 선보여
29분 표준코스, 외출 전 사용 유도
“후드티, 트레이닝복에 면티까지”
김재형(왼쪽부터)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솔루션연구소 책임연구원, 신아람 H&A사업본부 H&A상품기획담당 책임, 박소영 한국영업본부 리빙솔루션마케팅담당 책임이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위치한 LG전자 매장에서 ‘올 뉴 스타일러’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우리를 쫓아오고 있으니까 우리가 선두라는 느낌을 받는다.”

2011년 LG전자는 세상에 없던 가전제품 ‘스타일러’를 내놨다. 세탁기가 사실상 전부였던 의류 가전시장에 ‘의류관리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탄생한 순간이다.

스타일러가 세상에 등장한 지 13년이 된 올해 LG전자는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한 ‘올 뉴 스타일러’를 출시했다.

오랜 기간 스타일러 연구개발에 참여한 김재형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솔루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스타일러를 두고 “애증의 관계”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치열한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스타일러가 이제 세탁기와 건조기처럼 필수가전 대열에 합류하길 누구보다 바랐다.

대대적인 변신을 꾀한 이번 ‘올 뉴 스타일러’의 기획부터 연구개발, 마케팅을 주도한 3인의 주역을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아람 LG전자 H&A사업본부 H&A상품기획담당 책임은 고객의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제품의 콘셉트를 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와 고객 니즈를 체크하고 그에 맞게 제품의 콘셉트를 수정하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한다.

이번에 출시한 ‘올 뉴 스타일러’의 표준코스 소요 시간이 종전 35분에서 29분으로 대폭 줄어든 것도 신 책임의 고객 조사결과가 바탕이 됐다. 그는 “29분이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다. 외출 준비시간이 보통 30분인 점에 착안해 연구진에 반드시 시간을 당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아침에도 말끔한 옷차림으로 나서는 경험을 하길 바랐다.

만만치 않은 ‘숙제’를 받아든 연구진은 기술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지 고민을 거듭했다. 김재형 책임연구원은 “30분 내로 맞추기 위해 엄청 고생했다”며 “탈취와 살균 등 주요 성능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줄이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렵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엔진 크기는 줄이면서 마력은 대형차 수준에 맞춰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지속적인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이번 제품을 두고 마케팅을 담당하는 박소영 LG전자 한국영업본부 리빙솔루션마케팅담당 책임은 “이제 고객에게 ‘외출 전에도, 외출 후에도 스타일러 하세요’라는 이야기를 자신감 있게 할 수 있게 됐다”며 연구진의 성과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올 뉴 스타일러’의 또 다른 변화는 핸디형 스팀 다리미를 안에 탑재한 것이다. 핸디형 스팀 다리미는 각 가정마다 한 개 이상 갖고 있을 법한 제품이다. 하지만 몇 번 사용하다가 잘 안 쓰게 돼 그냥 방치하거나 중고로 팔았다는 후기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신 책임은 이런 고객의 페인 포인트에 주목했다. 그는 “고객 조사를 해보니 1인당 평균 1.5개의 핸디형 스팀 다리미를 가지고 있었다. 샀다가 팔고 다시 다른 제품을 사는 ‘유목민’이 많았다”며 “스팀 다리미의 선을 꼽고 물을 채운 뒤 예열해서 썼다가 다시 선을 빼서 안에 넣어 보관하는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 책임은 “스타일러 자체로는 구김 제거가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해서 스타일러 안에 고압 스팀 다리미를 넣었다”며 “성능을 실제로 경험하면 스팀 다리미 유목민들도 저희 제품에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객의 반응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확인하고 있는 박소영 책임은 스타일러에 대한 높은 관심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첫 스타일러가 나온 지 13년이 된 만큼 올해 교체 수요도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책임은 시대가 변하면서 스타일러에 대한 고객의 인식도 바뀌고 있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박 책임은 “이제 ‘남편 정장, 스타일러에 돌리세요’ 같은 메시지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요즘엔 교복도 후드티·트레이닝복 타입으로 다양해지면서 자녀도 스타일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고객은 한 장에 20만~30만원 하는 면 티셔츠도 스타일러로 관리한다”고 전했다.

신 책임도 “처음에 스타일러를 출시했을 때는 주로 비싼 정장을 입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지만 미세먼지가 심각해지자 의류 먼지제거로 관심을 받았고, 코로나19 시기에는 살균으로 주목받는 등 고객의 인식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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