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핫한’ 배우 티모테 샬라메…그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연기력·외모·지성·미국과 유럽의 교차 분위기
스타덤 오른 뒤에도 ‘작은 역할’ 마다않아
젠더리스 패션·마른 몸…새로운 남성성 구현
전 세계 영화 팬들을 대상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20대 남자 배우’를 조사한다고 가정해보자. ‘제일 좋아하는 배우’를 꼽으라면 각양각색의 답변을 할 테지만, 최고를 묻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들의 입에서 나올 이름은 예외 없이 티모테 샬라메(29)이기 때문이다.
2월의 한국 극장가만 봐도 그렇다. 이달의 최고 기대작은 지난달 31일 개봉한 <웡카>와 오는 28일 공개되는 <듄: 파트 2>. 모두 샬라메가 주인공이다. <웡카>는 개봉 당일부터 지난 설 연휴 기간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관객 181만명을 동원했다. 샬라메는 <듄: 파트 2> 개봉을 맞아 21~22일 내한한다.
샬라메는 지금 가장 ‘핫한’ 배우다.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그는 1995년생으로 아직 20대다. 2008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지난 16년간 세계적 거장의 작품에 참여해왔다.
2014년 크리스토퍼 놀런의 <인터스텔라>부터 샬라메의 이름을 널리 알린 루카 과다니노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과 <본즈 앤 올>(2022), 우디 앨런의 <레이니 데이 인 뉴욕>(2019), 웨스 앤더슨의 <프렌치 디스패치>(2021), 드니 빌뇌브의 <듄> 시리즈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전설적인 아티스트 밥 딜런의 전기 영화 <어 컴플리트 언노운>(제임스 맨골드)의 주연 자리도 샬라메의 차지가 됐다. 대적할 또래 배우가 없다. 샬라메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샬라메의 특별함은 <레이디 버드>(2017)를 연출한 배우 겸 감독 그레타 거윅의 말로 요약할 수 있다. 거윅은 2017년 남성 잡지 GQ와 인터뷰하면서 “젊은 크리스천 베일과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섞고 어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뿌린 다음 뉴욕 맨해튼에서 프랑스어를 쓰며 자란 배경과 멘사 회원급의 아이큐, 힙합 사랑을 넣으면 티모테 샬라메가 된다”고 말했다. 뛰어난 연기력과 외모, 스타성, 지성, 미국과 유럽 문화가 교차하는 특유의 분위기 모두가 그의 매력이라는 것이다.
상영 중인 뮤지컬 영화 <웡카>를 보면 샬라메는 노래마저 잘한다. <웡카>의 촬영감독 정정훈은 최근 인터뷰에서 샬라메에 대해 “샬라메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얼굴을 어느 각도로 잡느냐에 따라 수천가지 표정이 나오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고 극찬했다. 이어 “기계적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배우”라며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그냥 잘생겨서 세계에서 제일 핫한 배우인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기자로서의 진지한 태도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샬라메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첫사랑에 아파하는 소년 ‘엘리오’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22세의 나이에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부문 후보로 오르며 크게 주목받았다. 그는 스타덤에 오른 후로도 좋은 작품이라면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2019)에서는 주인공 자매들의 이웃 ‘로리’를 연기했고, 웨스 앤더슨의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는 학생 운동을 주도하는 몽상가 ‘제피렐리’로 변신했다. 같은 해 공개된 애덤 매케이의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에서 맡은 역할은 주인공 ‘케이트’(제니퍼 로렌스)의 남자친구 ‘율’이다. 주인공을 빛내야 하는 이 작은 배역들을 샬라메는 특유의 존재감으로 소화했다.
샬라메가 또래 다른 남자 배우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중성성’이다. 그는 허약해 보이기까지 한 마른 몸에 젠더리스한 패션을 즐긴다. 근육질의 마초적 면모 없이도 그는 액션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을 소화한다. 2021년 12월 보그 프랑스는 ‘티모테 샬라메는 영화 속 남성성을 어떻게 재구성했나’라는 기사에서 “그는 성별의 경계를 허물고, 남성성이 육체적 힘과 지배, 피상적 매력과 연결되어 있다는 신화를 무너뜨린다”고 평가했다.
샬라메 스스로도 이 시대의 새로운 남성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2018년 패션 잡지 아이디(i-D)와 인터뷰하면서 그는 말했다.
“저는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적이기 위해 필요한 청바지 사이즈나 꾸밈, 눈썹을 올리는 방법, 마약 사용 같은 건 없어요. 정말 신나요. 용감하고 새로운 세계죠.”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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