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에 후각 상실…2m 앞 꽃도 못 찾는 나방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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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물은 야간에만 꽃이 피고 나방과 같은 야행성 수분 매개자에게 의존하여 번성한다.
8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밤에 훨씬 더 널리 퍼져 있는 대기 오염 물질(질산염 라디칼은 태양광에 의해 급속히 광분해된다)이 나방 같은 생물들이 꽃향기를 추적하는 능력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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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물은 야간에만 꽃이 피고 나방과 같은 야행성 수분 매개자에게 의존하여 번성한다. 8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밤에 훨씬 더 널리 퍼져 있는 대기 오염 물질(질산염 라디칼은 태양광에 의해 급속히 광분해된다)이 나방 같은 생물들이 꽃향기를 추적하는 능력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논문의 수석연구자이자 워싱턴대 생물학 교수인 제프 리펠은 “24만종의 식물 중 4분의 3이 수분 매개자 생물에 의존한다. (곤충 같은) 수분 매개자는 생태학에서 큰 역할을 하며 식물의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영향을 미치면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분 매개자는 인류의 식량 시스템과 식량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 곤충을 잘못 건드리면 결국 인류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인류의 활동으로 대기가 오염되어 수분 매개자들이 냄새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직접적이지 않은 감각적 공해는 놀랍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동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이동하는 새들을 건물 창문과 충돌하게 만드는 도시의 불빛이나 오징어의 귀를 먹게 하는 시끄러운 뱃소리 등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동물의 후각 환경을 바꾸는 방식도 동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자동차 배기가스나 화석 연료 사용의 부산물인 오존과 질산염 라디칼 오염이 수분 매개자가 숙주 식물을 감지하는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북반구에서 이러한 오염 물질은 곤충이 꽃을 찾을 수 있는 거리를 산업화 이전에는 5km 이상에서 현재는 400m 미만으로 75% 이상 감소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풍동 실험에서 가짜 꽃향기, 진짜 꽃향기, 질산염 라디칼과 오존이 섞인 앵초 향수를 도시 환경에서 예상할 수 있는 농도와 비슷한 농도로 노출하여 매나방이 다양한 향기원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 테스트했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에서는 하룻밤에 80km를 날 수 있으며 수 km 떨어진 곳의 꽃까지 찾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질산염 라디칼이 존재할 경우 흰줄스핑크스나방은 불과 2m 떨어진 앵초 꽃을 전혀 찾지 못했고, 담배뿔나방은 목적지에 도착할 확률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곤충이 꽃을 찾을 수 있는 거리가 얼마나 많이 줄어들었는지를 보는 표에서 1위는 홍콩으로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하면 4.9%밖에 되지 않았다. 도쿄, 자카르타, 쿠웨이트시티, 오사카가 뒤를 이었고 서울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12.4%로 16위에 올랐다. 연구에 제시된 표의 도시는 모두 97곳으로 킨샤샤는 89.8%로 97위, 아디스아바바는 82.5%로 96위를 기록했다. 이 도시들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곤충이 꽃(수분자)을 찾을 수 있는 거리가 얼마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도쿄, 상하이, 로스앤젤레스, 첸나이(인도), 마드리드 등은 수분자 인식 거리가 크게 감소하여 도시인구의 크기가 인식 거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카불, 산티아고, 밀라노 및 바르셀로나 등의 도시는 가장 짧은 인식 거리를 가지고 있고 시드니(60.2%) 같은 남태평양 지역, 루사카(73.9%) 같은 아프리카 지역은 인식 거리가 비교적 짧지만 산업화 이전과의 비교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연구는 꽃향기 산화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기후, 지리적 특성 등)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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