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들도 펴는 '이브자리'… 엄마 매장 딸이 물려받았죠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 2024. 2. 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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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세
대리점 10곳 중 3곳 20년 넘어
가업승계한 점포도 14% 달해
代 이은 2030세대 젊은 사장
SNS 적극 활용해 취향 저격
매장 내 체험공간 확장하고
MZ 감성 녹여 젊은층 붙잡아
김희경 이브자리 거제고현점 대표가 침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브자리

"일본과 미국의 경우처럼 우리나라도 몇 대(代)가 가업을 이어받는 명품 장수가게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브자리 원주관설점을 운영하는 김한준 씨(30)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대리점을 잘 운영하면 안정적으로 대를 이어 성장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2016년 어머니가 운영해오던 대리점을 가업으로 물려받았다. 대학생 시절부터 이브자리에 상주하며 '젊은 점장'으로 활약해왔다.

그는 "젊은 세대의 경쟁력인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네이버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며 "젊은 고객들을 최대한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어머니께서 열심히 일궈놓은 사업장에서 계속 영업을 하고 있어요. 그만큼 단골과 충성 고객들이 계속 방문해주고 계시죠. 여기에 젊은 저의 시선과 의욕을 더해 다양한 홍보 방식을 접목해보는 중입니다. 제 또래 젊은 층과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온라인에서만 침구를 찾던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오려고 하고 있어요."

김씨처럼 침구업체 이브자리 대리점을 가업으로 삼고 대물림하는 2·3세대 'MZ 사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브자리에 따르면 350개에 달하는 전국 이브자리 대리점 가운데 50곳이 2·3세가 대를 이어 운영하는 점포다. 전체 대리점 중 14%에 달하는데, 그 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갈수록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시간을 쏟기보다 일찌감치 부모가 운영해오던 대리점을 물려받는 2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 점주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O2O 비즈니스에 능해 사업을 효율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브자리 거제고현점을 운영하는 김희경 씨(32)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6년부터 매장을 물려받아 8년째 운영 중인 김씨는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적극 활용해 대리점을 운영해오고 있다.

김씨는 "매일같이 젊은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호텔식 예단 포장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며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타 지역에 예단 이불을 판매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브자리 거제고현점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어 수는 1000여 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김씨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가능한 '체험 컨설팅'이다. 고유한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매장 내 넓은 체험 공간을 만들고, 트렌디한 감성으로 매장을 새로이 단장했다.

O2O 시스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객이 이브자리 홈페이지에서 침구를 구입하면 구매자가 사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의 점주가 직접 제품을 갖다주는 시스템이다.

본사 교육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씨는 이브자리 수면 컨설팅 교육을 이수하고 시험을 통과한 슬립 코디네이터 3급 자격 수료자이기도 하다. 실제 이브자리는 대리점주를 대상으로 수면 컨설팅 전문 교육과 슬립 코디네이터 인증 자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우리 매장을 동네에 하나씩 있는 평범한 이불가게가 아닌 '언제든 가보고 싶은 수면전문매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브자리에는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트렌디한 감성의 침구도 많고 전문지식을 토대로 개개인에게 컨설팅할 수 있는 베개와 토퍼도 많아요. 이 부분을 고객에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계속 공부하고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이브자리 수원메탄점 점장인 박지혜 씨(29)는 어머니와 함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박씨의 전략은 어머니와 함께 20·30대 혼수 고객과 50·60대 예단 고객을 효율적으로 응대하는 것이다. 박씨는 "내 세대와 부모 세대의 취향을 각각 이해하고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주고 있다"며 "앞으로 나만의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이브자리에 따르면 전체 대리점 가운데 10년 이상 대리점이 19%, 15년 이상이 13%, 20년 이상이 32% 비중을 차지한다. 매장 폐업률은 10% 미만이다.

이브자리는 대리점 가업 승계를 장려하기 위해 대리점 경영주 자녀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제품 및 서비스 이해 △점포 운영 노하우 △학습 △실무 역량 향상 위한 전문 교육으로 구성된다. 전문 지식은 물론 이브자리 우수 매장에서 근무를 하면서 실무적인 능력 배양도 돕는다. 이뿐만이 아니라 연말마다 매출 상승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2세 경영 우수대리점'도 선정한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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