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늘리고 자사주 소각…재계, 주주가치 높인다 [한양경제]

권태욱 기자 2024. 2. 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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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앞두고 기업들 주주환원 확대
현대기아차, 하나투어, SK이노베이션, DL이앤씨 등 적극 나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범 상장사들 결자해지해야"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서울 시내 빌딩들. 연합뉴스

국내 상장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이달 말에 발표 예정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결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차와 기아는 실적 호조를 반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주당 8천400원으로 결정했다. 주당 배당금 8천400원은 역대 최대 금액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배당은 2·3분기 배당 합계 3천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63% 증가한 주당 1만1천400원이다.

기아도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2천100원 오른 5천600원으로 책정했으며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한다.

결산배당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시가배당률은 각각 4.6%, 6.4%다.

하나투어는 코로나 팬데믹 3년간 배당이 없었으나, 이번에 특별배당 차원에서 순이익 607억원보다 많은 774억원을 배당금 총액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12월 중기 배당정책을 공시하면서 먼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연결기준 순이익의 30~40%를 배당하겠다고 했다.

배당 기준일은 4월2일, 최근 시가 기준 배당율은 7.79%에 달한다. 특히 2023 회기에는 특별배당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업황 악화로 지난 3년간(2020~2022) 주주환원이 부재했음을 감안해 이에 따른 배당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2023년 결산 배당은 예외적으로 중기배당정책을 초과하는 수준의 특별 배당금으로만 지급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역대 최대인 주당 160원, 약 40억원의 총배당금을 의결했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의 30원 대비 약 5.3배 수준이다.

회사 측은 호실적을 고려해 주주 친화적인 환원 정책을 결정했다. 지난해 매출은 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흑자 전환했다.

SK가스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의 6천500원보다 1천500원 늘려 8천원으로 결정했다. 중간배당 2천원과 기말배당 6천원을 포함한 금액으로, 시가배당률은 5.3%다.

그런가하면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소각도 활발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회계연도에 대한 현금·현물 배당 대신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소각되는 자사주는 491만9천974주로, 장부가 기준 7천936억원 규모다. 이는 기존에 발표한 배당 성향 30%를 웃도는 주주 환원 정책으로, 지난해 실적 기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319%다.

HD현대건설기계도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303억원 규모의 자사주 59만2000주를 취득한 뒤 소각하는 방안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보다 강력한 주주 환원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통상 자사주를 소각하면 1주당 가치가 높아져 주가가 상승하는 편이다.

DL이앤씨 역시 보유 중인 보통주 자사주 293만9천77주를 소각하기로 이달 초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이는 발행된 전체 보통주의 7.6%에 해당한다.

자회사 DL건설과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위해 발행할 신주의 수량을 사전에 소각해 주주 이익을 보호하려는 선제적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연결 기준 순이익의 25%를 주주 환원에 활용하는 신규 주주 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지주사 설립 과정에서 13곳 상장사 재무 담당 임원들로 ‘그룹 가치 제고위원회’를 신설하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난해 12월 발행주식 총수의 4%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했고, 계열사 한섬이 이달 말 총 발행 주식의 5% 수준을 소각한다.

상장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이유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책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정책을 제대로 이행하면 주가가 최소 50%에서 최대 120%까지 상승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리아디스카운트 주범은 상장사들이고,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가치 개선 기조까지 더해지며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매입 소식은 시장의 큰 반응을 끌어냈다”며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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