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시민덕희' 라미란 "용기 있는 이웃 실화, 가장 큰 차별점"

김선우 기자 2024. 2. 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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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이 오매불망 기다렸다던 '시민덕희'로 돌아왔다.

영화 '시민덕희(박영주 감독)'는 직접 보이스피싱 총책을 검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민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극 중 용감한 시민 덕희는 라미란이 열연을 펼쳤다.

라미란은 "나였다면 덕희처럼 못했을 거 같다. 실화 이야기고 용감한 이웃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게 우리 영화와 다른 작품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믿고 보는 배우'인만큼 이번 작품 역시 라미란 표 코미디를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시민덕희'는 정극의 요소가 더 큰 작품이다. 라미란 역시 "'정직한 후보' 정도를 빼면 대놓고 코미디는 거의 없었다. 진지하게 연기했을 뿐인데 내게 코미디를 많이 기대해주시는 거 같다. 다양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인터뷰로 만난 라미란은 유쾌함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진지함이 느껴졌다. 그는 "연기 변신은 모든 배우들이 원한다. 나 역시 그런 욕망은 항상 있는 거 같다"면서도 "나오면 반가운 배우가 되고 싶다. 오래 살아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기다림 끝에 '시민덕희' 세상밖에 나온 소감은.
"솔직히 '언제 개봉 하나' 싶었다. 여러 상황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거 같기도 하고, '영화가 잘 안나왔나? 그래서 개봉을 자꾸 미루나' 이런 생각들도 했다. 다들 그랬겠지만 (좋은) 시기를 보고 하다 보니까 계속 조금씩 미뤄졌다. (찍어둔 작품 중에) 제일 오래 기다린 작품이다. 대부분 촬영하고 바로 개봉했었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기다린 건 처음이었다. 오히려 다행이지 않나 싶다. 그 사이 극장을 찾는 관객도 많고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제재도 많이 줄었으니까 더 다행이라고 본다."

-실화에 대해 알고 있었나.
"작품을 받고 나서 실화에 대해 들었는데 놀랐다. 시나리오처럼 중국까지 가서 잡은 건 아니라 하더라. 제보를 받고 경찰에 협조해서 한 건 맞다고 해서 한숨 쓸어내렸다. 실제 주인공 분이 시사회 때 오셨다. 강단 있는 분이었다. 지금도 그 때 이야기 하면 너무 억울하다 했다. 다행히 영화를 재밌게 보고 가셨다고 들었다. 영화니까 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지만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같은 경우엔 원작이 있는 작품이면 원작을 안본다. 연기하면서 잠식되더라. 동 떨어진 작품이라 생각하고 연기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땐 따로 만나서 이야기를 듣거나 하진 않았다."


-코미디보다는 정극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코미디에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봐주는 분들이 여전히 코미디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 좀 더 분발하겠다. '정직한 후보' 빼놓고는 코미디라 생각하고 한 거 거의 없다. 일부러 재밌게 하려 한 적도 없다. 진지하게 했다."

-박영주 감독이 시나리오 쓸 때부터 라미란을 떠올렸다는데.
"이 이야기 자체가 내가 하고 싶더라. 평범한 이웃이지만 대단한 일을 하지 않나. 이런 사건을 마주하고 연관돼 해낸다는 게 존경스러웠다. 실화라고 해서 더 와닿았던 것도 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하면 이상할 거 같았다. 나와 어울릴 거 같았다. 상상해봤다. 다른 배우들 대입했는데 내가 제일 나은 거 같다(웃음). 내가 덕희로 불리고 싶었다."

-실제 본인이라면 어떻게 했을 거 같나.
"신고 정도는 했을 거다. 하지만 중간에 포기했을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끝까지 갈 수 있었을까 싶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직·간접 피해를 본적은 없나.
"피해본 적은 없는데 문자들은 많이 오더라. 전화번호부에 없는 번호는 받지 않는다. 주변에 당한 분들이 꽤 많다. 전재산 날린 분도 있고, 덕희처럼 빚내서 당한 분도 있다. 많이 알아야 할 거 같다. 보이스피싱범들이 얼마나 진화했는지. 이렇게도 당하고 저렇게도 당하는구나 같은 걸 많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이무생과 호흡은. 액션 합도 중요한 역할이었다.
"맞는 장면이 많아서 마지막에 힘들긴 했지만 이무생 배우가 워낙 베테랑이다. 알고 보니 과거에 '스파이'라는 작품을 같이 했었더라."

-이무생 외에도 염혜란·안은진 등 그 사이 대세가 된 배우들이 많다.
"다들 훨씬 잘됐다. (공)명이도 군대 갔다가 왔고, 그 사이에 다들 방귀 좀 끼고 있으니까 너무 좋다. 백그라운드가 튼실해진 기분이다. 염혜란 배우와는 '걸캅스'에서 처음 만났고 이번이 두번째 만남이고 또래 배우다. 그때도 '쉬지 말고 하라'고 했었다. 그러다 뭐가 걸릴지 모른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너무 잘하고 좋은 작품들을 하니까 좋았다. 이미 '시민덕희'를 찍을 때도 혜란이는 '동백꽃 필 무렵'에 활약하며 폼이 올라왔던 상태였다. 조금 있으면 나를 추월할 거 같다. 금방이라고 본다. 안은진도 '슬기로운 의사생활' 추민하 선생으로 뜬 상황이었고, 영화는 처음이라 엄살 피우고 그랬다. 사랑스러운 아이다."

-장윤주도 예능에 이어 연기도 함께하게 됐다.
"예능을 1년 가까이 함께했다. 그 때 배우로 전향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배우로서 부러운 지점들이 있다. 퓨어하다. 아직은 때 묻지 않고 날것의 연기가 나오는 게 부럽다. 이 작품 찍을 때도 '1승'을 찍고 있었고 '세자매'도 찍었고, 지금도 연기하고 있을 거다.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 모델 장윤주가 아니라 배우 장윤주로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고 메리트가 있겠다고 생각한다."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 '보이스'도 있었다. '시민덕희'의 차별점은.
"심지어 '보이스'와 거의 같이 개봉할 뻔 했다. 물론 '보이스'도 잘 봤다. 시작점 자체가 다른 거 같다. 거기선 형사가 가는 거고, 통쾌한 액션이나 남자들이 표현해낼 수 있는 거침이 담겨있다. 보이스피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기도 한다. '시민덕희'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재민이라는 인물도 사기 피해자고, 덕희라는 인물이 그런 거에 전혀 능력이 없다. 평범한 이웃이라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자, 실화라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용기있는 이웃에 대한 이야기다. 보이스피싱에 대해 설명하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기 변신에 대한 니즈는.
"모든 배우들도 원한다. 여러가지 모습 하고 싶지만, 만드는 쪽이나 시청자 쪽이나 관객들이나 원하는 모습이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그때 그때 원하는 것만 찾아서 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항상 그런 욕망은 있다. 나 역시 코미디가 아닌 작품들도 많이 했지만, 그것보다는 아직은 내가 코미디 하는 걸 더 좋아해주시는 거 같다. 그걸 깨고 싶다. 나름 많이 변화를 주고 있다. 예능도 그 중에 하나다."

-코미디 이미지가 있다 보니 예능을 자제할 거 같지만, 오히려 꾸준히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더 해야한다. 나름대로 많이 섞는 거다. '텐트 밖은 유럽'도 '나쁜 엄마'할 때부터 제안이 왔는데 다른 결인데 같이 하는 게 힘들거 같아 거절했었다. 이번에 다시 이야기가 와서 하게 된 거다. 내 나름대로는 배치를 엄청 한다."

-여우주연상도 받고 성공한 커리어를 쌓아감에도 잊혀지는 두려움이 있나.
"금방이다. 누가 기억하겠나. 상을 받은지가 또 오래고, 상도 상이지만 이 사람이 있다는 것의 존재감 자체를 잃고 싶지 않다. 몇년에 한번씩 좋은 작품 하시는 분도 있는데 다음 작품이 없으면 불안하다. (스스로 잘 올라왔다는 기특한 마음은 없나.) 기특하다기보다 정말 운이 좋았다. 큰 행운이 왔고 그 행운을 잘 잡았구나 싶다.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됐다. 이 행복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그 상황을 즐기려고 한다. 많이 사랑받고 행복해하고 좋아하고, 그 사랑이 떠나간다 해도 그렇게 마음아파하지 않을 수 있는 멘탈을 가지고 싶다."

-롤모델은 누구인가.
"김해숙 선배님이나 나문희 선생님이다. 지금 활동하는 모든 선배님들이 너무나 잘 하고 계셔서, 나도 저기 뒤에 줄 서 있으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지난 인터뷰에서 '또 만나고 싶은 배우가 되고싶다'고 했다. 유효한가.
"물론 또 만나고 싶다. 나오면 반가운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어디에 나와도 '쟤 왜 또 나왔어'라는 반응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오래 살아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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